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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K리그 전체 판세, 결국은 투자가 성적이었다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7-11-20 06:00 송고
통산 다섯 번째 '별'을 단 전북현대. 전북의 오늘날을 가능하게 만든 것은 역시 꾸준한 투자였다. (전북현대 제공) © News1
통산 다섯 번째 '별'을 단 전북현대. 전북의 오늘날을 가능하게 만든 것은 역시 꾸준한 투자였다. (전북현대 제공) © News1

2017년 K리그 클래식이 19일 상위 스플릿 마지막 라운드와 함께 대장정을 마쳤다. 전북현대가 36라운드에서 조기 우승을 확정해 다소 보는 맛은 떨어졌으나 다음 시즌 ACL 진출을 위한 마지노선인 3위 싸움이 최종전까지 이어지면서 끝까지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결과적으로 2017년 K리그 클래식은 12개 구단 감독들과 전문가들을 포함한 다수의 전망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 소소한 차이는 있겠으나 상위권으로 점쳐졌던 팀들이 대부분 잘했다. 그 전망의 근거는 '얼마나 스쿼드의 양과 질을 보강했는가'였고 이는 곧 '투자'에 대한 이야기였다.
지난 2월 시즌 개막을 앞두고 마련된 미디어데이에서 K리그 클래식 12개 팀 감독들에게 우승 후보를 물었을 때 8명(복수 추천 포함)의 입에서 '전북'이라는 답이 나왔다. 최근 몇 년 동안 그랬듯 올해도 '0순위'는 전북이었다. 하지만 예년처럼 '절대 1강' 분위기는 아니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던 김진수와 울산현대의 이용 등 국가대표 측면자원을 영입한 '큰 거래'가 있기는 했지만 여느 때에 비하면 이적 시장에서의 움직임이 적었다. 이미 스쿼드를 잘 구축해 놓았다지만 그래도 권순태 골키퍼의 J리그 이적이나 레오나르도의 중동 진출 등은 누수가 꽤 커보였다. 로페즈도 부상이 회복되는 여름까지는 개점휴업이었다. 때문에 '그래도 올해는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전북은 전북이었다. 지속적으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실질적인 더블 스쿼드를 만든 전북의 힘을 당해낼 수 없었다. 이동국-김신욱-에두 등 다른 팀이라면 간판 스트라이커일 공격수들이 번갈아 나서야할 정도의 팀이다. 이재성, 이승기, 로페즈를 중심으로 한 허리진영은 포화상태다. 김민재라는 '괴물'을 탄생시킨 수비진 역시 짱짱하다. 전북은 전북이었다.
그런 전북의 마인드를 쫓아 알차게 스쿼드를 보강했던 제주 유나이티드가 2위에 오른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즌 내내 전북의 대항마로 뛰었던, 막판 뒷심이 있었다면 역전 우승도 노려봄 직했던 제주 역시 올해 꽤나 진지하게 돈 보따리를 푼만큼 수확했다.

베테랑 센터백 조용형을 시작으로 김원일, 진성욱, 마그노, 이창근, 박진포, 멘디, 이찬동 등 알짜배기를 흡수했다. 그 결과 시즌 내내 전북 못지않은 안정된 전력을 선보였고 매년 '중상위권'이라는 평가에서의 '중'을 떼어버리고 상위권 클럽으로 자리매김했다.
2, 3위에 올랐던 제주유나이티드와 수원삼성 역시 투자가 결실의 밑거름이었다. © News1
2, 3위에 올랐던 제주유나이티드와 수원삼성 역시 투자가 결실의 밑거름이었다. © News1

경험 풍부한 신화용 골키퍼를 포항에서 영입, 뒷문 불안이라는 고질병을 해소하고 일본에서 뛰던 전천후 측면 플레이어 김민우를 데려온 수원삼성도 3위라는 순위를 챙기면서 선전했다. 시즌 중 간판 공격수 조나탄과의 완전이적을 체결하면서 힘을 실어주는 등 나름대로 투자한 덕을 봤다.

오르샤 영입에 성공하면서 이종호, 한상운 등과 막강한 화력을 예고한 4위 울산현대도 FA컵 결승진출과 함께 명가의 자존심을 지켰고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강원피셜'이라는 신조어와 함께 파격적인 영입 릴레이를 펼치던 강원FC도 승격과 동시에 상위 스플릿 진입이라는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웠다. 뿌린만큼 거둔 셈이다.

반면 소극적이었던 팀들은 여지없이 어려운 행보를 보였다. 디펜딩 챔피언 FC서울은 결국 다음 시즌 ACL 진출에 실패했다. 황선홍 감독 부임 후 동계훈련부터 함께 시작하는 첫 시즌이라 기대가 더 컸는데 시즌 내내 갈지 자 걸음이었다. 후반 들어 안정감이 커졌으나 초중반까지 벌어진 격차를 줄이지 못한 채 5위에 머물렀다. 아드리아노 이적 후 충족시킬 외국인 선수가 없었고 이상호와 하대성 등 영입생 효과도 적었다.

김승대, 문창진 등 그나마 있는 선수들도 내주고 시작해 볼안함이 컸던 전통의 명가 포항 스틸러스는 결국 2시즌 연속 상위 스플릿에 진입하지 못했다. 올 시즌 특별한 플러스 요인 없이 시즌을 보낸 전남 드래곤즈는 아예 강등 직전까지 몰리는 등 체면을 크게 구겼다.

강원FC를 제외한 시도민구단들이 모조리 순위권 바닥에 모인 것은 프로 세계에서의 '지원의 힘'을 여실히 느끼게 하는 모습이다.

시즌 중반 '학범슨' 김학범 감독에게 소방수 역할을 맡겼던 광주FC는 끝내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또 다시 생존왕의 면모를 자랑했으나 인천 유나이티드 팬들은 1년 내내 마음고생이 컸다. 선수 수급에 능동적일 수 없는 상주상무가 승강 플레이오프로 밀려난 것까지, 역시 투자가 적었던 팀은 좋은 성적이 어려웠던 한해였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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