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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과 식사하며 턱받이 대야"…직장 갑질 제보 2021건

임금체불 420건으로 '최다'…김장 시키고 결혼식 동원도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2017-12-07 21:22 송고 | 2017-12-08 17:54 최종수정
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직장갑질 119 출범' 기자회견에서 직장갑질 119 회원들이 회사의 부당한 대우를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2017.11.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직장갑질 119 출범' 기자회견에서 직장갑질 119 회원들이 회사의 부당한 대우를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2017.11.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경력이 있는 신입으로 들어온 지 얼마 안 됐는데 막내라서 해야 하는 일들을 하고 있어요. 부서에 있는 마실 물을 매일 아침 새롭게 간다든가 하는 거요. 그것만 하는 게 아니라 사장과 식사를 하면 턱받이도 해드려야 하고, 사장이 퇴근하기 전에는 퇴근하면 안 돼요." (직장인 A씨)

"평가단 온다고 소방 대피로에 난 풀을 장갑 끼고 다 뽑으래요." (보육교사 B씨)

"음료를 만드는 회사인데 사장과 친인척 김장을 이틀 동안 한답니다. 그날 휴가도 신청했는데 받아 주지 않았어요. 더 웃긴 건 임원들은 토요일에 친척들에게 배달도 하더군요." (직장인 C씨)

"회장은 나이가 70살이 넘었는데 개인 별장 관리, 봉사활동, 운전까지 직원에게 시킵니다. 명절에는 가족 여행을 가서 별장이 비니 닭과 개에게 사료를 주라고 합니다. 업무 시간에 닭 사료가 떨어졌으니 사오라고 하고요." (직장인 D씨)

직장갑질119는 지난달 1~30일 카카오톡 오픈채팅방과 이메일 등을 통해 이같은 '황당 갑질'을 포함한 총 2021건의 제보를 받았다고 7일 밝혔다.

직장갑질119는 비정규직 관련 시민단체와 노동단체, 노무사·변호사 등 241명이 참여해 지난 1일 결성한 단체로 온라인 모임을 기반으로 '직장갑질 고발운동'과 '직장 바꾸기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신고 내용을 유형별로 분류한 결과 임금체불이 20.8%(420건)로 가장 많았으며 직장 내 괴롭힘이 19.2%(388건), 노동시간 미준수가 12.2%(246건), 휴가·휴식 미보장이 8.8%(177건) 등으로 뒤를 이었다.

상담 내용 중에서는 직원들을 동원해 사장 가족과 친지의 김장을 한다는 제보가 가장 많았다. 사장 자녀 결혼식에서 직원들에게 강제로 잡무를 시키는 것은 물론, 가족여행을 간 동안 직원에게 별장에 있는 개와 닭에게 사료를 주라고 시킨 사장도 있었다.

이같은 다종다양한 갑질 행태를 제보하기 위해 한달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찾은 인원은 총 5634명으로, 활동가와 제보자 사이에 오간 대화도 4만여회에 이르렀다.

향후 직장갑질119는 직종별 온라인모임을 통해 노동상담, 갑질 제보, 증거 수집, 홍보 활동을 이어가는 한편, 직종별 밴드가 만들어지면 노동전문가·노무사·변호사를 1명씩 배치해 지원할 계획이다.


m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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