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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7박8일 동남아 대장정 성과는 한중해빙·신남방정책

文대통령, 7박8일 동남아 순방 마치고 귀국行
'北수교' 아세안으로부터 대북정책 '지지'도 견인

(마닐라=뉴스1) 김현 기자 | 2017-11-15 07:00 송고 | 2017-11-15 09:22 최종수정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현지시간) 베트남 다낭 크라운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7.11.1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취임 이후 첫 동남아 순방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7박8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대통령 전용기편으로 귀국한다. 

지난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박2일간의 방한까지 포함하면 9일간의 외교대장정이 막을 내리는 셈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8~10일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한 데 이어 10~11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와 12~1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3개의 정상회의에 잇달아 참석했다.

이 기간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9일)을 시작으로,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 및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11일), 리커창 중국 총리와 회담 및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13일),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 및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와 회담(14일) 등 폭넓은 정상외교도 펼쳤다.

◇中서열 1·2위 시진핑·리커창 연쇄회동…한중관계 정상화 본궤도

무엇보다 이번 순방기간 문 대통령이 중국의 권력서열 1·2위인 시 주석 및 리 총리와 연쇄회담을 통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에 마침표를 찍고 경색됐던 한중관계를 정상화의 본 궤도에 올려놓았다는 점이 성과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시 주석과 '다낭 회담'을 통해 큰 틀에서 관계 정상화에 시동을 건 데 이어 13일 중국의 경제분야를 총괄하고 있는 리 총리와 '마닐라 회담'을 갖고 경제·문화·관광·인적교류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이 지난달 31일 양국간 관계 개선을 위한 합의를 계기로 '해빙모드'에 접어든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중국의 최고지도부와 잇달아 회담을 가진 것만으로도 양국관계 복원에 있어 커다란 의미를 갖는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과 예정된 시간(30분)보다 13분을 넘긴 43분간, 리 총리와는 22분을 초과한 52분간 의견을 교환하면서 한중관계 정상화에 대해 한 목소리를 냈다. 문 대통령은 "한중간에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하자", "온갖 꽃이 함께 펴야 진정한 봄"이라고 기대감을 표했고, 시 주석은 "새로운 출발이고, 좋은 시작", 리 총리는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이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시 주석과 회담에서 내달 중 중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하기로 해 향후 양국 관계 정상화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당초 '사드'가 회담 의제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시 주석과 리 총리 모두 사드에 대한 중국측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은 '봉인'된 사드 갈등이 향후 '해제'될 가능성을 남겨둔 것으로 보여 주시해야 할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의 문제제기에 "사드는 중국을 겨냥한 게 아니다"고 설명했지만, 청와대는 두 사람의 사드 언급에 대해 "10월31일 양국 간 사드 공동 발표문의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도 전날(14일) 동행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외교실무 차원에서 합의됐던 것을 양 정상들 차원에서 확인하고 넘어간 것"이라며 "일단 그것으로 사드 문제는 봉인된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그간 중국 측의 사드 보복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했던 문 대통령은 리 총리와 회담에서 중국의 한국기업 생산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제외 철회와 한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수입규제 철회 등 사실상 전면적인 보복조치 철회를 요청해 눈길을 끌었다.

리 총리는 구체적인 언급은 자제하면서도 "일부 구체적이고 예민한 문제들을 피하긴 어렵지만, 중한 간의 실질협력 전망은 아주 밝다"고 긍정적인 뉘앙스의 답변을 내놨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리 총리와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리 총리에게) 구체적인 요구를 할 수 있는 단계까지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게 진전된 상황"이라고 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오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솔레어 호텔에서 아세안 정상회의 기간 중에 개최된 아세안 기업투자서밋(ABIS)에 특별연설자로 참석해 우리 정부의 한-아세안 협력 비전으로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 2017.11.1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대(對)아세안 구상인 신(新)남방정책 천명

문 대통령은 순방기간 자신의 대(對)아세안 정책의 핵심인 신남방정책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신남방정책은 아세안과 인도 등과의 교류·협력을 한반도를 둘러싼 미·중·일·러의 4강국 수준으로 격상시키고 아세안과의 교역량을 2020년까지 현재 중국과의 교역수준인 2000억불 규모로 끌어올리겠다는 게 골자다.

