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누구 꿈이 먼저 이뤄질까…'첫 메이저 8강' 정현, 세계 97위와 격돌

샌드그렌, 호주오픈 본선 첫 데뷔에 8강 진출

(서울=뉴스1) 맹선호 기자 | 2018-01-23 09:32 송고 | 2018-01-24 15:06 최종수정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뉴스1 DB © AFP=News1

정현(22·세계랭킹 58위·한국체대)과 테니스 샌드그렌(27·97위·미국). 기대 이상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이들이 메이저대회 4강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만난다.

정현과 샌드그렌은 24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2018 호주오픈' 남자단식 8강전을 치른다.
8강 진출자의 주인공은 모두 가려졌다. 1, 2번 시드의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과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 그리고르 디미트로프(3위·불가리아)와 마린 칠리치(6위·크로아티아) 등 '세계 톱10'들이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영국의 기대주 카일 에드먼드(49위)와 체코의 강호 토마스 베르디치(20위)도 한자리씩 차지했다.

나달은 클리치, 디미트로프는 에드먼드를 상대한다. 페더러는 베르디치와 자웅을 겨룬다. 그러나 4개의 8강 매치업 중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단연 정현과 샌드그렌. 메이저대회 8강이 생소한 이들이다.

정현은 지난 22일 열린 16강전에서 노박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를 세트스코어 3-0으로 완파했다. 정현은 앞서 3회전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4위·독일)를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3-2 승리를 낚았다. 이어 조코비치라는 난적을 만났는데, 가뿐히 승리하면서 8강까지 올랐다. 한국인 최초 메이저대회 8강 진출이다.
조코비치는 나달과 페더러, 앤디 머레이(19위·영국)와 함께 남자 테니스계 '빅4'로 꼽히는 슈퍼스타다. 지난해에는 부진에 이은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접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6개월 만에 복귀했다. 

3회전까지는 승승장구했다. 3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 세트만 내줬다. 하지만 16강전이 문제였다. 정현이 폭넓은 활동량에 탄탄한 스트로크 플레이를 펼치면서 조코비치는 어려운 경기를 이어갔다. 결국 지친 모습을 보인 끝에 고개를 떨궜다. 

경기 후 조코비치는 "1세트를 마쳤을 때 통증이 다시 시작됐다. 최근 많은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다시 몸상태를 체크해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정현은)어려운 상황에서도 믿을 수 없는 샷을 선보였다. 마치 벽과 같았다. 정현의 승리를 축하한다"며 박수를 보냈다. 조코비치도 인정할 정도로 최근 정현의 기세는 매섭다.

호주오픈 8강에 오른 세게랭킹 97위 테니스 샌드그렌. © AFP=News1
호주오픈 8강에 오른 세게랭킹 97위 테니스 샌드그렌. © AFP=News1

정현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상대는 더하다. 정현 이상의 파란을 일으키며 8강에 오른 샌드그렌의 랭킹은 97위다. 

샌드그렌은 2011년부터 프로로 전향했지만 아직 투어 타이틀은 없다. 지난해에도 챌린지투어와 ATP투어를 오갔다. 세계랭킹 100위권에 진입한 것도 지난해 9월이 처음이다. 역대 개인 최고 랭킹은 85위다. 

과거 메이저대회 경험은 모두 1회전 탈락. 지난해 프랑스오픈과 US오픈에 나섰지만 1회전에서 떨어졌다. 심지어 호주오픈 본선무대는 이번이 처음이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호주오픈에 줄곧 나섰지만 5년 연속 예선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강자들을 연달아 제압하면서 최후의 8인에 올랐다. 2회전에서 스탄 바브린카(8위·스위스)를 1시간28분 만에 3-0으로 무너뜨렸다. 그리고 16강전에서는 세계 랭킹 5위의 도미니크 팀(오스트리아)과 풀세트 접전을 벌인 끝에 3-2로 승리했다. 샌드그렌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 믿기지가 않는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역대 상대전적에서는 정현이 1전 1승으로 앞선다. 정현은 호주오픈 직전 뉴질랜드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250시리즈 ASB클래식에서 샌드그렌을 2-1로 제압했다. 불과 2주 만에 다시 만난다. 

꿈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는 정현과 샌드그렌. 누구의 꿈이 먼저 깨질까. 오직 한 명만이 베르디치-페더러 8강 대결의 승자와 '메이저대회 4강'이라는 영광스러운 자리를 갖게 된다.


maeng@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