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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세수 좋으니 추경 성큼? 호들갑 떨다 '세수펑크'

1월 국세수입 전년비 2.7조 증가해 호황 예고
2015년 세입 추경 겪기도

(세종=뉴스1) 최경환 기자 | 2018-03-13 16:04 송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8.2.2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8.2.2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올해 첫달 세수가 예상을 뛰어넘어 '세수 호황'을 예고함에 따라 추가경정예산(추경) 재원으로 활용될 여지가 높아졌다. 그러나 때이른 추경으로 세수를 당겨쓴 뒤 연말에 세금이 안 걷히면 세수결손이 닥친다는 점에서 재정당국의 고민이 일고 있다. 
13일 기획재정부의 월간 재정동향 3월호에 따르면 올 1월 국세수입은 36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7000억원(8.0%) 증가했다.

본예산(268조1000억원) 대비 세수 진도율도 13.6%로 전년동월(13.5%)보다 0.1%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국세수입 251조1000억원을 예상(추경 기준)했고, 이 가운데 1월에 13.5%가 들어왔으며, 결국 한 해 전체로는 예상보다 14조3000억원 많은 265조4000억원의 국세수입을 거뒀다. 

정부는 지난해 예상을 뛰어넘는 265조 이상의 세수가 걷힌 점을 감안해 올해 국세수입은 지난해보다 6.8% 늘어난 268조1000억원으로 짰는데, 1월 첫 달부터 세수 진도율이 지난해를 소폭이나마 넘어선 것이다. 
이 같은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올 한 해 산술적으로는 지난해의 초과세수를 훌쩍 뛰어넘는 초과세수도 가능하다. 

초과세수는 올해 추가경정예산 편성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재정 당국에 운신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 정부는 청년일자리 대책 등을 위한 확장적 재정정책을 위해 연초부터 추경 편성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정부는 추경을 편성해야 할 급박한 상황이 닥치면 돈을 어디서 마련해야 할지 대책을 내놔야 한다. 보통은 나라빚인 국채를 발행해 예기치 못한 재정수요를 메꾼다. 

이런 상황에서 1월의 국세수입 증가세는 일단 반가운 게 사실이다. 지난해의 경우 세금이 많이 걷히는 바람에 추경 총 11조2000억원 중 8조8000억원을 국세 예상 증가분에서 충당했다. 

11조원의 추경을 편성했던 2016년에도 9조8000억원의 초과세수 덕분에 국채발행 없이 추경을 편성했다.

올해의 재정 형편도 지난해와 비슷한 흐름으로 가고 있다. 1월 국세수입 증가액이 2조7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3월 국세수입 증가액이 5조9000억원이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올해 세수는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세가 많이 걷히는 게 좋기만 한 건 아니다. 정부가 국민들로부터 걷겠다고 계획한 세금이 생각보다 많이 걷히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예측실패다.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특히 연초 세수 호황에 '추경 호재'를 들먹이며 호들갑을 떨 일은 아니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올해 추경이 4월 편성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 경우 세수 호황 지속을 낙관하기는 섣부른 시기가 될 수 있다. 작년 추경은 6월이었고 3월까지 국세수입 추이를 보고 국채발행 없이 추경을 하기로 결정했다. 또 연말로 갈수록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올해는 4월 추경이 편성될 경우 판단이 쉽지 않다. 고작 1~2개월 세수 추이를 보고 한 해 전체의 나라 예산을 늘리는 결정을 해야 한다. 덜컥 추경으로 예산을 늘려 집행했는데 연말 경기가 상반기보다 나빠질 가능성도 많다.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금리인상 등 리스크도 산재해 있다. 

세수 예측이 빗나가 '세수펑크'가 나면 나라살림을 줄이거나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 비상상황이 올 수 있다. 이 경우 조기 추경이 재정 절벽을 초래하는 자충수가 되기 때문에 재정당국은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실제 세수펑크가 났던 2015년 당시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국회에 출석해 "결과적으로 세수부족에 따른 세입경정 추경을 국회에 제출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다"고 사과해야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법인세가 세수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경기에 민감하기 때문에 12월 결산 법인이 법인세를 납부하는 3월 말 결과를 보면 한해 세수가 부족할지, 남을지 어느 정도는 판단이 가능하다"며 "그러나 지난해에는 하반기 경기가 좋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던 반면 올해는 하반기 경기를 낙관할 수 만은 없어 세수 전망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kh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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