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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품위녀①] 제작진이 밝힌 #희선·선아 #명장면 #성공비결

'품위있는 그녀' 제작진 인터뷰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17-08-20 06:50 송고
JTBC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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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극본 백미경 / 연출 김윤철)가 지난 19일 20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1회 2.0%(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으로 시작해 3회 2.9%를 기록, 이후 매회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다 16회에서 10.0%를 달성하며 JTBC 역대 드라마 최고 시청률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썼다. 초반 박복자(김선아 분)와 안태동(김용건 분)의 관계, 그리고 주인공 우아진(김희선 분)의 남편 안재석(정상훈 분)과 윤성희(이태임 분)의 불륜 설정으로 인해 '막장 드라마'가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품위있는 그녀'는 모두의 예상을 보란 듯이 엎었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매회 명장면과 명대사를 낳고, 연기와 연출이 조화를 이뤄내며 작품성도 호평을 받았다

'품위있는 그녀'의 제작사 JS 픽쳐스 측은 뉴스1에 드라마의 성공 비결에 대해 "드라마의 힘은 '독특함'에 있었다"고 말했다. 예측이 어려운 전개 방식으로 시청자들이 다음 회를 기다리게 만들고, 익숙한 듯 하지만 새로운 캐릭터들이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했다는 점이 제작진이 밝힌 드라마의 성공 이유였다. 무엇보다 제작진은 "김희선, 김선아 두 배우가 메인 스토리를 탄탄하게 이끌어줬다"며 "백미경 작가의 필력과 김윤철 감독의 연출력 또한 이를 뒷받침해줬다"고 전하며 모든 공을 이들에게 돌렸다. 사전제작드라마로서 이례적으로 큰 성공 사례를 남긴 만큼, 제작진이 '품위있는 그녀'와 함께 해온 지난 10개월 간의 여정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들어봤다. 

JTBC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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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품위녀는 초반 막장 우려도 있었지만 2%대 시청률로 시작해 10%대 시청률을 달성했다. 제작진의 종영 소감과 더불어 제작진이 본 '품위있는 그녀' 인기 및 시청률 상승세 비결을 말해달라. 

A. 먼저 '품위있는 그녀'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 기대했던 것보다 더 큰 사랑을 주셔서 작품에 참여한 모두가 행복하고 뿌듯한 시간을 보냈다.

'품위있는 그녀'의 힘은 '독특함'에 있는 것 같다. 우리 작품이 시작할 당시에는 뻔한 설정과 진부한 스토리의, 소위 막장 드라마가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감독, 작가를 비롯한 제작진은 작품을 제작하는 당시에도 그 부분에 대한 걱정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제작이 진행될수록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드라마가 탄생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독특한 전개방식으로 절대 진부하게 흘러가지 않는 드라마, 묘하게 계속 끌리는 드라마, 이것이 우리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의 강점이자 인기의 비결이었다고 생각한다.

Q. 그간 사전제작드라마 성적이 부진했다. '품위있는 그녀'가 시청자들의 반응에 흔들리지 않고 애초에 전하고 싶었던 기획의도를 전달하고, 사전제작드라마로서 이례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는지.

A. 사전제작의 최대 강점은 제작기간이 충분하다는 점이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작가, 연출, 제작진이 각자의 영역에서 우리 드라마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그 방향을 우리의 공동 목표로 두고 함께 나아갔다. 서로간에 합을 맞춰보는 시간이 충분했던 만큼, 자연스럽게 주변의 상황이 어떻든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다. 

'품위있는 그녀'는 사전제작 시스템으로 제작하는 프로그램이기에 정해진 스케줄에 맞춰 늘어지지 않게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촬영에 돌입하면서부터 후반작업 일정까지 스케줄을 꼼꼼하게 계획해놓고 시작했다. 계획해둔 일정 하에 지난 2월 촬영이 종료됐고 20회까지의 모든 후반 작업도 방송 시작 전에 마무리 지었다.

지금까지의 사전제작 드라마는 방송이 시작되고 나서도 시청자들의 반응과 분위기에 따라 편집을 여러 번 수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하지만 '품위있는 그녀'는 애당초 방송 중 편집본을 수정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 사실 방송 후 1, 2부 시청률이 그다지 높지 않아 주변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회차가 거듭될수록 이야기는 더 재미있어지고 시청률도 더 오를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시청자들의 반응에 가장 예민할 수 밖에 없는 방송사 JTBC 역시 이런 제작진의 확신을 믿고 존중해 주었다. 이 점에 대해 감사하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Q. 김희선, 김선아의 캐스팅은 신의 한 수로 꼽히고 있다. 이들 배우의 조합을 생각해낸 이유는.

