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지진 난 직후인데 안전하다? 경동나비엔의 섣부른 홍보 무리수

'고객불안감 낮추기 위한 대응' vs '지진 활용한 마케팅'

(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 2017-11-16 08:00 송고 | 2017-11-16 09:52 최종수정
내진성능을 마친 경동나비엔 보일러. 사진제공 = 경동나비엔. © News1

경동나비엔이 15일 포항 지진 발생 당일 자사 제품의 안전성을 알린 것을 두고 뒷말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고객 안심을 위한 선제적인 조치라는 사측 입장과 사기업이 지진을 마케팅으로 활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해서다. 이는 보일러라는 제품과 업계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경동나비엔은 전날 오후 4시30분쯤 '경동나비엔 보일러 지진 걱정없이 사용하세요'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했다. 2시30분 기상청이 지진 발생에 따른 긴급 재난 문자를 보낸 지 약 2시간 후다.  

'포항 지진으로 소비자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자료 문구대로 이번 지진으로 인한 고객 불안감을 낮추기 위한 조치였다는 게 경동나비엔 측 설명이다.

하지만 경동나비엔의 자료 배포가 성급했다는 지적도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정부는 긴급하게 지진 사태 파악과 피해 복구에 나섰다. 오후 5시 기준 소방청에 접수된 신고건은 7810건에 달한다. 여진과 인명 피해에 대한 불안감과 우려감이 높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국가 재난을 책임질 정부와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사기업에 한해 공식 입장을 밝히는 분위기다. A기업 관계자는 "국가재난이 발생하면 일반 기업은 최대한 목소리를 내지 않는게 기업 윤리고 상도"라고 말했다.

경동나비엔이 지진 발생 당일 제품 안전성을 시급하게 알려야 하는 기업인지 의구심이 든다. 자료에서 경주 지진 당시에도 문의가 3건, 이번 포항 지진 이후 문의는 '0건'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9월12일 발생한 경주 지진은 규모 5.8로 국내서 가장 강했다. 

이같은 상황은 가스를 사용하는 보일러 특성상 안전성을 가장 중시해야하는 보일러산업의 특성에서 비롯됐다. 보일러 사고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업체간 과당 경쟁과 무관하지 않다. 귀뚜라미는 경주 지진 이후 자사의 지진감지 기능을 적극적으로 알려왔다. 지진 감지 기능이 없었던 경동나비엔 입장에서는 자세 제품을 부각할 수단이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귀뚜라미 제품의 지진감지 기능은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장점인 동시에 '약점'이었다. 당시 감지 기능이 지진을 인식하고 안전을 위해 가동을 멈추자 관련 고객 문의가 빗발쳤다. 사측은 이 기능에 따른 가동 중단 문의를 3500여건으로 파악했다. 문의가 '3건'에 불과했던 경동나비엔이 역으로 이점을 봤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경주 지진은 발생 이후 일주일가량 지나 '제품이 안전하다'는 첫 공식 자료를 발표했다"며 "지진과 같은 재난 상황을 마케팅으로 이용했다고 보일까봐 지금도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포항 지진으로 인한 고객의 불안감을 신속하게 낮추기 위해 자료를 배포한 것"이라며 "안전을 가장 중시하는 보일러 특성을 고려한 조치일뿐 마케팅과 무관하다"고 전했다.


ggm11@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