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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편의 오디오파일] 문과 출신들을 위한 오디오사전 ③

(서울=뉴스1) 김편 오디오칼럼니스트 | 2017-06-19 06:03 송고
오디오 사전 3번째 편. 필자가 지금까지 각종 매체에 기고한 오디오 리뷰 중에서 오디오 관련 특정 개념이나 용어 설명이 포함된 단락만을 뽑아 만들어봤다. 필자가 틈나는 대로 공부해서 깨우친 것들이다. 앞으로도 비정기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20. 클래스D 증폭

클래스D는 앰프의 증폭 방식 중 하나로, D는 디지털(Digital)의 'D'가 아니라 클래스A, 클래스B, 클래스AB, 클래스C에 이은 순서만을 뜻한다. 다른 증폭방식과 다른 점은 △아날로그 입력 신호를 일단 디지털 신호인 펄스(Pulse. 높이는 똑같지만 폭이 서로 다르다)로 바꾼다는 것 △펄스의 폭(width)에 해당하는 만큼 스위칭(switching) 시간을 달리해 증폭을 일으킨다는 것 △이 고속 스위칭을 담당하는 소자가 바로 트랜지스터라는 것, 이 셋이 핵심이다. 영미권에서 클래스D 증폭을 스위칭 증폭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참고로 아날로그 신호를 폭이 저마다 다른 펄스 값으로 만들어주는 방식이 바로 그 유명한 PWM(Pulse Width Modulation. 펄스 폭 변조)와 PDM(Pulse Density Modulation. 펄스 밀도 변조)이며, 해당 장치로 트라이앵글 웨이브 발진기(Triangle Wave Generator) 등이 사용된다. 그리고 위칭 증폭된 펄스 신호는 최종적으로 커패시터와 코일로 이뤄진 로우패스 필터를 거친 후 다시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되는데, 로우패스 필터가 필요한 것은 스위칭 증폭 원리상 스위칭 주파수 자체가 일종의 '노이즈'라 할 초고주파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클래스D 앰프의 장점은 효율이 높다는 것, 제조단가가 저렴하다는 것, 발열이 적다는 것, 전원공급장치 전압이 낮아도 작동한다는 것, 전력소모가 적다는 것 등이다. 하지만 단점도 있는데, 무엇보다 로우패스 필터를 거치면서 원래 아날로그 신호의 고주파 대역을 건드릴 수 있다는 위험이 상존한다. 특히 스피커는 주파수에 따라 임피던스가 요동을 치는데, 이러한 스피커에 물려 있는 파워앰프에서는 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흔히 클래스D 앰프가 고역에서 롤오프가 일어나거나 심지어 가청대역대까지 잘라먹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몰라몰라 모노블럭 파워앰프 칼루가(Kaluga) 리뷰 중에서)

몰라몰라 Kaluga © News1

21. 아큐톤 유닛의 컷아웃

'듀크(Duke) 2'는 과연 지난 2005년에 나왔던 오리지널 'Duke'에 비해 뭐가 달라졌을까. 둘의 사진만 비교해보면 금세 알 수 있는 것은 유닛의 차이다. 둘 다 1인치 아큐톤 세라믹 트위터와 7인치 아큐톤 세라믹 미드베이스 드라이버를 쓴 것은 똑같지만, 오리지널 'Duke'의 경우 트위터 양쪽에 검은 원형 점(Cutout)이 2개 있었던 데 비해 'Duke 2' 트위터에는 없다. 반대로 오리지널 'Duke' 미드베이스 드라이버에는 없던 이 컷아웃이 'Duke 2' 미드베이스 드라이버에는 있다. 유닛 자체가 달라진 것이다.

