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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관없다던 靑, '드루킹 인사청탁 사실' 마지못해 공개

청와대 관계자 "민정에서 알고 있었지만 제가 모르고 있었다"

(서울=뉴스1) 홍기삼 기자 | 2018-04-16 20:23 송고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으로 '민주당원 댓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 기자회견을 위해 들어와 회견문을 살펴보고 있다. 2018.4.16/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으로 '민주당원 댓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 기자회견을 위해 들어와 회견문을 살펴보고 있다. 2018.4.16/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캠프 때 일은 당에서 조사해야 한다. 자꾸 오버랩 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경계선을 정확하게 지켰으면 좋겠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민주당원 댓글 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해 16일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앞서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김 의원 사태를 청와대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라는 물음에 "저도 텔레비전으로 보고 있다"고 했고 '청와대 관계자와도 소통이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다'고 하자 "저도 (그런) 보도만 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드루킹이라는 인물의 인사청탁에 대해 청와대가 사전에 인지한 건 전혀 없는건가'라는 물음에도 "그렇다. 모르겠다"고 했다.

이 발언들로만 봤을 때 청와대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사실상 김경수 의원관련 사건과 완전히 선을 긋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달랐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사무실을 찾은 드루킹으로부터 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대형 로펌에 재직하고 있는 일본 유명 대학 출신의 한 인사를 추천받아 청와대 인사수석실에 해당 인사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원은 청와대로부터 '오사카 총영사는 일반 영사와는 달라 정무적 경험, 외교 경험이 있는 분이 와야 하기에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고 이를 드루킹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의 연관성이 김 의원의 기자회견으로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청와대는 이날 드루킹의 피추천인이 청와대로 와 백원우 민정비서관을 만난 사실도 뒤늦게 공개했다 .

이날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지난 2월 드루킹이 국회 의원회관을 찾아와 김 의원에게 '오사카 총영사를 반드시 보내달라'는 등 무리한 요구를 함에 따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이같은 사실을 전달했다고 한 데 대해서도 "(김 의원이) 백원우 민정비서관에게 이런 내용으로 연락해왔다"고 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백 비서관이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받은 인물(변호사)과 전화로 연락, '청와대 연풍문 2층으로 와달라'고 해 1시간 가량 만났고 인사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 뒤 특별한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사실상 드루킹이 두 차례에 걸쳐 김 의원을 통해 청와대에 인사청탁을 한 것으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결국 김 의원의 댓글 조작 연루 의혹과 선을 긋던 청와대의 입장이 김 의원의 기자회견으로 180도 달라진 것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궁색한 변명을 내놨다. 이 관계자는 이날 밤 뒤늦게 춘추관 1층에서 기자들을 다시 찾아 "민정은 이 상황을 알고 있었고, 단지 이걸 저한테 얘기 안해준 것"이라며 "제가 모르고 있었던 겁니다"라고 말했다.


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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