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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연승→3연패' LG의 사인 훔치기, 아직 끝나지 않은 후폭풍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2018-04-20 09:52 송고
류중일 LG 트윈스 감독. /뉴스1 DB© News1 구윤성 기자
류중일 LG 트윈스 감독. /뉴스1 DB© News1 구윤성 기자

LG 트윈스가 '사인 훔치기'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논란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이 더 큰 문제다.
LG는 지난 1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경기 중 덕아웃과 이어진 복도에 상대 배터리의 사인이 적힌 A4 용지를 붙여놓고 경기를 치렀다. 해당 종이가 사진으로 찍혀 보도되면서 엄청난 논란이 일었다.

19일 LG는 신문범 대표이사 명의로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과문에는 "어떠한 이유를 막론하고 본 건은 야구팬 여러분의 기대와 신뢰를 저버릴 수 있는 불미스러운 일이었음을 통감하다"며 잘못을 반성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사과는 했지만 후폭풍은 끝나지 않았다. 당장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상벌위원회를 개최한다. 37년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 상벌위원회도 어떤 처분을 내릴지 고심하는 눈치다.

벌은 달게 받으면 된다. 문제는 그 후다. 앞으로도 LG에게는 계속해서 '사인 훔치기'라는 꼬리표가 남을 가능성이 높다. 이기면 '사인을 훔쳐서 이겼다', 지면 '사인을 훔치고도 졌다'는 식으로 팬들의 비아냥이 따라붙을 것이 불보듯 뻔하다.
이미 LG는 KIA와 3연전을 모두 내주며 조소의 대상이 되고 있다. KIA를 만나기 전 5연승을 달리던 기세는 온데간데없다. 연패에 빠진데다 외부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선수들이 위축되는 것도 걱정이다.

사실 상대 팀의 사인을 분석하는 것은 LG 외 다른 구단에서도 전력분석이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일이다. 그러나 LG는 그 방법이 잘못됐다. 경기 전 선수들이 숙지하고 있어야 할 내용을 경기 중에 수시로 확인할 수 있도록 덕아웃 근처에 게시한 것이 문제다.

LG로선 선수들이 기본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반성해야 한다. 이번 사건은 전력분석 데이터를 외우지 못하거나 외우려고 하지 않는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LG는 "전력분석팀에서 주자의 도루 시 도움이 되기 위해 관련 내용이 있었던 것"이라고 '커닝 페이퍼'의 성격을 설명했다. 그러나 주자들의 도루가 아닌 타자들의 타격을 위한 사인 훔치기였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이들도 많다. 타자에게 상대 투수의 구종이 전달되는 것은 리그 규정에도 어긋나는 비겁한 행위다.

도루도 타격도 LG는 다 부족하다. 이번 사건의 출발점은 거기에 있다. 19일 현재 LG의 팀 도루는 9위(8개), 팀 득점권 타율은 7위(0.260)다. 계속될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선수들이 매 경기 조금 씩 나아지려는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 LG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doctor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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