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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후퇴에 트럼프 실망감까지…美 실질금리 다시 뚝↓

금융시장, 고성장과 긴축정책 전망 재고(再考)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7-07-24 07:17 송고 | 2017-07-24 08:20 최종수정
뉴욕증권거래소 앞의 청동황소상 © AFP=뉴스1
뉴욕증권거래소 앞의 청동황소상 © AFP=뉴스1

한동안 빠른 속도로 반등하던 미국의 실질금리가 다시 후퇴하고 있다. 미국 경제성장 전망을 다시 낮춰보고 있는 금융시장의 분위기를 역설하는 현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성장 기대감이 흔들리는 데다 통화 정책도 오락 가락 하는 중이다. 

미국의 실질 시장금리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물가연동국채(10년물) 수익률은 지난 20일 0.530%에서 21일 0.483%으로 떨어졌다. 이달 7일 기록했던 최근 고점 0.646%과 비교해서 크게 밀렸다. 실질금리는 미 국채 투자자들이 이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질적 구매력을 반영하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경제 지표 부진, 트럼프의 고성장 정책 전망 후퇴 등 변수들로 인해 현재 실질금리가 낮아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설명했다. 역설적이게도 실질금리가 올라도 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져 소비자와 기업에 부채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면 성장 전망이 더 억제되고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이례적 통화 부양을 줄이기에 더욱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다.

실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달 27일 포트투갈 신트라에서 강력한 긴축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지난주 정책회의에서는 기존의 완화적 스탠스를 재확인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역시 인플레이션 둔화가 일시적이라며 강력한 자신감을 드러냈다가 이달 초 의회 보고에서는 금리 인상이 조기에 종료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페더레이트 인베스터스의 도널드 엘렌버거 멀티섹터 전략본부장은 "실질금리가 계속 낮아진다는 것은 잠재적 성장률도 낮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재정부양 희망이 더욱 요원해지고 인플레이션도 연준의 2% 목표에서 멀어지고 있다. 옐런은 이달 초 연준 정책금리가 자연금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실질 금리가 떨어지면서 장기 조달비용도 후퇴했다. 미국의 30년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20일로 끝나는 일주일 동안 3.96%로 떨어져 전주의 4.03%에서 멀어졌다.

미국 실질금리는 다른 자산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드라기의 신트라 연설로 불붙었던 채권 매도세로 실질금리가 상승했을 때 금과 은 선물은 떨어졌다. 실질금리가 오르면 이자가 없는 금과 은의 가격은 떨어진다. 하지만 다시 실질금리가 떨어지면서 최근 며칠 금과 은은 다시 오름세를 나타냈다.

미국의 정크본드도 실질금리에 따라 오르 내렸다. 금융정보업체 리퍼에 따르면 미국 정크본드를 추종하는 채권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지난 5주 가운데 4주 동안 자금이 순유출됐다.

론 산체스 피두시에러트러스트 수석투자책임자는 "극단적으로 완화적인 통화정책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 정책 변화)가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겠지만 주식 혹은 정크본드에서 거대한 조정을 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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