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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매유통 '격변기'…아마존 위협에 멸종 혹은 진화

헤지펀드 '빅쇼트' 베팅 vs 쇼핑몰 건설 지출↑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7-08-19 08:09 송고
폐점 행사 중인 펜실베니아주 브룸스버그의 JP페니 매장 © AFP=뉴스1
폐점 행사 중인 펜실베니아주 브룸스버그의 JP페니 매장 © AFP=뉴스1

미국의 소매유통 업계가 격변기를 보내고 있다. 아마존닷컴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쇼핑몰이 오프라인을 위협, 기존의 대기업들까지 휘청거리는 중이다. 경쟁력이 떨어진 업체들은 시장에서 아예 자취를 감췄다.
특히 미국에서는 수 십년 동안 대형 쇼핑몰과 매장들이 급속도로 늘었다. 그 만큼 온라인의 공세에 가장 큰 위협을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S&P글로벌마켓에 따르면 올 들어 미국에서 파산보호를 신청한 유통업체는 24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개보다 2배 이상 많았다. 2016년 전체 파산업체 18곳을 능가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매업이 혁명적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온라인쇼핑이 미국의 일자리, 주식, 부동산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온라인 시장 점유율이 10%대로 뛰어 올랐고 백화점 매장은 급격하게 줄었다. 결국 대형 소매업체들의 매장 폐쇄로 이어졌다.

부동산 투자신탁업계까지 아마존의 위협을 실감하고 있다. 부동산 신탁들은 주로 쇼핑몰을 매입해 대형 유통업체에 매장공간을 임대해 수익을 냈다. 하지만 매장 폐쇄로 공실이 늘면서 소매유통의 위기가 신용시장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지난 6월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담보증권(CMBS) 연체율은 4년 만에 가장 가파르게 올랐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하지만, 소매유통의 위기가 파이낸싱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국제신용평가업체 무디스는 지적했다. 무디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위기의 쇼핑몰에 노출된 CMBS 비중은 2.1%에 불과하다"며 "부동산 시장에 파급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이러한 위기는 갑자기 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핵심은 전자상거래가 전통적인 소매업계보다 노동력을 덜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라고 FT는 지적했다. 물류와 창고에서 인력 수요가 있겠지만 계산원부터 판매원까지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라진 인력을 상쇄할 정도는 아니다. 매출 100만달러 당 필요한 노동자 수 역시 온라인은 오프라인에 비해 훨씬 작다.

그렇다고 미국에서 오프라인의 소매유통 업체들이 당장 사라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지난 6월 미국 전역의 쇼핑센터 건설지출은 대공황 이후 최대로 불었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투자에 대해 '진화하는 소비수요와 경쟁에 따른 자연스러운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쇼핑몰이 온라인이 대체할 수 없는 소비자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형태로 진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소매섹터에 대해 온통 비관적이다. 많은 헤지펀드들은 미국 소매섹터를 다음 '빅쇼트'(big short)로 부르며 군침을 삼키고 있다. 비스포크투자가 아마존의 급부상으로 타격을 입은 종목들을 모은 '아마존 죽음지수'는 2013년 4월 이후 최저로 밀렸다. 아마존 죽음지수는 2012년 이후 16.5% 올랐지만 같은 기간 S&P1500의 상승률 85.9%을 크게 밑돌았다. 특히 2015년 이후 아마존 죽음지수는 시장수익률보다 크게 밀리며 강세장에서 소외됐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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