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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매각조건에 '파업금지' 포함…노조 반발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2018-03-20 15:20 송고 | 2018-03-20 15:42 최종수정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금속노동조합이 입수한 '산업은행과 중국 더블스타 MOU 체결 세부사항' 문건. 매각 '선행 조건'으로 정부 승인, 상표권 계약 경신, 대출기간 연장, 이자 인하, 회생절차 등 미발생 등과 함께 '파업 미존재'라는 조항이 담겨 있다.(금속노조 제공)2018.3.20/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금속노동조합이 입수한 '산업은행과 중국 더블스타 MOU 체결 세부사항' 문건. 매각 '선행 조건'으로 정부 승인, 상표권 계약 경신, 대출기간 연장, 이자 인하, 회생절차 등 미발생 등과 함께 '파업 미존재'라는 조항이 담겨 있다.(금속노조 제공)2018.3.20/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중국 더블스타 매각을 추진하면서 '선행 조건'으로 해외매각 반대 파업이 없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아 논란이 일고 있다.

노조는 '노동기본권'까지 팔아 넘긴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산업은행 측은 자본유치와 경영정상화를 위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2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금속노동조합에 따르면 노조 측은 최근 '산업은행과 중국 더블스타 MOU 체결 세부사항'이 담긴 문건을 확보했다.

문건에는 매각 '선행 조건'으로 정부 승인, 상표권 계약 경신, 대출기간 연장·이자 인하, 회생절차 등 미발생 등과 함께 '파업 미존재'라는 조항이 담겨 있다.

파업 미존재는 '거래 종결일 기준 본건 거래를 반대하는 다음 조건으로 파업이 존재하지 않을 것, 1주일 초과하여 계속 및 회사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이라고 적혀 있다.
해외 매각을 반대하는 파업이 있어선 안되고, 1주일 초과하거나 회사에 중대한 영향이 있는 파업이 있으면 거래가 성사될 수 없다는 내용이다.

노조 측은 "산업은행이 중국 더블스타와 MOU를 체결하면서 노동3권 중 노동조합의 기본권인 '쟁의권 포기'를 노조의 사전 동의도 없이 선행계약 조건으로 체결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또 "지난 1월7일 법무부가 이미 수용입장을 밝힌, 국제노동기구(ILO)가 권고하는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과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원칙 적용에 관한 협약을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앞장서 위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9일 오후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노조 사무실에서 면담을 갖고 나오고 있다. 이날 노조와 이 회장이 한시간 반 가량 비공개 면담을 가졌지만 해외매각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것으로 확인됐다. 2018.3.19/뉴스1 © News1 남성진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9일 오후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노조 사무실에서 면담을 갖고 나오고 있다. 이날 노조와 이 회장이 한시간 반 가량 비공개 면담을 가졌지만 해외매각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것으로 확인됐다. 2018.3.19/뉴스1 © News1 남성진 기자

'파업 미존재' 조항은 지난 2일 산업은행이 발표한 언론 브리핑 자료에는 없는 내용이어서 은폐 논란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산업은행 측은 노조가 해외 매각을 동의하지 않으면 매각이 불가능하고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줄곧 강조해왔다. 하지만 왜 굳이 노조의 동의가 필요한지는 구체적으로 얘기하지 않았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금호타이어는 여러 특수한 상황에서 노조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고 노조의 반대를 무릅쓰고 대한민국의 기업을 인수할 외국기업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더블스타도 노조 동의를 얻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고만 말했다.

노조 측은 "산업은행이 선행조건인 '파업 미존재' 합의를 은폐하기 위해 이동걸 회장 등이 총출동해 '매각동의서와 무쟁의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다며 지역사회 노조를 협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해외매각과 채권확보에만 눈이 멀어 군사독재시대에도 없었던 부당노동행위가 문재인정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강력하게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현재 진행 중인 금호타이어 중국 더블스타 해외매각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산업은행 측은 "더블스타와 비밀 유지 조항이 있어 말하긴 어렵지만 내부적으로 숨긴 건 아니고 이미 노조 측에 전달한 내용"이라며 "문건 자료는 합의된 내용을 채권단 승인을 받기 위해 적시한 것으로 더블스타와 MOU 체결을 한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더블스타 입장에서도 파업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영업하기 어려우니까 안전장치를 요구한 것"이라며 "무분규는 해외 자본 유치와 경영 정상화를 위한 것"라고 반박했다.


nofatej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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