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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성 지지 2년 만에 반정부 댓글조작…'드루킹' 사건 재구성

김경수 의원 찾아와 문재인 지지 활동…"대선 후 인사 요구 거부되자 태도 변해"
경찰 "과거 추가 댓글 조작 확인 안돼"…드루킹 "선플 활동만 했다"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2018-04-16 20:16 송고 | 2018-04-16 21:47 최종수정
인터넷 포털에서 문재인정부 비방 댓글을 쓰고 추천 수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된 더불어민주당 당원 3명이 근무했던 경기도 파주의 한 출판사무실 문이 굳게 닫혀 있다.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은 대선을 앞두고 유력 정치인(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접근해 온라인을 중심으로 지지 운동을 펼쳐 온 활동가(필명 드루킹)가 벌인 1회성 '일탈 행위'일 가능성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드루킹(김모씨·48)이 김경수 의원과 접촉을 유지해 온 1년여 기간 활동하는 과정에서 이번 1월17일의 댓글 조작 건 외에 또 다른 불법 댓글 조작 행위를 벌였다는 흔적이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다. 

김 의원은 드루킹을 '대선 경선 즈음부터 문재인 후보를 자발적으로 돕겠다고 나선 지지자 중 하나'로 설명하고 있다. 

16일 현재까지 확인된 경찰 수사 결과와 김 의원의 해명 등을 종합하면 김 의원은 드루킹과 2016년 중반 알게 된 것으로 파악된다.

김 의원은 이날 다시 기자회견을 열고 드루킹이 2016년 중반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을 찾아 '문재인 대표를 다음 대선에서 지지하겠다'며 강연을 요청했고, 자신이 강연 대신 파주의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을 방문하면서 인연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2016년 11월부터 암호화 메신저 프로그램인 텔레그램을 통해 일반 대화방으로 드루킹과 김 의원이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이 일반 대화방은 올해 1월까지 지속되는데 여기서 오간 메시지는 모두 32개로 파악됐다. 기간에 비하면 그렇게 많지는 않은 양으로, 김 의원은 이 메시지들을 모두 확인했다. 드루킹은 이 대화방을 통해 자신들의 활동 내용을 전해오고, 김 의원은 "감사의 인사라든지 이런 것을 보낸 적은 있다"고 한다.

지난해 대선 이후 드루킹은 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특정 인사를 김 의원에게 추천했고, 김 의원은 이 인사를 청와대 인사수석실에 추천했지만 '어렵다'는 답을 들어 드루킹에게 전달했다. 

김 의원은 "그때부터는 마치 이 요구를 안들어주면 자기들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반협박성으로 불만을 표시했다"며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리면 (어떻게 하는지) 보여줄 수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해서 황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만 김 의원은 "청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대선 이후 인사 추천 등 이런저런 민원이 있고 요구사항이 있는데 의원들이면 누구나 겪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던 드루킹은 올해 1월17일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관련 기사에 정부를 비판하는 댓글의 공감수를 비정상적으로 끌어올려 조작하는 일을 저지른다. 

현재까지 드러난 드루킹의 범죄 혐의는 문제가 된 1월 17일 포털 기사 댓글 추천수 조작 사건뿐이다. 이 사건에 김 의원이 직접 연루됐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댓글의 성격이 문재인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사건이 확대될 수 있는지의 관건은 이들이 1월17일 댓글 조작 이전에 문재인 당시 후보나 이후 문재인 정부 편에서 '불법적인' 댓글 조작 활동을 벌인 사실이 있느냐다. 이런 과거의 불법 행위가 확인된 다음에야 그 과정에서 정치권이 얼마나 연결돼 있는지 따질 수 있다. 

김 의원은 "일반 국민들이 온라인 상에서 정치적 의사를 표시하거나 지지활동을 하는 등 정치적 참여 활동에 대해 불법 행위와 동일시하고 있다"고 일부 언론 보도를 겨냥했다. 

드루킹이 대선을 전후해 했던 활동은 열성 지지자로서의 정상적인 활동이었다는 의미다. 

드루킹도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것은 이번 한 번뿐이며 지난 대선 과정에서는 진보 진영에 입장에 서서 정상적인 온라인 홍보 선전 활동을 벌이는 이른바 '선플' 작업을 했다고 경찰에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경찰 수사에서도 아직까지 드루킹의 추가적인 과거 불법 댓글 조작 활동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불법 댓글 조작에 활용한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번 범행 직전인 지난 1월 15일에야 구매한 사실을 확인했다. 

따라서 현재까지 수사 상황만으로는 김 의원의 해명과 특별히 배치되는 부분을 찾기는 어렵다. 오히려 무리한 인사 추천 요구가 있었다는 김 의원의 설명처럼 경찰 역시 드루킹이 김 의원 및 보좌관에 협박성 메시지를 보냈다고 확인했다. 

결국 아직까지는 드루킹의 범행과 김 의원을 직접 연결할 설득력 있는 증거 혹은 정황이 나온 것은 없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당원 댓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4.16/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또한 드루킹은 인터넷 댓글 조작을 벌인 이후인 지난 3월 초부터 김 의원에게 3190개에 달하는 온라인 기사 URL(특정기사 제목과 인터넷 주소)을 보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따르면 드루킹은 별도의 비밀 대화방을 통해 지난 3월3일부터 20일까지 총 115개의 메시지를 통해 이 같은 대량의 기사 URL들을 김 의원에게 보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해당 기사는 당시 3월에 작성된 최근 기사"라며 "그러나 김 의원은 이 메시지를 단 한 건도 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량 메시지 발송이 어떤 목적으로 이뤄졌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1월 17일의 정부 비판 댓글 조작을 '앙갚음' 성격으로 볼 수 있다면 그 이후에 벌어진 이런 행동 역시 비슷한 선상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을 상정해볼 수는 있다. 

물론 이 같은 상황들을 종합하더라도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은 과거 드루킹의 불법 댓글 조작 행위가 추가로 드러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경찰은 여전히 압수물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1월17일의 '범행'과는 달리 과거 대선을 전후해서는 적법한 선플 작업만 해왔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지만 이번처럼 명백한 범죄는 아니더라도 적법과 불법의 경계를 넘나드는 활동을 벌였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 경우 김 의원이 어느 수준에서 이들의 활동을 알고 있었는지는 따져볼 문제가 된다. 

드루킹이 오사카총영사나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 등 비중 있거나 핵심인 자리를 요구한 점으로 미뤄 이들의 '공적'이 적어도 본인들로서는 상당했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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