마르텐과 아큐톤에 따르면 이 '컷아웃'은 진동판(멤브레인)의 공진을 제거하고 쓸데없는 '피크'를 없애기 위해 박막(멤브레인)의 양쪽 일부를 동그랗게 도려낸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제조과정이 극도로 어려운 데다 특히 작은 지름인 트위터의 경우 자칫 멤브레인을 약하게 만들 수 있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Duke 2'에서는 이 컷아웃을 없앤 아큐톤의 진화형 '셀'(CELL) 트위터를 채택했다. 즉, 멤브레인과 음성 코일, 서라운드 설계 개선을 통해 트위터의 공진 주파수 자체를 높게 끌어올려 컷아웃이 필요 없게끔 한 것이다. 이에 비해 미드베이스 유닛에는 투명도와 해상력을 높이기 위해 컷아웃 기술을 도입한 아큐톤의 'E' 타입 유닛을 탑재했다. (마르텐 스피커 Duke 2 리뷰 중에서)

마르텐 스피커 Duke 2 © News1

22. 뮤팔로어 회로

좀 더 따져보자. 진공관 프리단은 유명 쌍삼극관인 '12AU7'을 채널당 1개씩 '싱글엔드'로 구동한다. 그러면서 12AU7에 들어간 2개의 3극관을 소위 '뮤팔로워'(mu-follower) 회로로 연결시켜 극도로 낮은 출력 임피던스를 얻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즉, 2단 증폭이 이뤄지는 통상 쌍삼극관의 경우 2번째 삼극관의 플레이트에서 최종 증폭 신호가 빠져나오는데 비해, 뮤팔로워 회로를 쓴 쌍삼극관에서는 2번째 삼극관의 캐소드에서 최종 증폭 신호가 빠져나온다. 따라서 증폭에서는 그만큼 손해를 보지만 대신 낮은 출력 임피던스를 뽑아낼 수 있어 플레이트 팔로워 방식보다 더욱 강력한 힘을 낼 수 있다. 상식적으로 임피던스가 낮으면 더 많은 전류를 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 뮤팔로워 회로는 2번째 삼극관의 캐소드에서 최종 증폭 신호를 뽑아낸다는 점에서 일본에서 개발된 'SRPP'(Shunt Regulated Push-Pull) 회로와 유사하지만, 2번째 삼극관 주변 회로에 저항 2개와 커패시터 1개를 더 추가해 더 많은 전류 귀환(feedback)을 건다는 점이 다르다. 때문에 게인을 SRPP보다 더 많이 확보하면서도 최종 출력 임피던스를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실 '뮤팔로워'라는 이름도 해당 진공관의 전압증폭률(뮤. mu)만큼 게인을 확보할 수 있다는데서 비롯됐다. (압솔라레 인티앰프 Signature Integrated Amp)

압솔라레 인티앰프 Signature Integrated Amp © News1

23. 디퓨저

디퓨저(diffuser)는 말 그대로 음들을 분산시키는(diffuse) 물체다. 국어사전을 보자. '분산 : 갈라져 흩어짐'. 즉 스피커에서 나온 직접음이 디퓨저에 부딪히면 그 음이 갈라져 여러 방향으로 흩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면 왜 분산을 시킬까. 분산이 안 된 반사음(reflect)은 음향 재생에 온갖 해악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 국어사전을 보자. '반사 : 일정한 방향으로 나아가던 파동이 다른 물체의 표면에 부딪혀 나아가던 방향을 반대로 바꾸는 현상'. 맞다. '반사'는 입사각과 반사각의 원리다. 첫 반사음은 에너지가 상당하므로 직접음과 반드시 그리고 시간차를 두고 섞일 수밖에 없다. 결국 음향의 선명함을 없애고 음향을 왜곡, 착색시키는 주범이다.

디퓨저는 독일의 음향 물리학자 만프레드 슈뢰더(Manfred R. Schroeder)가 1970년대에 처음 개발한 이래, 'MLS 디퓨저' 'QRD' '2차원 QRD' 순으로 발전해왔다. 'MLS 디퓨저'(Maximum Length Sequence based Diffuser)'는 요철 모양의 패널이라고 생각하면 알기 쉽다. 패널에 파여진 홈의 깊이는 똑같지만 그 폭을 달리함으로써 직접음을 분산시키려 한 설계다. 공식에 따르면 이 홈의 폭은 분산시키려는 주파수 파장의 2분의 1 혹은 그보다 작아야 한다고 한다. 'MLS 디퓨저' 각 홈의 폭이 다 다른 것은 그만큼 여러 주파수를 동시에 분산시키려는 의도다. 그리고 홈의 폭이 아무리 넓어야 10cm에 불과한 점을 떠올리면 'MLS 디퓨저'는 기본적으로 1kHz 이상의 중저역대 주파수를 겨냥한 것이 분명하다.

