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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꽝' 소리나며 불길 안잡혀"…5명 숨진 종로 여관 화재현장

술취해 투숙 받아주지 않자 휘발유 구입해 방화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전민 기자 | 2018-01-20 12:41 송고
20일 오전 서울 종로5가 여관 방화현장에서 경찰 과학수사대 대원들이 화재감식을 벌이고 있다. 이날 새벽 3시께 서울 종로구 종로5가의 한 여관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5명이 숨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여관 건물 1층에서 시작된 화재로 5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 당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2018.1.2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20일 오전 서울 종로5가 여관 방화현장에서 경찰 과학수사대 대원들이 화재감식을 벌이고 있다. 이날 새벽 3시께 서울 종로구 종로5가의 한 여관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5명이 숨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여관 건물 1층에서 시작된 화재로 5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 당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2018.1.2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20일 새벽 방화로 인한 불로 5명이 사망한 서울 종로구 종로5가의 여관은 당시의 참상을 증명하듯 건물 내부와 외벽이 그을리고 창문과 출입문이 터져나간 처참한 모습을 드러냈다.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는 가운데 과학수사대 대원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현장감식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 3시8분쯤 화재가 발생한 현장을 발견하고 진압 중 신고에 나섰다는 인근 숙박업소 주인 A씨는 집에 돌아가지 못한 채 업소에 남아 연신 피곤한 눈을 문지르고 있었다. A씨는 "소화기 8~9개를 써도 불길을 잡을 수 없었다"며 "불을 끄려다 꺼지지 않아 소방서에 신고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가 운영하는 숙박업소 한구석에는 당시 불을 끄는 데 사용한 빈 소화기 통 14개가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A씨는 "가스버너에 쓰는 프로판 가스가 터진 것처럼 '꽝, 꽝' 소리가 여러 번 들렸다"며 "출동은 정상적으로 이뤄졌고 소방차와 호스를 대서 1시간15분 정도 걸려서 불을 껐지만 사람이 죽은 게 불쌍하지"라고 안타까워했다.

화재 소식을 들은 지인의 연락을 받고 급히 달려왔다는 여관업주 B씨는 "(사장님이) 얌전한 분인데 술 마신 손님을 안 받았다고 저런 일이 생겼다"며 혀를 찼다.

B씨는 "우리야 손님을 받으면 돈을 벌 수 있으니 웬만하면 안 받는 일은 없다"면서도 "술에 취해서 난동을 피우면 묵고 있는 손님들이 나가 버리기 때문에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혜화경찰서는 이날 오전 3시8분쯤 해당 여관에 불을 질러 5명을 숨지게 하고 4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유모씨(53)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씨는 술에 취한 상태로 "여자를 불러달라"고 말하며 여관에 투숙하려 했지만 거부당하자 인근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구입해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혜화경찰서와 종로소방서 등에 따르면 불은 2층 여관건물 1층에서 발생해 1시간여 만에 진화됐으나 건물 안에 있던 10명 중 5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부상자 가운데 2명은 병원에 이송되면서 심폐소생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사망자가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화재 직후 여관 주인의 신고와 함께 "내가 불을 질렀다"는 유씨의 신고가 함께 접수됐고 경찰은 현장에서 유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그러나 유씨가 만취한 상태라 아직 제대로 된 조사는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m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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