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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한 경제계…박용만 회장 "더는 기업 설득할 자신 없다"

(종합)상의, 근로시간 단축 합의안 입법화 촉구
"입법화 안되면 국회가 책임져야" 이례적 쓴소리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7-12-07 12:45 송고 | 2017-12-07 15:09 최종수정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회의실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환노위 간사, 홍 위원장, 박 회장, 김삼화 국민의당 환노위 간사. 2017.12.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경제계가 여야가 합의한 근로시간 단축 방안을 수용하기로 한발 물러섰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7일 국회를 찾아 여야가 합의한 근로시간 단축안을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전달하며,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다만 더 큰 혼란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합의안을 받아들인 만큼, 경제계가 느끼는 절박함에 대해서는 어느 때보다 높은 강도로 의견을 피력했다.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법인세 인상, 규제완화 지연 등으로 사면초가에 놓인 우리 기업들이 느끼는 어려움과 부담을 국회가 더는 외면해선 안된다고도 읍소했다.

박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대법원 판결이 얼마 안남았기 때문에 빨리 입법화해서 혼란을 줄여야 한다"며 "저도 더이상 기업들을 설득할 자신이 없다"고 평소와 달리 지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박 회장은 이날 오전 11시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더불어민주당)과 여야 환노위원들을 만나 "근로시간 단축은 중소기업들이 연착륙하는데 절대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다"며 "규모와 형편에 맞게 탄력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박 회장은 "최저임금은 이제 인상된 금액 적용이 한 달이 채 남지 않았고, 근로시간 단축은 조만간 대법원에서 판결을 내린다고 한다"며 "그럼에도 최저임금 제도개선을 위한 입법 움직임이 보이질 않고, 근로시간 단축은 일부 의견 차이로 입법이 지연되고 있다"고 착잡함을 드러냈다.

상의는 경제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일단 여야 합의대로 근로시간 단축을 탄력적이고 단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제계는 생산성 저하, 노동비용 상승 가능성 등을 이유로 근로시간 단축 자체를 반대해왔지만, 대법원 판결로 인한 최악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단계적 시행을 받아들였다. 여야 대치 국면에서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법 개정이 늦어지면 그만큼 기업들의 혼란과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대법원이 휴일 중복 할증을 인정하면서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확정할 경우 산업 현장의 혼란이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 경우 기업들은 대소·업종에 관계없이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여야 한다. 이를 어기면 사업주는 형사처벌을 받는다.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과 여야 간사,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지역 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회의실에서 면담을 갖고 있다. 2017.12.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여야 3당 간사가 합의한 안은 근로시간 단축(68시간→52시간)과 관련해 △300인 이상 사업장은 2018년 7월1일 △50~299인은 2020년 1월1일 △5~49인은 2021년 7월1일부터 3단계로 나눠 각각 시행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박 회장은 "합의안에 대해서는 기업들 반발도 많고, 좀더 탄력적으로 적용해 주시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저로서도 그 안을 가지고 기업들을 설득해 가야할 부담이 대단히 크지만, 입법이 조속히 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답답한 심정으로 국회를 다시 찾았다는 박 회장은 "국회가 이대로 흘러간다면 의원님들께서 기업들의 절박한 사정은 외면하신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며 "최저임금은 산입범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근로시간 단축도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수차례 호소했다.

올해만 다섯차례 국회를 찾아 여야의원들과 소통해온 박 회장은 "저희 상공회의소는 그동안 반대를 위한 반대는 하지 않았다"며 "경제계의 호소가 치우친 의견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최저임금은 저소득 근로자를 좀더 배려하고 OECD 두번째인 장시간 근로도 개선돼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그 취지와 달리 고임금 근로자까지 편승하고 기업 부담이 지나치게 늘어나게 되는 지금의 제도는 분명히 개선돼야 한다"고 못박았다.

또한 국회의 책임있는 자세도 촉구했다. 평소 여야 당대표나 원내대표 등을 직접 찾아 격의없이 소통해온 박 회장이지만 이날은 경제계의 줄기찬 읍소를 외면하고 있는 국회에 대한 답답함을 표출했다.

박 회장은 "당장 다음달부터 혼란스러운 상황을 피하기 어려운데, 국회가 평행선을 달리고 아무것도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그 책임 또한 무거울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러한 혼란을 줄이기 위한 노력, 시기의 절박성, 기업들의 그러한 사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법화가 되지 않는다고 하면 그것은 입법부에서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숨을 길게 내쉰 박 회장은 "올해만 5번 국회에 왔다. (앞으로도) 얼마든지 오죠"라는 말을 남겼다.




se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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