'QRD'(Quadratic-Residue Diffuser)는 홈의 폭만 아니라 깊이에도 변화를 준 디퓨저다. 이에 따라 핸들링할 수 있는 주파수대역이 'MLS 디퓨저'에 비해 훨씬 늘어났고, 핸들링할 수 있는 최고 주파수가 'MLS 디퓨저'보다 조금 더 늘어났다고 한다. 하지만 'QRD' 역시 주로 중고역대를 보완하는 디퓨저다. 팬 홈(영어권에서는 이를 'well'(우물)로 표현한다)이 좁을수록 분산시킬 수 있는 최고 주파수값이 올라가고, 홈이 깊을수록 분산시킬 수 있는 최저 주파수값이 내려간다. 쉽게 말해 좁은 홈은 고역대, 깊은 홈은 중역대를 커버하기 위한 설계라는 얘기다. 또 홈의 개수가 작을수록 핸들링할 수 있는 최저 주파수 값이 내려간다고 한다.

'2차원 QRD'는 'QRD'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QRD'가 서로 다른 넓이와 깊이를 가진 홈을 길게 늘인 구조라면, '2차원 QRD'는 이를 가로, 세로로 동시에 확장한 구조다. 디퓨저 전체 모양이 'QRD'에 비해 좀더 입체적이고 불규칙적이다. 사각형 책상위에 장난감 블록인 레고로 서로 다른 높이와 간격을 가진 빌딩 여러 채 세운 경우를 떠올리면 된다. 한 디퓨저 전문제작사는 이런 모습에서 착안, 자신들이 만든 '2차원 QRD'를 '스카이라인 디퓨저'(Skyline Diffuser)라 칭하기도 했다. (카이저 어쿠스틱스 디퓨저 SD1 리뷰 중에서)

카이저 어쿠스틱스 디퓨저 SD1 © News1

24. 정재파

저번 음향분산판과 이번 음향 패널을 시청하면서 개인적으로 크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이 '룸 어쿠스틱', 그 중에서도 '반사파'(Reflective wave)와 '정재파'(Standing wave)다. 분산판과 음향패널을 부착한 전후의 음향이 워낙 큰 차이가 났기에 누구보다도 필자 자신을 이해시켜야 했고, 그 과정에서 개념적으로 반드시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산'이 바로 반사파와 정재파였던 것이다. 특히 이번 'FP3'는 정재파의 에너지를 흡수함으로써 해상도와 정위감 측면에서 좀더 선명한 음향을 얻는 원리이기에, 정재파는 아예 작정하고 파고들어 가봤다.

정재파는 스피커에서 나온 직접음이 벽면을 맞고 튀어나온 반사음과 만나 중첩되거나(peak), 소멸되는(dip) 현상이다. 그래서 '스탠딩'(Standing)이다. 물론 파동의 산과 산이 만나면 정점(피크)이고, 산과 골이 만나면 골짜기(딥)다. 그러나 모든 주파수의 음이 정재파가 되는 것은 아니고, 스피커가 놓인 정육면체 공간의 크기에 따라 정재파를 일으키는 특정 주파수가 정해져 있다. 즉 양 벽면(스피커가 놓여진 전면 벽과 반대편 벽)의 거리에 따라 이미 운명적으로 정재파 주파수가 정해져 있다는 얘기다. 공식은 공기의 속도(340m/s)를 거리(L)의 2배로 나눈 값이다. 즉, 정재파 주파수(f)는 '340 / 2 x L'인데, 이는 최저 정재파 주파수이고 이후 정수배(2배, 3배, 4배..)에 해당하는 주파수들도 정재파를 일으킨다.  

