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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 비트코인이 아니라 ‘매드(mad)’코인이다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8-01-09 16:57 송고 | 2018-01-09 17:14 최종수정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상화폐)가 새해 들어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아니라 ‘매드(mad)’코인이라고 해야 할 판이다.

8일(현지시간) 미국시장에서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했다. 하루사이에 시가총액(이하 시총)이 1000억 달러 정도 사라졌다. 7일 8000억 달러대였던 시총은 8일 한 때 6000억 달러대까지 내려갔다 겨우 7000억 달러 선을 회복했다.
이유는 암호화폐 시황을 중계하는 미국의 코인마켓캡이 가격을 산정하는데 빗썸 등 한국 거래소의 데이터를 제외했기 때문이다. 한국 거래소와 다른 거래소간 가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른 바 ‘김치 프리미엄’이다. ‘김프’라고 불리는 김치 프리미엄은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까지 붙어 있다.

김프가 너무 많으면 재정거래(차익거래)를 부추길 수 있다. 여러 현실적 제약이 있지만 이론상으로는 미국시장에서 비트코인을 사 한국시장에 팔면 큰 차익을 챙길 수 있다.

코인마켓캡은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과 세계 거래소간 가격차가 크면 재정거래를 부추길 수 있고, 가격 왜곡 현상도 심해질 것”이라며 한국 거래소 데이터 제외 이유를 밝혔다.
코인마켓캡의 이번 조치를 자극한 것은 최근 시총 3위의 암호화폐인 리플의 급등 때문으로 보인다. 리플은 신년 들어 ‘알트(대체) 코인’에 대한 수요로 급등세를 거듭했다. 지난 4일에는 미국 거래소에서 3.84달러까지 치솟았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당시 거래의 25%가 서울에서 발생했다. 한국의 투자자들이 리플의 가격을 끌어 올린 것이다.

8일 코인마켓캡이 한국의 데이터를 제외하자 리플의 가격은 2.50달러로 떨어졌다. 유럽에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인 비트스탬프에서도 리플의 가격은 2.41달러에 형성됐다. 2.5달러 내외가 적정가격인 것이다. 3.84달러는 김프가 너무 붙은 것이다.

김프가 너무 커 시장의 가격을 왜곡할 지경에 이르자 코인마켓캡이 암호화폐 가격을 산정하는데 한국 거래소의 데이터를 제외한 것이다. 한 마디로 세계의 시장이 한국의 김프에 '옐로 카드'를 내민 셈이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김프는 걷힐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시간 9일 오후 4시 현재 리플은 한국의 빗썸거래소에서 24시간 전보다 14% 급락한 3640원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시간 미국의 코인마켓캡의 리플 가격은 9.35% 떨어진 2.38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2.38달러면 2539원이다. 국내 거래소에서 더 많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김프가 1101원이다.    

이쯤 되면 ‘비이성적 과열’이 아니라 ‘집단적 광기’다. 섬뜩하다. 

 
 



sin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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