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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 트럼프 아시아에 수금하러 왔나?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7-11-09 14:00 송고 | 2017-11-19 09:13 최종수정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에서 행보는 수금하러 온 ‘세리(稅吏)’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일 순방에 이어 필리핀 마닐라, 베트남 하노이, 다낭까지 날아간다. 이번 방문은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최장기 아시아 순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현재 한국과 일본 순방을 마치고 중국을 방문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중일 3국 방문으로 이미 적잖은 전리품을 챙겼다.
# 장면 –1, 중국  
중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에서 두번째)과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왼쪽)가 8일 베이징(北京) 쯔진청(紫禁城·자금성) 앞에서 시진핑(習近平, 오른쪽 두번째) 중국 국가주석,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사진 포즈를 취했다. © AFP=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중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에서 두번째)과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왼쪽)가 8일 베이징(北京) 쯔진청(紫禁城·자금성) 앞에서 시진핑(習近平, 오른쪽 두번째) 중국 국가주석,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사진 포즈를 취했다. © AFP=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중국은 세계 제2의 경제대국답게 트럼프 대통령에게 통 크게 한 번 쐈다. 이번 중국 방문에 약 40여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했다. 이들은 중국에서 많은 계약을 따 냈다.

중국 해관총서는 양국 기업간 양해각서(MOU) 리스트를 확인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중국 방문을 통해 2500억달러(약 279조원)에 달하는 거래를 성사시켰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에 도착한 8일 중국 상무부는 10월 무역수지를 발표했다. 10월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266억달러였다. 1~10월 대미 무역흑자는 2229억달러였다. 연간 베이스로 하면 얼추 2500억 달러가 될 전망이다. 중국은 1년치 무역흑자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것이다.

# 장면-2, 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 도착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2017.11.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 도착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2017.11.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한국은 '위대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했지만 자유무역협정(FTA)이나  방위비 분담 면에서 적잖은 과제를 안았다.

방위비 분담문제는 '공평한 비용 분담'으로 합의됐다. 한국 입장에선 증액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 당시 FTA와 관련, "문 대통령이  우리 측과 긴밀히 협력해 조속히 더 나은 협정을 지시한 데에 사의를 표한다"면서도 "현재의 협정이 성공적이지 못했고 미국에 그렇게 좋은 협상은 아니었다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향후 한미 FTA 협상에서 한국은 양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장면 – 3, 일본 

트럼프 대통령 방문 전에 딸 이방카가 일본에 왔을 때,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세계은행 여성 기업가 기금에 5000만달러를 출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성 기업가 기금은 이방카가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이방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조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조수를 자처한 일본에게는 약소한 선물로 갈음한 것일까?

장면 1,2,3에서 볼 수 있듯 트럼프 대통령은 한중일 3국을 순방하면서 그동안 밀린 세금(?)을 착실히 긁어모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운동 기간에 아시아 동맹국(한국, 일본)이 안보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며 국방비용을 더 많이 분담케 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중국에게도 무역적자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경고에 한중일 3국은 미리 알아서 세금을 납부할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 

중화제국 시절 중국은 ‘조공무역’ 시스템으로 제국을 유지했다. 중국입장에서 조공무역은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많았다. 그럼에도 중국은 중국의 패권을 인정하면 주변국에게 널리 베풀었다. 요즘 말로 하면 무역적자 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황제 폐하의 성은이 사해를 비추게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팍스 아메리카나’라는 제국의 지도자답지 않게 주변국의 재산을 그악하게 긁어가고 있다. 악명 높은 로마의 세리처럼...

미 제국의 황혼을 보는 것 같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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