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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창출·민간경제외교, 전경련 고유역할 필요"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인터뷰 "일자리 만드는 건 대기업"
최저임금·근로시간 단축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야"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2018-04-16 06:05 송고 | 2018-04-16 07:28 최종수정
1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 중인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전경련 제공)© News1

1961년 설립된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국내 경제 5단체의 맏형이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을 포함한 주요 대기업을 회원사로 두고 반세기 넘게 재계 대표선수 역할을 했다. 전세계 31개국에 32개 채널을 기반으로 FTA(자유무역협정) 등 한국 정부의 통상 무역을 간접 지원하는 민간 경제외교의 대리인 역할도 했다. 대기업의 대변자로, 자유무역의 선봉자로서 성과도 적잖았다.   

그랬던 전경련이 지금은 벼랑끝에서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몰려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시발점인 미르·K스포츠재단에 연루된 이후의 변화다. 4대 그룹은 물론 주요 회원사들의 잇단 탈퇴로 존재감이 희미하다. 새 정부 들어선 '패싱(passing·배제)'이란 신조어도 만들어졌다. 경제5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대통령 해외순방뿐 아니라 평창올림픽 개막식에도 초대받지 못 했다.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만난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상근부회장 겸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그럼에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대기업을 대변하는 단체로서 전경련 고유의 역할이 있다"며 인터뷰 내내 전경련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경제 고위 관료(재정경제부 2차관)를 지낸 경제 전문가답게 규제개혁은 물론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등 재계와 노동계 현안에 대해서도 '쓴소리'와 '조언'을 잊지 않았다. 

다음은 권 상근부회장과의 일문일답

- 전경련의 위상이 낮아졌다. 존폐 논란이 여전한데

▶ 국가 경제가 발전하고 국민 생활을 개선하려면 전경련 고유의 역할이 필요하다. 전경련이 제 기능을 못 하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대기업을 대변하지 못 한다. 노동계에는 민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한국노총(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의견을 조정해 대변한다. 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도 각자 역할이 있다. 그래서 세계 주요국에도 전경련 같은 단체가 있는 거다. 미국 상공회의소(US Chamber of Commerce),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 독일산업연맹(BDI), 영국산업연맹(CBI)은 전경련보다 규모도 크다.  

- 민간 경제외교 단절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 정부의 공식 외교채널 외에 민간외교도 큰 역할을 한다. 경제단체들은 외교관계가 없는 대만, 쿠바와도 경제회의를 할 정도로 네트워크가 많다. 민간 경제외교 분야에서도 오랜 경험과 노하우, 네트워크가 있는 전경련의 역할이 필요하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나 올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과정에서도 전경련과 회원사의 기여가 컸다. 

- 전경련 쇄신 요구가 많다. 성과가 있었나

▶ 새 정부의 모토는 '일자리 정부'다. 전경련의 올해 핵심 사업도 △일자리 창출 △4차 산업혁명 선도 △저출산 대응 △신시장 개척 △통일경제 기반 조성 등이다. 일본 경단련과 청년 취업을 위한 세미나, TF(태스크포스)를 운영한다. 일자리를 만들고 양극화를 해소해서 더불어 잘 사는 경제를 만들어 가는 데 대기업과 전경련의 역할이 있다. 결국 그런 방향으로 가려 한다. 

- '전경련 패싱' 논란이 여전하다

▶역대 모든 정부가 그랬듯이 전경련은 대기업의 도움을 받아 정부 정책을 돕는 일을 많이 한다. 미르·K재단 수사·재판 과정에서 전경련은 법적 잘못이 없고 피해자라는 게 밝혀졌다. 하지만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인) 과정이어서 당분간은 (지금 분위기가) 조금 더 이어질 것 같다. 

- '규제개혁'은 어떤 방향이어야 하나

▶기업 투자와 외국기업 유치 등의 가장 큰 장애가 바로 규제다. 규제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 안전·환경 분야에선 규제를 해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규제에 드는 비용과 규제를 없앴을 때 효과를 비교하는 '규제비용분석'이 좋다고 한다. 경제가 잘 되고 성장률이 높은 나라는 정부 차원에서 규제를 줄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과 엠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프랑스가 그렇다. 결국 일자리를 만드는 건 기업이다. 한국 기업이 투자를 안하고 외국기업이 안오는 이유는 노동시장 생산성이 떨어지고 정부 간섭이 많아서다. 지금같은 '포지티브 규제시스템'에선 새로운 아이디어나 신산업이 나올 수 없다. 중국도 드론 항공법 규제를 없앴다. 

- 최저임금 인상과 산입 범위 조정에 대한 입장은

▶한국의 경제 규모나 발전단계에 대한 고려없이 이상적으로 추진하면 생각하지 못 한 반작용이 나온다. 근로자나 실업자를 더 불편하게 하고 불이익을 주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미국이나 영국 등은 최저임금을 산입할 때 숙박비, 식비, 보너스 등을 다 합한다. 우리는 이런 비용을 산입하지 않아 실제 최저임금이 더 높다.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국제 기준에 맞게 하고 적용시기도 단계적으로 해야 한다. 비용만 오르면 기업이 도산하거나 사람을 줄이거나 해외로 가버린다. 결국 근로자들이 더 손해를 본다. 지난 10년간 외국기업이 우리나라에 투자한 돈은 1000억 달러인데 한국 기업의 해외 투자는 3100억 달러다. 20조원 이상 돈이 해외로 나갔다. 일자리 100만개 이상이 나간거다.

-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근로시간 단축은 어떤가

▶해외에선 1~2년 주기로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한다. 얼마전 미국 시애틀의 아마존 물류센터를 다녀왔는데 평소 3000명을 고용하는데 추수 감사절과 크리스마스엔 6000명을 고용한다고 한다. 급할 때는 파견 근로 등으로 사람을 더 쓰는 거다. 노동시장 유연성이 있어서 가능한 건데 한국은 그렇지 않다. 기업들이 탄력적으로 근로시간 단축제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 프로필 △1949년 경북 영천 출생 △경복고-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행정고시(19회) △재정경제원(현 기획재정부) 증권제도담당관 △재정경제부 차관 △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한민국 대표부 대사 △국무총리실 실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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