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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전 총리 출소 현장…지지자·취재진·박사모 뒤섞여 아수라장

(의정부=뉴스1) 이상휼 기자 | 2017-08-23 06:41 송고 | 2017-08-23 08:00 최종수정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3일 새벽 경기 의정부교도소에서  2년간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만기 출소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17.8.23 © News1 송원영 기자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3일 새벽 경기 의정부교도소에서  2년간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만기 출소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17.8.23 © News1 송원영 기자
"이렇게 캄캄한 와중에 저를 맞아주러 온 여러분께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여러분 덕분에 제가 지금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편안하다. 짧지 않았던 2년 동안 정말 가혹했던 고통이 있었지만 새로운 세상을 드디어 만나게 됐다."

23일 새벽 한명숙(73) 전 국무총리가 2년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의정부시 송산동 의정부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했다.

출소 절차를 마친 한 전 총리가 먼저 나온 일반 출소자 4명의 뒤를 이어 교도소 정문 밖으로 나온 시각은 아직 어둑한 5시15분께. 일반인 출소자들이 먼저 나올 때 카메라 플래시가 모두 소등된 순간 잠시 적막하고 어두웠다가 한 전 총리가 모습을 드러내자 이내 빛과 함께 주변이 소란해졌다.

지지자들은 미리 합의된 포토라인을 허물고 앞으로 나아가 일부 지지자들과 취재진이 넘어지는 등 난장판을 이뤘다.

청색 외투에 회색 바지를 입은 건강한 혈색의 한 전 총리는 나오자마자 문희상 의원, 강금실 변호사, 이해찬 전 총리, 유은혜 의원, 진선미 의원, 김한정 의원 등 정치인사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한 전 총리의 눈가는 촉촉히 젖어 있었다. 그는 "제게 닥쳤던 큰 시련을 나의 진심을 믿고 응원해준 수많은 분들의 믿음 덕분이다.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사랑에 힘입어 앞으로도 당당하게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교도소 앞은 한 전 총리의 지지자 100여명과 더불어민주당 정당인 100여명, 취재진 50여명이 뒤섞여 자리다툼을 벌였다.

한명숙 전 총리의 출소를 맞아 비난성 문구를 쓴 피켓을 들고 나타난 박사모와 엄마부대 회원들 © News1
한명숙 전 총리의 출소를 맞아 비난성 문구를 쓴 피켓을 들고 나타난 박사모와 엄마부대 회원들 © News1
이중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과 엄마부대 회원 등 5명이 피켓을 들고 한 전 총리를 향해 야유했다.

이들은 "한명숙은 두부도 아깝다. 살충제 계란이나 먹어라, 9억원 뇌물 하루 일당 120만원 온몸으로 때웠네, 국립학교 2년 수료 두부 대신 살충제 계란 드세요"라는 비난글을 써 들고 한 전 총리 앞에서 흔들었다.

이에 지지자들은 노란풍선을 흔들면서 "사랑해요, 한명숙"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찰이 엄중히 통제해 마찰은 없었으나 교도소 앞이 비좁아 한 전 총리의 동선을 따라 이동하던 사람들이 일부 카메라 기자들의 사다리와 부딪쳐 넘어지는 등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교도소 정문 맞은편 주차장은 꽉 차서 20여분간 극심한 교통정체가 빚어졌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3일 새벽 경기 의정부교도소에서 2년간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만기 출소해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7.8.23 © News1 송원영 기자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3일 새벽 경기 의정부교도소에서 2년간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만기 출소해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7.8.23 © News1 송원영 기자
한 전 총리는 2007년 열린우리당 대선 후보 경선비용 명목으로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9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그러나 2심에서 다른 증거로 유죄가 인정돼 징역 2년을 선고 받았고 2015년 8월20일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수감 생활은 확정된 달 24일부터 시작됐다.

한 전 총리는 수감 생활 초기 신경증세 등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는 등 힘들어했으나 곧 안정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무현 정부였던 2006년 4월부터 2007년 3월까지 37대 국무총리를 지냈다.

건국 이래 최초의 여성 총리였으며 감옥에 갇힌 첫 전직 총리로 기록됐다.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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