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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직PD에서 사장으로…최승호 MBC사장의 '인생역전'

해고 2000여일만에 금의환향…첫 행보는 '해고자 복직'

(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 2017-12-07 19:08 송고 | 2017-12-08 10:57 최종수정
최승호 뉴스타파 PD가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 사무실에서 열린 MBC 사장 후보 면접을 마치고 미소를 짓고 있다.2017.12.7/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언론이 질문을 못하면 나라가 망합니다."
 
영화 '공범자들'에서 대답하지 않는 권력자들을 향해 이렇게 일갈했던 최승호 뉴스타파 PD가 자신을 해직했던 MBC 사장으로 7일 화려하게 복귀했다. 해직된지 2000여일만이다. 하루아침에 해직PD에서 사장으로 신분이 수직상승한 그의 첫 행보는 '해고자 복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직업군인 아버지를 둔 최 사장은 강원도 인제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자랐다. '보수의 본산'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최 사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나라가 무너지는 줄 알았다"고 한다. 그러나 경북대학교에 입학해 학생운동을 하는 선배들을 만나고 연극 동아리를 하면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다. 
 
졸업 후 1986년 MBC PD로 입사한 최 사장은 이후 시사교양국에서 깊이있는 탐사보도로 'PD 저널리즘'의 새 지평을 열었다. 2006년 'PD수첩'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조작 사건을 추적한 프로그램으로 한국방송프로듀서상 올해의 프로듀서상, 이명박 정부 때 '4대강 수심 6m의 비밀', '검사와 스폰서'로 각종 언론상을 받으며 MBC 시사교양 전성기를 이끌었다.  
 
그러나 2012년 MBC 170일 파업 당시 해고됐고, 이후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에서 탐사보도를 계속했다. MBC 사장 출마전까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언론장악을 들춘 '공범자들', 간첩 조작사건을 다룬 '고백' 등 영화도 제작했다. 
 
최 사장은 2014년 고등법원의 해고 무효판결을 받았지만 아직 대법원 선고가 확정되지 않아 여전히 해직 PD 신분이다.  
 
방문진이 지난달 13일 김장겸 전 사장을 해임하고, 사장공모를 진행할 때만 해도 최 사장이 MBC의 수장이 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공영방송 사장 선출 역사상 최초로 시도된 지난 1일 사장후보 공개 정책설명회, 이날 공개 최종면접 등 방문진이 사장 선임절차를 투명하게 진행하면서 당당히 사장에 선출됐다. 

회사에 맞서다 해직된 경력과 그간 영화·탐사보도를 통해 널리 인지도를 쌓은 것이 도움이 됐다.
 
최 사장은 출근 첫날인 8일 서울 마포구 MBC사옥 로비에서 노조와 함께 2012년 파업 당시 해고된 6명의 전원 복직을 공식 선언한다. MBC 사장 첫번째 행보로 해직자의 명예훼복과 조직의 재건을 알리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이후 보수 정권에서 노조를 억압하고, 왜곡·편파 방송을 이끈 이들의 인적청산에 나설 예정이다. 최 사장은 이날 사장 선출 직후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앞으로 MBC를 이끌어갈 분들을 선임해 새로운 체제를 구축하는 게 당장 발등에 떨어진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MBC 노조위원장(2003~2005)을 지내고, 보수 정권에 맞선 탐사보도를 했던 그의 이력을 근거로 또다른 편향성을 갖고 MBC를 경영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최 사장은 이에 대해 "수십년 탐사보도를 하면서 상식에 어긋나게 정파적인 입장에서 비판한 적이 없다"며 "보도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외압을 막는 방패 역할을 하겠다. 기자에게 이것, 저것 보도하라는 이야기 절대 안 하고 그들이 받는 압력을 막아주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최승호 뉴스타파 PD가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 사무실에서 열린 MBC 사장 후보 면접을 마치고 미소를 짓고 있다.  2017.12.7/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또 구성원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좋은 콘텐츠를 통해 시청자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내부적으로 국장책임제, 사장 등 주요 간부 임명동의제 등을 도입하고, 윗선의 부당한 지시는 거부할 수 있는 내용을 사규 등에 명문화하겠다고 공약했다. 
 
최 사장은 이른바 시용 경력기자 문제에 대해 "정규직인 이분들의 신분을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며 "다만 그동안 불공정한 보도나 비윤리적인 취재 보도행위가 문제된 사례는 치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이런 문화가 재발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잘못을 있는 대로 정확히 밝히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친노조' 성향을 문제삼는 일각의 지적에는 "MBC에서 노동조합은 구성원들의 자율적인 의지를 수렴하는 중요한 조직체다. 늘 공정방송을 망치는 세력에 대해 힘모아 대항하고 싸우는 역할을 했지, 단 한번도 임금이나 복지를 올려달라는 것으로 싸운 적이 없다"며 "제가 노조와 가깝다느니, 멀다느니 (비판)하는 것은 노조에 대해 잘못 선입견을 갖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최 사장은 "MBC가 그동안 너무 긴 세월 어려운 과정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많은 실망을 끼쳤는데 다시 국민께 돌아가게 됐다"며 "제가 중요한 책무를 맡았는데 꼭 다시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cha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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