몇 가지 수치를 집어넣어 보자. 전면과 후면 벽 사이의 거리가 4m이면, 정재파 주파수는 42.5Hz, 85Hz, 127.5Hz 등이다. 거리가 5m이면, 정재파 주파수는 34Hz, 68Hz, 102Hz 등이고, 거리가 10m라면 17Hz, 34Hz, 51Hz 등이다. 즉, 정재파는 주로 저주파수에서 발생하고, 감상실이 커질수록 일어나기 힘들어진다. 피크를 이룬 정재파를 우리 몸이 느낄 때 흔히 '저역 과다 = 부밍'(booming)이라고 부르고, 좁은 방일수록 정재파의 피크와 딥 문제가 심각해지는 이유다. 이에 비해 고주파수는 파장이 아주 짧으므로 현실의 감상실에서 정재파를 일으키기는 힘들다. 예를 들어 5kHz 파동이 정재파를 일으키려면 양 벽면 거리가 0.034m여야 한다. 3.4cm라면 그냥 주사위 수준이다.

이번에는 정재파를 속도(Velocity)와 압력(Pressure)의 관점에서 살펴보자. 이 '속도'와 '압력'이 높을수록 피크와 딥이 세지고 음을 더 왜곡시킨다. 우선 '속도'는 우리가 일상에서 말하는 '빠르다'는 개념이 아니다. 이동한 거리를 기준 시간으로 나눈 값, 즉 진폭의 변화를 기준 시간으로 나눈 값이다. 따라서 진폭이 가장 클 때(꼭짓점이 가장 높거나 낮을 때) '속도'가 가장 높고, 진폭이 가장 작을 때(0일 때) '속도'가 가장 낮다. 음향학에서는 이 '속도'가 0인 지점, 즉 진폭의 변화가 0인 지점을 '노드'(node)라 부르는데 쉽게 말해 파동이 위아래로 출렁이며 '0'을 관통하는 지점이 바로 노드다. 그리고 이 노드에서 '압력 = 음압'은 최대가 된다. 즉, '속도'와 '압력'은 서로 반비례 관계다.

예를 들어 양 벽면 사이의 거리가 6m인 리스닝룸의 첫번째 정재파는 28.3Hz이다. 이 정재파의 노드(최대 음압)는 양 벽면이고, 양 벽면 사이의 1/2 지점은 진폭이 가장 크기 때문에 '속도'가 가장 빠르다(최저 음압). 즉 진폭이 가장 큰 1/2 이 지점이 음향학에서 말하는 28.3Hz 정재파의 '앤티노드'(antinode)이고, 양 벽면이 '노드'인 것이다. 그런데 2배수 정재파인 56.7Hz에서는 양 벽면 사이의 2분의1 지점이 이번에는 노드가 된다. 주파수가 2배로 높아진 대신 파장이 2분의1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4배수 정재파인 113.3Hz에서도 2분의1 지점이 노드가 된다. 반대로 홀수배 정재파(85Hz, 141.6Hz 등)에서는 1/2 지점이 언제나 앤티노드가 된다.

그러면 다시 원점으로. 왜 정재파가 리스닝룸에서 문제가 되는 것일까. 스피커에서 처음 나온 원음을 심각히 왜곡시키기 때문이다. 정재파가 아닌 반사파들도 직접음을 교란하고 왜곡시키는 마당에, 피크와 딥을 일으키는 정재파의 해악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정위감은 흔들리고 해상도는 낮아진다. 더욱이 청취 위치에 따라서도 피크와 딥이 다르게 느껴진다. 6m 거리의 리스링룸 중간에 앉아있으면 28.3Hz 정재파의 피크(앤티노드 = 최소음압)와  56.7Hz 정재파의 딥(노드 = 최대음압), 85Hz 정재파의 피크(앤티노드) 등을 동시에 체험하고, 3분의 1 앞이나 뒤에 있으면 85Hz 정재파의 딥(노드)을 '만끽'(?)할 수 있다. 결국 어떠한 '조치'가 없다면, 백이면 백 사람이 그냥 자신의 리스닝룸이 만들어내는 고유의 소리, 정재파의 소리만을 들을 뿐이라는 얘기다. (카이저 어쿠스틱스 음향패널 FP3 리뷰 중에서)

카이저 어쿠스틱스 음향패널 FP3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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