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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검경의 5년 수사…사르코지-카다피 '검은돈' 유착

2007년 대선 전 카타피로부터 검은돈 수수 혐의
20일 조사받고 귀가 뒤 21일 다시 심문 진행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2018-03-21 18:12 송고
니콜라스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 <자료사진> © AFP=뉴스1
니콜라스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 <자료사진> © AFP=뉴스1

니콜라스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2007년 대선 직전에 리비아의 독재정부로부터 불법 자금을 받았다는 혐의와 관련해 20일(현지시간) 오전부터 피의자 신분으로 구금돼 조사를 받고 있다. 

AFP통신은 사르코지(63) 전 대통령이 이날 자정 무렵에 파리 북서쪽에 있는 낭테르 경찰서 건물을 빠져나갔지만 21일 오전에 다시 경찰서를 찾아 심문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 자금세탁과 세금탈루 혐의가 적용됐다고 보도했다. 구금은 최대 48시간까지 가능하다. 
프랑스 당국이 관련 의혹에 대해 2013년 내사를 시작해 5년만에 전직 대통령이 심문을 받게 됐다. 그간 수사 진행 상황과 사르코지 전 대통령과 2011년 반군에 붙잡혀 살해된 무아마르 카다피의 유착 관계를 살펴본다. 

◇검은돈 수수 수사

사르코지 전 대통령 혐의의 핵심은 2007년 대선 전에 카다피로부터 검은돈을 받았는지 여부이다. 카다피의 아들인 사이프 알이슬람은 2011년 유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관련 의혹을 처음으로 폭로했다.
이듬해엔 탐사보도 전문 매체 메디아파르트가 2007년 대선에서 카다피가 사르코지 캠프에 5000만유로(약 658억원)의 선거자금을 지원했다는 내용의 리비아 정부 문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문서에 따르면 2006년 12월 당시 리비아의 정보기관 수장이었던 카다피의 측근 무사 쿠사가 무기중개상을 통해 사르코지 후보 측으로의 선거자금 전달을 승인했다.

무아마르 카다피의 아들인 사이프 알이슬람은 2011년 유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2007년 대선 전에 리비아로부터 불법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처음 폭로했다. © AFP=뉴스1
무아마르 카다피의 아들인 사이프 알이슬람은 2011년 유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2007년 대선 전에 리비아로부터 불법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처음 폭로했다. © AFP=뉴스1

2013년 4월 파리 검찰은 관련 의혹에 대한 내사를 시작했다.  

2016년 11월에는 레바논 출신 무기거래상 지아드 타키에딘이 2007년 대선 전에 사르코지 당시 내무장관과 그의 측근 클로드 게앙에게 리비아의 검은돈을 전달했다고 메디아파르트와의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그는 2006년 말과 2007년 사이에 트리폴리와 파리를 오고가며 500만유로가 담긴 서류가방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과 게앙은 관련 혐의를 부인하며 메디아파르트와 타키에딘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프랑스 당국은 이 인터뷰 뒤에 타키에딘에 대해서도 부패혐의를 부과했다.

올해 1월에는 리비아와 사르코지 캠프 간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받는 또 다른 기업인 알렉상드르 주리가 프랑스 당국이 사기와 자금세탁 혐의로 발부한 영장에 따라 런던에서 체포됐다.

◇사르코지와 카다피의 관계

2007년 5월 대선 직후,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어린이들에게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를 감염시켰다는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고 리비아에 수감돼 있던 불가리아 출신 간호사 5명과 팔레스타인 의사 1명이 석방되는 데 힘을 보탰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자신의 아내 세실리아와 비서실장이었던 게앙을 2007년 7월 리비아로 보내 카다피와 만나도록 했다. 회담 뒤 의료진 6명은 프랑스 비행기를 타고 리비아를 벗어날 수 있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또 카다피를 극진히 대접했다. 카다피는 2007년 12월 파리를 닷새 동안 국빈 방문했다.

2007년 12월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리비아의 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오른쪽)가 니콜라 사르코지 당시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 AFP=뉴스1
2007년 12월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리비아의 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오른쪽)가 니콜라 사르코지 당시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 AFP=뉴스1

하지만 둘의 관계는 2011년 3월 틀어졌다. 리비아군이 시위대를 강경진압하자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외국 정상 가운데 처음으로 반군 지도부를 합법적 정부로 인정했다. 카다피의 아들 사이프 알이슬람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거자금 수수에 대한 세부사항을 폭로할 준비가 돼있다며 선거자금을 다시 리비아에 돌려줄 것을 요구하자 한 주 뒤 벌어진 일이다

당시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반군을 지지하고 카다피의 42년 철권통치를 끝냈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주도 공습을 적극 지지했다. 카다피는 2011년 10월 고향인 시르테에서 반군에 살해됐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실패한 2012년 대선에서 법정선거 비용 한도 2배가 넘은 돈을 썼다는 혐의로도 재판 출두 명령을 받은 상태다. 그는 2016년에 엘리제궁 안주인에 다시 도전장을 냈지만 당내 경선에서 패배했다.


allday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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