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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IB 훈풍' 기다렸던 건설사, 참여엔 소극적 왜?

AIIB, 제주서 총회 열고 2건 프로젝트 대출…1년새 외연 확대
"AIIB 등 MDB 사업 참여 경험 적고 中 기업 수주 독식 우려 ↑"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2017-06-25 07:30 송고
16일 제주ICC에서 열린 '제2회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연차총회' 개회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각국 대표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2017.6.16/뉴스1
16일 제주ICC에서 열린 '제2회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연차총회' 개회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각국 대표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2017.6.16/뉴스1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외연을 확대하고 있지만 국내 건설업계는 여전히 계산기만 두드리고 있다. AIIB 출범을 앞두고 보였던 기대감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업계가 AIIB와 같은 다자간개발은행(MDB)을 활용한 해외수주 경험이 적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기획재정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AIIB는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제주도에서 제2차 연차총회를 개최했다.

중국이 주도하는 AIIB는 아시아 지역 개발도상국의 교통-통신-건설 등 인프라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지난해 공식 출범했고 우리나라의 지분율은 4.07%로 전체 77개 회원국 중 다섯 번째로 높다.

AIIB 출범을 무엇보다 반긴 곳은 국내 건설업계다. 전체 5위 지분율 등 상대적으로 높은 위상을 앞세워 침체된 해외수주의 물꼬를 터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건설업계의 해외수주실적은 내리막을 걷고 있다. 2014년 660억달러를 기록한 이후 2015년 461억달러 2016년 282억달러 등 실적이 급감했다. 해외수주가 급격히 줄어든 데에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국내 건설업계의 텃밭이었던 중동의 발주물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가 눈길을 돌린 곳이 바로 아시아 시장이다.

김기완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 소장은 ""AIIB가 국제금융기구 중 후발주자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중국과의 직접적인 관계보다는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투자를 타깃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 공사현장.(뉴스1 자료사진)© News1
국내 건설사의 해외 공사현장.(뉴스1 자료사진)© News1

하지만 아직까지는 국내 기업의 참여가 저조하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현재까지 국내 기업이 AIIB로부터 지원받은 융자액은 8700만달러로 전체 지원액(25억9000만달러)의 약 3.3% 수준이다. 이마저도 공기업인 한국수자원공사가 받은 융자액이다. 민간기업 중에는 터키 '차나칼레 현수교 건설 사업'을 수주한 대림산업·SK건설 컨소시엄이 융자를 신청했다.

AIIB는 현재 16개 인프라 프로젝트에 25억9000만달러를 지원했고 연말까지 7억7000만달러를 더 지원할 계획이다. AIIB는 이번 총회에서 1억5000만달러를 인도 인프라펀드에 직접 투자하고 조지아 도로건설사업(1억1400만달러)과 타지키스탄 뉴렉 수력발전소 재생 사업(6000만달러)에 대출해주기로 했다.

건설사들이 AIIB 프로젝트 참여를 주저하는 이유 중 하나는 MDB 사업이 낯설다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사업을 수주할 때 발주처를 통해 직접 수주했다. MDB 사업은 절차가 복잡하고 승인과정이 오래 걸려 상대적으로 오래 걸린다. MDB 사업을 통해 자금을 지원받은 건설사는 현대엔지니어링 뿐이다.

또 AIIB의 주도국인 중국 기업이 수주를 독식할 것이라는 관측도 이유로 꼽힌다. 실제 지난해 6월 중국에서 열린 제1차 총회에서 결정된 프로젝트 융자액(5억900만달러)의 절반에 가까운 2억달러를 중국 기업이 가져갔다. 중국은 AIIB의 지분 32.33%를 보유해 1위국이다. 중국은 AIIB를 통해 시진핑 정부의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구체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AIIB 등 MDB를 활용한 프로젝트 발주가 많아질 것이라며 국내 건설사가 경험을 쌓는 차원에서라도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MDB 사업이 아직 낯선 게 사실"이라며 "수주 규모를 떠나 해당 국가에서 트랙 레코드(track record)를 쌓아두는 게 향후 수주를 위해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정부 역시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국내 기업의 해외 인프라 수주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yagooj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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