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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강' 치닫던 금호타이어 상표권 논란, 해결 실마리 찾나?

채권단, 수정안 제시 움직임…협상국면
"갈등 핵심은 금호타이어 매각 자체, 진통 클 것"

(서울=뉴스1) 백진엽 기자, 오상헌 기자 | 2017-06-25 17:21 송고 | 2017-06-25 18:13 최종수정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2017.6.2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해 갈등을 빚고 있는 상표권 관련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다만 재계에서는 대립의 양축인 박삼구 회장의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채권단의 골이 깊기 때문에 아직까지 상황을 예단할 수 없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강대강' 금호타이어 상표권 분쟁, 협상국면 조짐

25일 금융권과 재계에 따르면 '강대강' 국면으로 흘러가던 금호타이어 상표권 관련 분쟁이 조금씩 협상 국면으로 접어들 조짐이 보이고 있다.

우선 그동안 더블스타타이어(금호타이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의 선결 조건을 강요하던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채권단)측에서 금호그룹과 상표권에 대한 협상을 할 것이라는 움직임이 파악됐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금호산업, 더블스타와 상표권 관련 협상을 하고 있다"며 "이번주 중 협의 결과를 설명하는 회의를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금융권에서는 채권단이 이번주 금호산업에 상표권 사용 조건 수정안을 제안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타이어 인수와 관련해 문제가 됐던 상표권 논란은 표면적으로는 사용요율을 중심으로 한 조건이 문제다. 더블스타와 채권단은 5+15년 사용에 연매출의 0.2%, 그리고 더블스타가 원할 때 일방적 해지가 가능한 조건을 금호측에 요구했다. 반면 금호측은 20년 사용에 연매출의 0.5%, 그리고 일방적 해지 불가라는 조건을 걸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양측은 이 조건에서 서로 한발도 물러나지 않았다. 금호측은 자신들의 조건이 업계 등의 현실을 반영한 합리적인 조건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채권단은 금호때문에 금호타이어 매각이 무산될 경우 박 회장의 경영권과 우선매수청구권 박탈은 물론 금호 계열사와의 거래 중단도 고려할 것이라며 압박했다.

재계에서는 이처럼 '강대강' 구도로 흐르던 것이 주말을 지나면서 조금씩이나마 대화의 여지를 두는 분위기로 흐른다고 전했다. 채권단이 수정안을 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부터 협상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최악의 상황 피하려는 금호와 채권단, 협상 급물살?

이와 관련 재계와 금융권에서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갈 경우 금호와 채권단 양측 모두 좋을 것이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단 채권단의 경우 매각이 무산될 경우 모든 책임을 박 회장과 금호그룹에 떠넘기고 그에 대한 응분의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결코 바라는 상황은 아니다. 어떻게든 금호타이어를 더블스타에 매각하고 손을 터는 것이 채권단이 바라는 최선의 그림이다. 금호그룹 압박카드는 채권단이 선택할 수 있는 차선도 아닌 차악의 카드라는 설명이다.

금호그룹 역시 금호타이어 상표권으로 인해 최악의 경우 그룹 모든 계열사들이 금융권과 등을 돌리게 되는 상황을 바랄 리 없다.

아울러 지난주 마무리된 금호홀딩스의 금호고속 인수를 이번 상황과 엮어서 보는 시각도 있다. 금호홀딩스는 금호고속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자체 자금 25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재계와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 자금 중 상당부분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가지고 있던 자금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당초 금융권에서 조달하고자 했던 자금이 금호타이어 문제로 금융권과 사이가 벌어져 쉽지 않자 금호타이어를 위한 자금을 금호고속 인수에 사용했다는 추정이다. 이는 결국 박 회장과 금호측이 확실한 금호고속 인수에 힘을 싣고, 금호타이어와 관련해서는 인수가 어려운 만큼 상표권 등으로 얻어낼 수 있는 만큼 얻어내겠다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 아니냐는 예상으로 이어진다.

이에 대해 금호그룹측은 "금호고속 인수와는 전혀 상관없다"며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모르지만, 과거 금호타이어 인수하고자 했을 때에도 외부 전략적투자자(SI)를 모아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형태로 추진했다"고 부인했다.

◇"갈등 핵심은 금호타이어 매각 자체, 진통 클 것"

한편 양측이 협상을 한다고 하더라도 단기에 해결될 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많다. 양측의 갈등이 단순히 사용요율 등의 숫자 문제가 아니라 금호타이어 매각에 대한 근본적인 입장차이기 때문이다.

재계 등에 따르면 채권단은 박 회장이 상표권을 문제로 삼는 것은 사용조건 때문이 아니라 금호타이어를 포기하기 싫어 방해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더블스타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박 회장측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때 컨소시엄 구성은 안된다는 조건을 걸기도 했다.

반면 금호측은 기본적으로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불공정하기 때문에 재입찰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 왔다. 그러면서도 채권단이 밀어붙일 경우 매각에 협조할 생각이지만 상표권 사용조건이 너무 더블스타에 유리하게만 돼 있기 때문에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상표권 사용조건을 둔 논란으로 보이지만 갈등의 근본은 금호타이어 매각에 대한 양측의 골"이라며 "최악을 피하기 위해 양측이 협상을 통해 해결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지만, 그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jineb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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