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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홍 사조그룹 오너3세, 주식으로 상속세 회피…'편법 승계' 의혹

상속 후 내부거래로 기업 규모 키워…그룹 승계 활용
물납주식, 회사가 다시 매수…돈 한 푼 안 내고 경영권 유지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2017-11-17 06:20 송고 | 2017-11-17 08:58 최종수정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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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그룹의 오너 3세인 주지홍 상무가 상속세를 피하기 위해 '비상장주식'을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주지홍 상무는 지난 2015년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사조시스템즈 주식을 상속받으면서 상속세 30억원을 회사 주식으로 대신 냈다. 이후 사조시스템즈는 해당 주식을 다시 사들여 자사주로 만들었다. 사실상 세금 한 푼 안 내고 경영권을 확보한 셈이다.

더욱이 사조시스템즈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사조산업 지분을 사들이면서 그룹 지배력을 확보했다. '주지홍 상무→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사조그룹 계열사'로 이어지는 구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지홍 상무는 상속세를 한 푼도 안 내고 편법으로 사조그룹의 주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주지홍 사조3세, 현금 대신 비상장주식으로 상속세 납부

17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주지홍 사조그룹 상무는 2015년 9월 비상장사인 사조시스템즈의 주식 17만2300주를 국세청에 물납했다.

2014년 7월 동생인 주제홍씨가 사고로 숨지자 그가 보유 중이던 사조시스템즈 주식 53.3%를 상속받으면서 비상장주식을 상속세(30억원)로 낸 것이다.

주지홍 상무는 임원 급여를 받아왔고 사조산업 등의 주식이 있었음에도 조세 납부 때 현금마련이 어려운 경우 부동산이나 유가증권으로 대신할 수 있다는 상속·증여세법의 허점을 이용했다. 비상장주식은 상장주식이나 현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거래가 어렵고 가치 하락 가능성이 크다.

실제 기재부가 공매를 통해 사조시스템즈 지분 매각을 추진했지만 5번이나 유찰됐다. 결국 30억원에 달하던 가격을 27억원대로 낮추자 사조시스템즈가 매수했다.

주지홍 상무는 현금 한 푼 안 내고 사조시스템즈의 최대주주로 등극했고 세금으로 냈던 주식도 회삿돈을 이용해 자사주로 만든 셈이다.

전문가들은 편법이라고 지적했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주지홍 상무가 비상장주식과 회사돈을 활용해 경영권을 갖게 됐다"며 "법의 사각지대를 활용한 꼼수"라고 평가했다.

김태년 의원도 "물납주식 처분 방식이 자산가의 세테크에 활용되고 있다"며 "국고의 손실이 크고 편법 상속·증여에 활용되는 제도로 전혀 효용성이 없다"고 꼬집었다.

주지홍 사조그룹 상무 © News1

◇사조그룹 승계도 편법…규제 사각지대만 노려

주지홍 상무가 사조시스템즈 최대주주에 오른 뒤 승계 작업은 더욱 속도를 냈다. 시작은 그룹의 사조시스템즈 일감몰아주기다.

지난해 사조시스템즈가 특수관계자를 통해 올린 매출은 23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4.6%나 됐다. 2014년과 2015년에도 내부거래액은 각각 56%, 55%로 절반을 넘었다.

사실상 내부거래로 성장한 셈이다. 사조시스템즈는 규모가 커지자 2015년 하반기부터 사조산업의 지분을 3차례에 걸쳐 108만9000주(지분율 21.78%) 사들였다. 1.97%에 불과했던 사조시스템즈의 사조산업 지분율은 지난해 말 23.75%까지 치솟았다.

지분이 상승하면서 사조산업의 최대주주도 오너 2세인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에서 사조시스템즈로 바뀌었다.

사조산업은 사실상 사조그룹의 핵심인 회사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연결기준)은 7021억원으로 가장 컸고 자본총계는 4077억원에 달한다. 아울러 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사조해표(23.9%)와 사조대림(22.4%)·사조씨푸드(62.1%)·캐슬렉스서울(79.1%)·사조팜스(30%) 등의 주요 주주기도 하다.

주지홍 상무는 사조시스템즈가 사조산업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상속세 한 푼 안 내고 사조그룹의 지배력을 확보했다.

한 의결권 자문사 관계자는 "과거 대기업들의 편법 승계 방식을 사조그룹 등 중소·중견 기업들이 따라 하고 있다"며 "자산총액 5조원 미만 기업이라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도 피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사조그룹 관계자는 "관련 부분에 대해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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