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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오뚝이' 김태윤 깜짝 동메달, 남 모르게 흘린 땀과 눈물의 결실

(강릉=뉴스1) 김도용 기자 | 2018-02-23 21:09 송고 | 2018-02-23 21:10 최종수정
대한민국 김태윤이 23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오벌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 경기에서 동메달을 확정지은 후 환호하고 있다. 김태윤은 1분08초22를 기록, 동메달을 차지했다. 2018.2.2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대한민국 김태윤이 23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오벌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 경기에서 동메달을 확정지은 후 환호하고 있다. 김태윤은 1분08초22를 기록, 동메달을 차지했다. 2018.2.2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대표팀 탈락'이라는 실패를 딛고 일어선 김태윤(24)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김태윤은 오래 전부터 이 자리에 서기 위해 경기장 안팎에서 남모르는 땀방울을 흘렸다.

김태윤은 23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1분08초22를 기록, 키엘트 누이스(네덜란드·1분07초95), 하바드 로렌첸(노르웨이·1분07초99)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김태윤의 올 시즌 최고기록은 1분08초08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36명 가운데 13번째였다. 1분06초대 기록을 갖고 있는 선수만해도 누이스, 로렌첸을 비롯해 4명이나 됐다. 김태윤이 이런 경쟁자들을 제치고 올라설 가능성은 적어 보였다. 

하지만 김태윤이 이런 예상을 완전히 뒤집었다. 15조에서 알렉산드레 생-장(캐나다)과 레이스를 펼친 김태윤은 초반 200m부터 속도를 낸 뒤 단 한 번도 속도를 줄이지 않은채 레이스를 마쳤다. 최종 순위는 3위. 모태범 이후 8년 만에 남자 1000m에서 얻어낸 성과다.

김태윤의 이름은 팬들에게 생소하다. 그는 지난해 2월 일본에서 열린 동계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넘어져 출전이 좌절됐다.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도 잃었다.

그러나 김태윤은 포기하지 않았다. 다시 스케이트화를 고쳐 맨 그는 지난해 10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000m 대표 자격을 획득했다. 그리고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대회에 4번 출전해 한국 선수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70)를 획득, 올림픽 출전권도 확보했다.

2014 소치 올림픽을 경험했던 김태윤은 이번 대회에서 단순한 출전을 넘어 메달 획득을 노렸다. 지난해 2월 강릉에서 열린 ISU 세계선수권 대회 경험이 도움이 됐다. 김태윤은 당시 13위를 기록했지만 빙질을 정확하게 파악했다. 

김태윤은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경기장의 빙질이 나처럼 힘으로 레이스를 펼치는 선수들이 속도를 내기 힘들다. 빙질이 무른 느낌"이라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체중을 감량해야 한다"고 밝혔다.

목표대로 김태윤은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 이는 약점으로 지적받던 스타트에서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김태윤은 최고의 스타트를 선보인 뒤 장점인 힘을 이용한 레이스로 경기를 끌고 가 성공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김태윤의 깜짝 동메달은 좌절에도 주저앉지 않고 먼 미래를 위해 흘린 땀과 눈물이 만든 결과였다.


dyk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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