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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격분 '예루살렘' 무리수…트럼프가 노린 것은

지지층 결집·협상 승부수·親이스라엘 행보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2017-12-07 14:53 송고 | 2017-12-07 18:18 최종수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예루살렘과 관련해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예루살렘과 관련해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것을 놓고 전 세계가 격분하고 있다. 

이번 결정을 반기는 곳은 단 한 곳, 이스라엘 뿐이다. 중동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극단주의와 폭력사태를 부추길 것이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유럽에서도 미국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평화협정 노력을 저하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무리한 결정을 내린 배경은 무엇일까. 미들이스트아이(MME)는 △지지층 결집 △이-팔 협상 승부수 △노골적인 친(親)이스라엘 노선 △단순 임무 수행으로 설명했다.

◇지지층 결집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시블리 텔하미 비상임 선임 연구원은 최근 여론조사에 근거해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을 지지층 결집을 위한 것으로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앞서 진행된 브루킹스연구소 여론조사에 따르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해야 한다는 미국인은 31%에 불과하다. 반대 의견은 민주당 지지층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공화당 지지층에서도 양분된 반응이 나온다. 

특히 복음주의 기독교도들 가운데 53%는 예루살렘으로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이전하는 것을 찬성한다. 텔하미 연구원은 복음주의 기독교도들이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열광했던 집단이라고 설명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미국 내 친이스라엘 로비 단체인 '미국이스라엘공공문제위원회'(AIPAC)에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인정하겠다고 약속했으며,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거물이자 유대계인 셸든 아델슨 라스베이거스샌즈 회장이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에게 수백만 달러 규모의 기부금을 지원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델슨 회장이 지원하는 공화당 유대교 단체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7일자 뉴욕타임스(NYT)에 '트럼프 대통령. 당신은 약속했고 이뤘다'는 전면 광고를 게재하겠다고 밝혔다. 

◇이-팔 평화협상 압박

미국 팔레스타인 인권운동의 애널리스트인 조시 루브너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초 이-팔 평화협정과 관련한 제안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날 발표가 "팔레스타인으로 하여금 그들에게 불리한 거래를 수용하라고 압박하는 태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업가 출신으로 거래에 능한 트럼프 대통령이 상대를 압박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태도를 취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앞서 팔레스타인에 이스라엘과 협상을 진행하지 않는다면 워싱턴DC에 있는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사무실을 폐쇄하겠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 AFP=뉴스1
  © AFP=뉴스1

◇경솔한 친이스라엘 행보

이번 발표가 신중하지 못한 노골적인 친이스라엘 행보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유대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그 배경에 있다는 지적도 같은 맥락에서 수 차례 제기됐다. 

이날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쿠슈너 선임고문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는 방안에 적극 찬성했다고 전했다. 관계자들은 쿠슈너 선임고문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 등으로 실추된 권력을 이번 발표를 계기로 되찾으려 한다고 전했다.

텔하미 연구원은 쿠슈너 선임고문과 제이슨 그린블랫 중동 특사의 친이스라엘 성향을 지적하며 "전례없는 수준으로 경험이 부족한데다 다른 세상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팔 평화협정 타결을 원했겠지만,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지경이 됐다며 "두 사람이 대통령을 위험한 곳으로 이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할 일을 했을 뿐"

친이스라엘 진영에서는 트럼프가 대통령으로써 단순히 미국인들의 바람을 이뤘다는 주장을 내세운다.  

베니 아브니 뉴욕포스트 칼럼니스트는 예루살렘이 이스라엘의 정부 청사가 모인 수도 역할을 해 왔고, 미국 의회가 1995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법안을 제정한 점을 들어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들은 선거 운동에서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 이전을) 약속한 뒤 6개월마다 미뤄왔다"고 말했다. 또 미국 내 여론이 대사관 이전에 부정적이라는 점에 의문을 제기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낳은 지난해 대선이야말로 "진정한 여론조사"라고 말했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soho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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