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산업 >

정부 삼척·당진화전 LNG전환 일방 발표…업계 "1조 날릴 판"

정부 '미세먼지 대책'으로 화전 4기 LNG '전환추진 협의' 발표
해당업체"상의없었다…매몰비용도 전혀 언급 없어"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2017-09-26 16:02 송고 | 2017-09-26 17:36 최종수정
삼척포스파워가 화력발전소건설을 예정하고 있는 삼척 적노동 동양시멘트 광산부지 일원. © News1 신효재 기자
삼척포스파워가 화력발전소건설을 예정하고 있는 삼척 적노동 동양시멘트 광산부지 일원. © News1 신효재 기자

정부가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에서 공정률이 낮은 석탄화력발전소 9기 중 4기를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로 전환추진을 협의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민간발전사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이는 민간발전업계와 보상책 등을 구체적으로 협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 화전 4기 LNG '전환추진 협의' 발표…업계 "상의 없었다" 반발

정부는 26일 국무회의에서 환경부 등 12개 관계부처 합동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을 확정하고 미세먼지 감축 로드맵을 발표했다.

특히 중장기 대책 중 발전 부문에서 공정률이 낮은 석탄화력발전소 9기 중 4기는 LNG 등 친환경연료로 전환 추진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에너지가 추진 중인 삼척화력발전소(삼척포스파워) 1·2기, SK가스가 주축이 된 당진에코파워 1·2기가 대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월 말까지였던 삼척화력발전소의 착공 허가 기한을 올해 말까지로 지연시키며 포스코에너지와 SK가스 등에 'LNG발전소로의 전환 검토'를 요구해 왔다. 이날 미세먼지 대책 발표를 통해 이를 공식화한 셈이다.

문제는 정부가 '추진 협의'라고 밝혔지만 발전업체들은 그동안 구체적으로 협의가 진행된 적이 없다고 항변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이날 발표에 대해서 회사 측에 제대로 된 설명을 한 적이 없다"면서 "정부의 급작스러운 발표에 회사가 발칵 뒤집어졌다. 이런 중요한 발표를 어떻게 수년간 사업을 진행해 온 회사와 협의도 없이 발표 하느냐"라며 목소리 높였다.
이들 업체들은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해 이미 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상태다. 포스코에너지는 삼척화력발전소 건립을 위해 2014년 사업권을 사들인 뒤 법인 설립과 설계, 환경영향평가 용역비용 등으로 이미 5586억원을 투자했다. 사업취소 시 복구비도 7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SK가스 역시 4000억원을 이미 투입했다. 착공은 못했지만 전체 사업 진행 상황으로 보면 진행률이 10%를 넘어섰다.

◇정부, 보상책에 대해선 언급 없어…업계 "1조 날릴 판"

문제는 정부가 사업전환을 요구하면서도 매몰비용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석탄화력발전을 LNG로 유도하겠다고 수차례 밝혔다"면서도 "이에 따른 손해에 대해선 '민간이 알아서 할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지난 13일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도 이낙연 총리는 '석탄화력의 LNG전환'에 대해 "(업계에)강제하고 있지 않다. 민간에서 잘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정부가 자율전환을 유도하면서 동시에 착공 허가를 내주지 않으면서 일방적으로 전환추진을 발표한 것은 이를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LNG발전으로 전환하는 것이 경제성 면에서도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발전소는 전력 수요지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버려지는 전기가 많아 효율이 떨어진다. LNG 발전소가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지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석탄화력발전소는 발전단가가 싸기 때문에 해안가 등 도심에 멀리 떨어진 외곽에 짓는 게 부지비용 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이득이 될 수 있다.

발전사 관계자는 "LNG와 석탄화력발전은 애초에 입지조건 자체가 다르다. LNG는 안 그래도 발전단가가 높은데 수요지에서 멀어지면 경쟁력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애초에 LNG발전 사업을 하려면 수도권 근처에 부지를 찾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석탄화력발전을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도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는 기존 노후화된 설비 대비 오염물질 배출량을 대폭 줄였다. 민간발전협회에 따르면 신규석탄화력발전소의 미세먼지 배출량은 0.016g/kWh으로 30년이상 된 석탄화력(0.035g/kWh) 대비 84%를 절감했다.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 역시 기존대비 각각 67%, 94% 감소했다.

앞서 포스코에너지는 삼척화력발전소를 세계 최고 수준인 영흥화력발전소의 배출 먼지 저감 기준보다 강화된 환경오염 방지시설을 도입해 시공하겠다고 밝혔다. 삼척화력발전소 외에도 신규 민간 석탄 발전소는 영흥 화력보다 40% 이상 강화된 설계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환경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수천억원씩 들여서 친환경설비를 강화했다"면서 "이같은 노력은 고려하지 않은 채 '석탄화력=적폐'라는 공식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songss@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