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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중국 공산당 크리스마스와 전쟁, 이유는?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7-12-27 14:29 송고 | 2017-12-27 14:35 최종수정
중국의 젊은이들이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고 있다 - FT 갈무리
중국의 젊은이들이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고 있다 - FT 갈무리

원래 중국은 성탄절을 기념하지 않는다. 외래종교, 외래문화의 표본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오히려 다음날인 12월 26일이 중요한 날이다. 이날은 공산 중국의 아버지 마오쩌둥의 생일이다. 이날 수만 명의 인민들이 그의 고향 후난성 샤오산 생가를 방문해 마오쩌둥을 기린다.
그러나 국제화로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신세대들이 늘고 있다. 신세대들은 크리스마스를 종교적 기념일이 아니라 ‘쇼핑 데이’ 또는 ‘파티 데이’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크리스마스 관련 장식이 베이징 거리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중국 공산당은 이를 중국 전통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크리스마스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중국 공산당 중앙의 명령은 아니지만 지방 단위 공산당이 크리스마스 파티 또는 장식 등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일체의 행위를 금지할 것을 지시했다고 27일 보도했다.

예컨대, 중국 중부인 헝양시 공산당은 공산당원과 공무원, 그리고 그 가족들에게 크리스마스를 기념하지 말 것을 지시했으며, 만약 인공눈을 만들거나 팔다 적발된 사람에게 벌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북부의 선양시 공산당도 산하 대학에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일체의 행사를 금지할 것을 명령했다. 공산당의 청년단체인 공산주의 청년단은 관보를 통해 “서양 휴일에 대한 열정이 공산당의 신뢰를 갉아먹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중국의 검열 당국은 각 언론사에 크리스마스 관련 기사를 내지 말 것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산당 중앙의 명령이 없었지만 지방 단위 공산당이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시진핑 주석의 연설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10월 열린 제19차 당대회 개막연설에서 “우리 중국인들은 중국적 가치를 믿어야 한다”며 “문화적 자신감이 나라와 문명을 발전시키는 근본 요소”라고 역설했다.

그는 더 나아가 “중국의 발전상은 개발도상국에게 발전 모델을 제시한 것”이라며 “중국의 발전 모델을 제3세계에 수출할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중국의 자신감은 인정할 만하다. 중국 공산당은 단기간 중국을 세계 제2위 경제대국으로 이끌었다. 이에 따라 중국적 가치가 여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특히 시진핑 집권 이후 이 같은 추세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그러나 인류 역사 이래 ‘개방은 번영, 폐쇄는 멸망’이라는 원칙에서 예외는 없었다. 중국 공산당의 크리스마스와 전쟁은 개방이 아닌 폐쇄로, 세계주의가 아닌 국수주의로 가는 중국을 상징하는 삽화인 듯하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 정책을 내세우며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은 세계에서 ‘왕따’당하고 있다. 시진핑의 중국적 가치 강조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과 다를 것이 없다. 둘 다 전형적인 국수주의의 발현이다. 미국에 이어 중국도 세계에서 왕따당할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sin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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