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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폭탄'은 공갈탄?…3가지 이유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8-03-20 14:34 송고 | 2018-03-20 15:18 최종수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각각 25%, 10%의 관세 부과에 서명했다. 9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열연코일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각각 25%, 10%의 관세 부과에 서명했다. 9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열연코일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 관세에 이어 중국산 수입품에 연간 600억달러(약 64조2500억원)의 관세를 물릴 예정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를 문제 삼아 연간 600억달러 규모의 대중 '관세 패키지'를 오는 금요일(23일)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같은 관세폭탄은 미국 내에서도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미중 양국간 무역관계를 해칠 뿐 아니라 효과도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 오히려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미국 기업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점 △ 중국이 항공기 및 미국산 대두에 금수 조치할 수 있는 점 △ 대중 무역적자는 줄지만 전체 무역적자는 전혀 줄지 않는 점 등으로 역효과만 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은 중국이 지식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에 공감하지만 대응전략에는 반대한다.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 모임인 미중무역전국위원회(USCBC)의 존 프리스비 회장은 "중국 내 미국 기업의 지적재산권 보호를 개선하는 데 관세가 이롭기보다 해가 될 것으로 본다"며 "기업들이 원하는 건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이지, 제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 중국서 제품 생산하는 미국기업에 부메랑 : 전문가들도 지적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게 적절한 대책일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중국 기업을 표적으로 삼아야 하는데 중국이 수출하는 제품 상당수가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에서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애플의 아이폰이 대표적이다. 

니콜라스 라디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 연구원은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제품 가운데 온전히 중국에서 만든 제품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당수가 다국적 기업이 중국에서 만든 것으로 30%가 가전제품”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제품의 가격이 오르고 애플 주식이 폭락하는 것을 원치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중국 미국산 농산물 금수조치 취할 것 : 라디는 또 중국이 미국에 보복하기는 더 쉬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장 중국이 미국에서 가장 많이 들여오는 대두 수입을 제한할 수 있다. 그는 대두야말로 순전히 미국에서 생산하는 것이라서 중국의 보복으로 인한 타격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 보잉 큰 타격 불가피 : 중국이 가장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보잉의 비행기를 구입하지 않는 것이다.

현재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항공시장으로 보잉의 가장 큰 구매처이며, 향후 20년 동안 약 1조 달러어치의 항공기를 구매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잉의 CEO는 최근 CNBC에 출연, “공정무역도 중요하지만 보잉이 연간 생산하는 4만1000대의 비행기 중 7000대가 중국에서 판매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유럽의 에어버스와 중국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잉 CEO의 걱정을 반영하듯 최근 보잉의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 대중 무역적자는 줄지만 전체 무역적자는 줄지 않아 : 관세 부과 조치로 중국산 제품 수입을 줄인다고 해서 미국의 무역적자가 주는 것도 아니다. 방글라데시나 베트남 등지에서 중국산 제품을 대신할 저가제품을 수입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중 무역적자는 줄지만 전체 무역적자는 결코 줄지 않는다.

실제 그런 일이 있었다. 오바마 행정부 당시 미국은 중국산 자동차 타이어에 보복관세를 매겼다. 이에 따라 중국산 타이어 수입이 줄긴 했다. 그러나 베트남 등 다른 나라의 타이어 수입이 급증했다. 이후 오바마 행정부는 대중 무역에서 보복 관세 카드를 사용하지 않았다.


sin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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