A. '품위있는 그녀'의 이야기는 독특하고 묘해서 흥미롭다. 이 점이 '품위있는 그녀'가 가진 강점이겠지만 소재 자체의 전형성 때문에 자칫하면 연속극적으로 흘러갈 수 있겠다는 우려를 갖고 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더욱 우아진과 박복자를 중심으로 하는 메인 스토리가 탄탄하게 서있어야 했다. 또한 '품위있는 그녀'는 여자 투 톱 드라마이기 때문에, 스토리 뿐만 아니라 두 주인공이 유발하는 긴장감이나 이들간의 케미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다. 각 역할을 연기할 배우를 캐스팅 하는 데 있어서도 이러한 요인을 간과할 수 없었다.

대한민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표 여배우들 중 비주얼, 연기력, 캐릭터와의 싱크로율, 영향력 등을 고려해 김희선을 우아진, 김선아를 박복자에 대입시켜 보니 그 둘 외에 다른 배우들은 생각나지 않았다. 각 역할에 두 인물이 캐스팅되지 않으면 작품 자체를 엎겠다는 생각으로 캐스팅에 몰두했다.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라는 이야기를 들었으니 뿌듯할 따름이다. 최고의 연기를 펼쳐준 두 배우에게 감사하다.  

Q. 제작진이 본 현장에서의 김희선, 김선아는.

A. 먼저 김희선, 김선아를 비롯한 모든 출연 배우들께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이미 기사를 통해 보도된 바 있지만 추운 겨울에 얇은 옷을 입고 촬영을 했어야 했는데 (엔딩은 한겨울에 찍은 한여름 설정이다) 야외 뿐만 아니라 세트장에서도 입김이 나올 만큼 추웠다. 악조건에서도 어느 배우 하나 불평,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다. 고맙고 감사하다.

소위 여배우와의 작업 현장은 까탈스럽고 힘겹다는 이야기들을 한다. 드라마 현장에서 가장 예쁨 받고 사랑 받아야 할 역할이 여배우이기 때문일 텐데 우리 현장에는 주인공급 여자 배우가 두 명, 강남 사모님들, 안태동(김용건 분) 집안 사람들 그리고 복자 관련 인물들까지 하면 거의 모든 배역이 여자였다. 사실 작품을 준비하면서 많은 여배우들과의 작업이 힘들지는 않을까 염려스럽기도 했는데, 막상 함께 작업을 시작해보니 모든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두 주인공 여배우들이 앞서 나서서 팀 내 단합을 이끌어 줬다. 김희선과 김선아는 카메라 안의 배우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카메라 밖에서도 선생님, 동료들, 후배들을 살뜰히 챙겼다. 한 예로 두 배우는 추운 날씨에 핫팩이나 온열 용품을 모두에게 선물하기도 하고 스태프들 각자의 이름이 새겨진 선물을 챙겨주기도 했다. 그리고 현장에는 아이돌 밥차 부럽지 않은 식사와 간식이 끊이질 않았다. 이 밖에도 여러 훈훈한 에피소드들이 많은데 두 여배우들 덕분에 '품위있는 그녀' 현장이 모두에게 따듯하고 재미있던 현장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현장의 제일 어르신이신 김용건 선생님께 특별히 감사의 인사를 전해 드리고 싶다. 추운 겨울에 너무 고생 많으셨고 우리 모두를 품위 있게 이끌어주셔서 감사하다고.

Q. '내 이름은 김삼순'부터 '케세라세라'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 등을 연출한 김윤철 감독은 여성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연출자로 꼽힌다. 여러 감독들과 작품을 해왔던 제작사로서, 김윤철 감독과 특별한 시너지를 느꼈던 부분은.

A. 제작사 입장에서 감독들과 작품을 제작할 때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다면, 제작비와 관련한 부분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드라마에서 감정적으로 중요한 신이거나 규모가 큰 신들은 상당한 제작비를 필요로 한다. 더구나 '품위있는 그녀'는 강남이라는 부유층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장소나 미술적인 면에서 다른 드라마보다 품이 배로 들었다.

