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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차 패권전쟁 승패, 충전소 인프라에 달렸다"

[수소전기차 시대 개막⑥] "'수소차=미세먼지 감소' 자긍심 갖게 해줘야"
'수소' 관리 컨트롤타워 부재…'적자' 견딜 대기업 참여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2018-03-22 06:22 송고 | 2018-03-22 09:07 최종수정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수소전기차 판매가 시작됐는데 충전소는 없다.' 웃지 못할 상황이지만 현재 우리나라 수소전기차 시장의 민낯이다. 일본과 독일, 중국 등 경쟁국가는 수소충전소 확대를 정책적으로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충전소를 비롯한 인프라 부족으로, 세계 수소전기차 시장 경쟁에서 도태될 우려마저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인프라 구축이 수소전기차 시장의 패권을 가져올 수 있는 요소라고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 마련과 충전소 구축 및 안정적인 수소유통망 확보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여기에 수소전기차 운전자에게 미세먼지와 지구온난화 해소에 기여하는 차량이라는 자긍심을 심어준다면 수소전기차 대중화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 턱없이 부족한 충전소…수소전기차 경쟁 도태될라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자동차부품연구원, 한국자동차공학회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2년까지 고속도로에 60개를 포함해 총 180개의 수소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나라 수소충전소는 연구용(6개)을 포함, 전국에 15개다. 올해 설치가 예정된 12곳을 포함하더라도 30개를 넘지 못한다.  
앞다퉈 수소충전소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일본과 독일, 중국 등에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수소차 시장 개척에 앞서 있는 일본은 '수소사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0년 도쿄올림픽기간 수소전기차를 적극 활용하고, 2025년까지 수소전기차 200만대, 수소충전소 1000개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2030년까지 수소충전소 1000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독일 역시 2023년까지 충전소를 4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한국은 뒤늦게 출발했지만 뛰어난 기술력을 확보한 만큼 이제는 시장 확대에 나서야 하며, 이를 위해선 인프라가 선행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인프라 구축을 위한 선결 조건으로 수소에너지를 관리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수소를 에너지원으로써 관리하는 주체가 없다. 수소생산 및 유통과 관련한 통계조차 업체가 불러주는 수치에 의존하고 있다. 수소차의 안정적인 보급이 이뤄지려면 청정에너지원인 수소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주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수소충전소 설치 및 운영 여부를 놓고도 정리가 필요하다. 현재 충전소 사업과 관련, 대기업 참여를 배제하고 다른 사업자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하지만 수소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미비한 상황에서 당장은 적자가 불 보듯 뻔하다. 이에 따라 대기업에도 문을 열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초기 적자를 감내하면서 인프라 구축에 앞장설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국토교통부가 2025년까지 수소충전소 200개를 구축하려던 사업은 대기업 특혜 시비 가능성 등으로 결국 무산된 바 있다. 

수소 유통망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현재는 5~6곳의 민간업체가 수소유통을 담당하고 있는데 수요와 공급법칙에 따라 업체별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여기에 수소전기차 구매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수소전기차를 이용함으로써 도심 속 공기정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자긍심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수소전기차는 공기정화 기능이 있기 때문에 필터 교체를 1년에 1~2번 해야 하는데 이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보조해준다면 수소전기차를 타는 것은 유익한 행위라는 인식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외에도 △정부·기업 연구 예산투입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간 연계 확대 △관련 법령 정비 △전문인력 양성 및 산학연 협동증진 등의 지원정책이 필요하는 의견이다.

◇ 수소차 모토라이제이션 앞선 나라가 수소차 패권 잡는다

한국은 자동차를 만드는 몇 안되는 나라다. 글로벌 시장 후발 주자였지만, 지금은 손꼽히는 자동차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은 탄탄한 내수 기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88올림픽 전후로 찾아온 자동차 대중화(모토라이제이션)에 힘입어, 한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자본과 기술을 크게 축적할 수 있었다. 이를 밑천으로 해외시장에 도전해 큰 성공을 거뒀다. 독일과 일본차의 성공 방정식과 흡사하다.

이제 한국차는 제2의 도약 내지 도태의 갈림길에 섰다. 글로벌 메이커들이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리는 수소전기차 패권전쟁을 준비하고 있는 까닭이다.

수소차 패권전쟁은 과거처럼 내수 기반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자국내 수소차 모토라이제이션이 빠른 나라는 그만큼 기술과 자본을 더 많이 축적할 수 있다. 반대의 경우엔 경쟁력을 잃고 말 것이다. 수소차 대중화의 필수불가결한 조건은 충전소 확대다. 한국차의 미래를 위해 민·관이 지혜를 모아야할 때다.


cho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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