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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 중국 시진핑 ‘아부 천하’가 열리고 있다

(서울=뉴스1) 박형기 중국 전문위원 | 2017-07-17 15:49 송고
편집자주 한때 한국 천주교회에서 ‘메아 쿨파(Mea culpa)’ 운동을 한 적이 있었다. 메아 쿨파는 라틴어로 ‘내 탓이오’란 뜻이다. 따라서 ‘시나 쿨파(Sina culpa)’는 ‘중국 탓’이란 뜻이다. 중국이 굴기하면서 전 세계에, 특히 이웃인 한국에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다. 웬만하면 중국 탓인 시대가 온 것이다.
중국 최대의 도시가 충칭(重慶)직할시다. 한 도시에 무려 4000만 명이 살고 있다. 한국 인구와 맞먹는다. 그런데 충칭시 당서기만 하면 낙마하는 묘한 징크스가 생기고 있다.

지난 2012년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한때 라이벌이었던 보시라이(薄熙來)가 충칭시 당서기로 근무하던 중 낙마한데 이어 유력한 차기 주자였던 쑨정차이(孫政才) 현 충칭시 당서기도 15일 전격 해임됐다.  

쑨정차이 충칭시 당서기는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당서기와 함께 '포스트 시진핑 시대'의 투톱으로 꼽혔었다. 쑨정차이의 후임에는 시 주석의 핵심 측근인 천민얼(陳敏爾) 구이저우성 당서기가 기용됐다. 

후춘화와 1963년 동갑인 쑨정차이는 5년 전 18차 당 대회에서 최연소(49세)로 정치국에 입성했다. 이번에 정치국 상무위원에 진입했다면 차기 주석 또는 총리까지 넘볼 수 있는 인물이었다. 

중국 공산당은 5년마다 열리는 당 대회에서 모두 25명의 정치국 위원을 뽑는다. 이중 7명을 골라 중앙 정치국 상임위원회를 구성한다. 상임위에 진입하면 주석, 총리 등 공산당 최고위 간부를 맡게 된다. 

새로 기용된 천민얼은 시 주석이 저장성 당서기를 지내던 시절 선전부장을 지낸 측근이다. 즉 시진핑의 직계 인맥인 것이다. 천민얼은 차기 상임위 7명 안에 진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쑨 서기는 현재 부패 혐의로 당기율 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쑨 서기 해임의 진짜 이유는 전임 당서기였던 보시라이의 적폐를 청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때 시진핑 주석과 라이벌 관계였던 보시라이는 공산당 '8대 원로' 중 하나인 보이보(薄一波)의 아들로 시진핑과도 친했었다. 보시라이와 시진핑은 같은 태자당이다. 시진핑의 아버지 또한 부총리까지 지낸 당원로였다. 이들은 어린 시절, 중국 권력층이 거주하는 중난하이에서 서로 호형호제하던 사이였다. 보이보가 네 살 연상이었다. 

그러나 권력은 둘이 나눌 수 없는 것. 시진핑이 집권하기 위해서 사석에서는 형이라고 부르는 보시라이를 쳐내야 했다.

보시라이는 2007년 충칭시 당서기로 발령 난 이후, 조폭과의 전쟁을 선언해 대중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 이로 인해 그는 전국적 지도자로 부상했다.

그의 세력이 커지자 견제 또한 커졌다. 그런 와중에 그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가 영국의 사업가인 닐 헤이우드 살인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났다. 헤이우드는 보시라이 일가의 재산관리를 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과정에서 보시라이 부부의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불법 자금 의혹이 불거졌다. 결국 보시라이는 낙마할 수밖에 없었다.

2012년 충칭시 당서기로 발령난 쑨정차이의 가장 큰 임무는 보시라이와 관련된 적폐청산이었다. 그러나 지난 2월 공산당 당기율위원회는 쑨정차이의 적폐청산 활동이 충분치 못하다고 비판했다. 이미 그때 낙마가 예고된 것이었다. 그는 시진핑의 직계인맥이 아니다. 원자바오(溫家寶) 전총리의 인맥이다. 중국은 점점 시진핑 '1인 천하'가 돼가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중국은 시진핑 주석을 희화화했다는 이유로 온라인상에서 곰돌이 푸의 만화도 삭제하고 있다.
 
FT 갈무리
FT 갈무리

시진핑 ‘1인 천하’를 넘어서 시진핑 ‘아부 천하’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아부는 부패의 지름길이고, 부패는 멸망의 첩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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