이런 과정에서는 특히 제작자와 연출 사이에 대화가 필요하다. 제작자와 연출 사이에 갈등이 깊어지는 경우도 더러 있는데 김윤철 감독과 작업하면서는 일련의 과정들이 협의나 조율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대화가 수월했다. 중요한 장면에서는 어김없이 제작진의 의견을 물었다. 제작진에 대한 김윤철 감독의 배려심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드라마에서 연출의 역량이 중요하겠지만 '품위있는 그녀'는 김윤철 감독의 연출력이 제대로 발휘된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김윤철 감독은 현장에서 대본의 토씨 하나까지 신경 쓰며 작가의 의도를 존중하는 감독이다. 대본을 토대로 정말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한다. 현장에서 불필요한 딜레이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 캐릭터뿐 아니라 대본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나 장면에 대해, 감독이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를 모두가 정확하게 캐치할 수 있다. 이런 모습들이 현장을 지휘하는 수장으로서 제작진 뿐만 아니라 배우들에게도 깊은 신뢰를 주는 것 같다.

Q. JS픽쳐스는 '힘쎈 여자 도봉순'에 이어 '품위있는 그녀'로 백미경 작가와 함께 했다. 장르나 분위기가 전혀 다른 작품으로 두 번의 성공을 거뒀는데, 제작진이 보는 백미경 작가만의 저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A. 김윤철 감독이 백미경 작가에게 '천재 작가'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힘쎈여자 도봉순'과 '품위있는 그녀' 뿐만 아니라 백미경 작가가 집필한 다수의 드라마 대본을 봤는데 모두 소재와 장르가 다르다. 또한 모든 이야기가 어디에서 들어본 본 적이 없는 이야기이다. '품위있는 그녀'에서 상생을 꿈꾸며 어처구니없이 당당하게 불륜을 저지르는데도 어딘가 미워할 수는 없는 안재석(정상훈 분)이라는 캐릭터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드라마에서 골백번 등장한 불륜남 캐릭터도 백미경 작가를 만나면 특별해 진다. 백미경 작가는 소재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특별한 것 같다. 그러니 '천재 작가'라는 이야기를 들을 만 하다.

'품위있는 그녀'에 "살다 보면 인생은 마냥 기쁘고 좋다기 보다 희로애락(喜怒哀樂)) 중 '로'와 '애'로 점철된 것이 인생이더라"는 내레이션이 나온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로'와 '애'로 둘러 쌓인 인생을 살아가는데, 우리는 그들의 삶을 애잔하게 바라보고 있다가도 피식 하고 웃음짓게 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백미경 작가의 작품에서는 피식 웃는 것을 넘어 사이다 같은 통쾌함도 자주 맛볼 수 있는데, 이러한 지점들이 작가의 마음이 표현된 지점이리라 생각된다. 쉽지 않은 우리네 세상살이에 드라마를 통한 숨쉴 구멍 하나 마련해 주고자 하는 그런 마음이다. 

백미경 작가가 이미 집필한 대본이 여럿 있는데 모두 다 재미있다. 그리고 아직도 작가가 쓰고 싶은 이야기가 많이 있다고 하니 '힘쎈여자 도봉순'과 '품위있는 그녀'를 이을 더욱 새롭고 흥미로운 드라마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Q. 제작진이 꼽는 '품위있는 그녀'의 명장면은.

A.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화제가 된 복자의 성희(이태임 분) 응징 장면과 여러 음식 싸대기(?) 장면들은 촬영을 하는 당시에도 방송되면 많은 이슈가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촬영하면서도 제작진이 속시원했던 부분, 재미있던 부분을 시청자 분들도 그대로 느끼시는 것 같다. 시청자분들이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셨던 그 신들을 명장면으로 꼽고 싶다.

사실 팔이 안으로 굽어서인지 명장면, 명대사가 너무 많다. 아진과 복자의 내레이션 외에도 등장인물들의 대사 모두가 곱씹어보면 '아…!'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래서 특별히 한 장면을 꼽기보다는 회차를 꼽고 싶다. 복자가 욕망을 터트리며 아진과 제대로 대적한 4회 엔딩이 인상적이다. 4회에서부터 '품위있는 그녀'의, 소위 말하는 '포텐'이 터진 것 같다.

그리고 19, 20회 극 말미에 아진이 복자를 집으로 다시 복귀시키게 되고 복자는 태동에게 진심을 내비치고 아진과 복자가 인간 대 인간으로, 여자 대 여자로 진심의 대화를 나누는 장면들이 여러 번 등장한다. 인간 본성에 대해서, 우리네 인생에 대해서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장면들이라 '품위있는 그녀'의 마지막 19, 20회를 기억나는 회차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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