이는 지난 9월 러시아 방문 당시 제시했던 러시아 극동지역과 중국 동북 3성, 중앙아시아 국가와 몽골 등 유라시아 국가들과의 경제협력 비전인 신북방정책과 짝을 이뤄 우리의 경제영토를 확장시키겠다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의 일환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아세안 국가와의 외교 관계를 4대국 수준으로 격상시키기 위해 신남방정책을 강력하게, 그리고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필리핀에선 실행 로드맵이 담긴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제시했다.

미래공동체 구상은 아세안과 함께 '더불어 잘 사는, 사람 중심의 평화 공동체'로 요약된다. 여기엔 아세안 국가들에 대해 '물량 공세'를 펴고 있는 중국과 일본과는 차별화한 이른바 '3P(People·Prosperity·Peace) 전략'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사람 중심·사람 지향'이라는 아세안의 가치와 '사람이 먼저다'라는 문 대통령의 정치철학간 공통점인 '사람 중심'이라는 개념을 토대로 △사람(People) 중심의 국민외교 △국민이 안전한 평화(Peace) 공동체 △더불어 잘사는 상생 협력(Prosperity)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ASEAN 관련 정상회의와 아세안 정상들과의 정상회담 등에 참석할 때마다 자신의 구상에 대해 설명했고,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등 아세안 각국의 정상들로부터 공감와 지지를 끌어냈다.

문 대통령도 간담회에서 "아세안과의 관계를 대폭 강화하기 위한 신남방정책을 천명했고, 그에 대한 아세안 각국들의 공감과 지지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순방 성과 중 가장 첫번째로 꼽았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에서 교통과 보건, 산업 분야에서 정부간 협력을 위한 협약 3건과 전력발전·물관리·공공주택·교통·역량강화 분야에서 기업간 양해각서 11건을 체결하는 등 세일즈외교로 적지 않은 실리를 챙겼다.

우리 기업의 인니 자동차시장 진출을 위한 우호적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정부간 협력을 시작하는 계기를 만들었고, 베트남에선 한국산 자동차 부품 무관세 적용을 요청하는 등 우리 기업들의 든든한 후원군 역할을 했다.   

◇아세안 정상들, 문재인표 대북정책 지지

문 대통령이 순방 기간 북핵 문제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면서 아세안 정상들로부터 지지를 이끌어낸 것도 성과로 꼽힌다.

아세안 국가들은 대부분 북한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의 입장에 대한 지지를 끌어낸 것은 안보·전략적 차원에서도 상당한 의미가 있어 보인다.

문 대통령은 그간 '북한의 도발에 대해선 단호히 대응하되 북핵 문제는 궁극적으로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기조 하에 북한의 추가도발 중단 및 핵동결은 대화의 입구이고, 그 대화의 출구는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라는 단계적 접근법을 제시해 왔다.

이런 문 대통령의 대북 구상에 아세안 정상들은 적극적인 공감을 표했다. 조코위 인니 대통령은 6차 핵실험 등 북한의 잇단 도발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명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의미 있는 대화가 조속히 재개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쩐 베트남 주석은 문 대통령에게 "우리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지지하며 유엔안보리 제재안을 충실히 이행해 나가겠다"고 밝혔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도 "필리핀은 한국의 입장을 100% 지지해 왔으며, 이러한 입장은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가 채택한 각각의 의장 성명에는 △북한의 도발 중단 및 대화 재개에 유리한 여건조성 강력 촉구 △한반도에서의 항구적 평화구축을 향한 남북관계 개선 이니셔티브에 대한 지지가 명시되는 등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지지가 상당히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계기에 만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 역시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한국의 입장을 지지하며, 러시아도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문 대통령은 그간 구체적인 대북 접근법에 있어 차이를 보였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는 북핵 불용과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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