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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V] 첫방 '같이 살래요', 식상한 재벌가…황혼 로맨스가 살릴까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18-03-18 06:50 송고
'같이 살래요' 캡처 © News1
'같이 살래요' 캡처 © News1

재벌 소재는 너무 진부하다. 재벌이 없으면 일일극이나 주말극을 만들 수 없는 것도 아닌데, 새 주말 드라마에서도 다시 한 번 재벌가가 등장했다.
물론 이는 이혼을 하게 될 여주인공 박유하(한지혜 분)의 선택에 설득력을 주기 위한 설정이었겠지만, 다시 한 번 부잣집에 시집간 평범한 집안의 여자가 시댁의 인정을 받지 못한채 고생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점이 식상했다.  

지난 17일 오후 처음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같이 살래요'(극본 박필주 연출 윤창범)에서 사남매의 아버지 박효섭(유동근 분)과 재벌가로 시집간 둘째 딸 박유하(한지혜 분)를 중심으로 가족들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같이 살래요'는 수제화 장인 효섭네 4남매에게 빌딩주 로또 새엄마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유쾌한 웃음과 감동으로 60대 신중년 부모 세대와 20~30대 자식 세대의 썸과 쌈, 사랑과 전쟁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그려낼 2060 전세대 가족 로맨스를 보여줄 예정이다.

이날 박유하는 남편 채성운(황동주 분)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과거 재벌 2세 채성운은 평범한 집안 출신의 의사 동료 박유하와 결혼하기 위해  자신의 꿈인 의사를 포기하고 아버지의 뜻에 따라 경영자 수업을 받았다. 이에 박유하 역시 시댁의 요구에 맞춰 의사를 포기하고 남편 채성운의 내조와 시아버지의 병간수에만 힘썼다.
문제는 부부가 불행하다는 것이었다. 박유하와 채성운은 재산 증여를 위해 딸 채은수(서연우 분)의 유전자 검사 결과 표를 준비해오라는 채성운의 누나 채희경(김윤경 분)의 말에 긴장했고, 어떻게든 유전자 검사 결과를 숨기고자 했다. 채은수의 출생에 남다른 비밀이 숨어있는 것.

이를 피하기 위해 채성운은 딸 은수의 유학을 추진했지만, 박유하는 고작 다섯살인 딸을 홀로 외국에 보내려고 하는 채성운과 집안 식구들의 뜻을 막아보려 했다. 

여기까지는 너무나 흔한 드라마의 전개임이 분명했다. 결혼한지 5년이나 지났음에도 시댁의 눈치를 보느라 안달복달하는 박유하의 모습은 여느 재벌 드라마 속 등장하는 불행한 '평민 며느리'의 모습과 다를바 없었다.

다만, 기대를 준 신선한 소재는 유동근과 김미화가 그려나갈 '황혼 로맨스'였다. 

박유하의 아버지이자 수십년간 구두를 만들어 온 구두장인 박효섭(유동근 분)은 아주 오랜 옛날 만났던 첫사랑 이미연(장미화 분)와의 일을 꿈으로 꿨다. 꿈에서 꺤 그는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에게 독백으로 미안함을 표했다. 꿈을 꾼 것은 박효섭 만이 아니었다. 이미연 역시 문득 첫사랑 박효섭과의 일을 떠올리게 하는 꿈을 꿨다. 

잘 나가는 투자가이자 건물주인 이미연(장미희 분)은 아들 최문식(김권 분)을 키워낸 싱글맘으로서 자수성가한 중년 여성이었다. 그는 미인에 카레이싱을 즐길 정도로 매력이 넘쳤고, 진지하게 교제해 왔던 김대표(이한위 분)와 결혼까지 생각했다.

하지만 김대표와 언약식을 하기 직전 일이 터졌다. 김대표가 유부남이면서 총각 행세를 해온 사실을 알게 된 것. 결국 이미연은 김대표가 건네는 꽃다발을 밟고 자리를 떴다.

이처럼 인생의 황혼길에서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두 남녀의 재회는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드라마에서는 중년의 사랑과 연애를 비중있게 다루지 않았다. 그 때문에 '믿고 보는' 유동근과 장미희가 나선 '같이 살래요'의 한 축은 색다르고 흥미로웠다. 식상한 재벌과 나름대로의 매력이 넘쳤던 '황혼 로맨스' 소재가 어떻게 계속 조화를 이뤄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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