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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꺼진 90년대 닷컴열풍…비트코인 열풍, 과연 버블일까

[박영숙의 미래여행]

(서울=뉴스1) 박영숙 세계미래보고서 2055 저자 | 2017-06-18 12:11 송고 | 2017-06-19 12:01 최종수정
© News1
0.05달러에서 2420달러까지 상승한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을 보고 있노라면 시장에서 흔히 말하는 버블 현상을 떠올리게 된다. 과연 비트코인은 90년대 '닷컴 열풍'과 같이 거품이 사라지면 붕괴되고 마는 걸까?

실제 시장에서는 튤립 광풍, 골드러시, 닷컴 붐과 같이 자주 거품이 발생해 왔다. 최근에는 디지털 화폐인 비트코인 붐이 대세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420달러보다 다소 하락했지만, 2개월 전과 비교하면 두 배나 늘었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0.05달러였던 2010년 7월에 1000달러어치의 비트코인을 구매할 만큼 현명하거나 운이 좋았던 사람이라면 지금은 4600만 달러를 벌었을 것이다. 이러한 가파른 가격 상승에 다른 암호화폐들의 가치도 덩달아 급증했다. 비트코인과 유사한 암호 화폐의 총 시장가치는 벌써 약 800억 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이같은 상승세가 지속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실 비트코인이라는 단어에는 거품이라는 꾸밈이 따라 붙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단순하게 거품이라는 낙인을 찍기보다 무엇이 가격을 상승시키는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비트코인이 단지 투기적 광기에 불과한지 아니면 교환 매체 또는 가치를 저장하는 매체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비트코인의 가격 급등을 가상의 튤립 광풍(tulipmania)이라고 생각해보자. 튤립 광풍이란 1630년대 네덜란드에서 튤립 꽃에 대한 투기열풍이 불기 시작하여 왕족부터 날품노동자, 하녀들에 이르기까지 전 국민이 튤립 재배와 사재기 열풍에 휩쓸렸던 사건이다. 그 당시 튤립 가격은 한 해 동안 60배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유명하다. 튤립 한 뿌리의 가격이 암스테르담의 고급주택 한 채 가격과 맞먹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가격이 폭락해 튤립 한 뿌리는 일주일 사이 양파 가격과 같은 수준이 되어버렸다.

이는 자산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가격 상승 그 자체가 더 많은 구매자를 끌어들이는 광적인 히스테리였다. 비트코인의 최근의 궤적 역시 이와 마찬가지 상태로 보인다. 소매 투자자들은 늘어나고, 비트코인에 익숙한 투자자들은 이더리움(Ethereum)과 ICO(초기 투자)로 옮겨가며 베팅한다. 사기꾼들의 낙원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비트코인은 튤립과는 달리 실제로 사용되고 있다. 비트코인을 이용하여 피자에서 컴퓨터까지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튤립이 적절한 비유가 아니라면 금은 어떨까? 실제로 비트코인은 금과 많은 유사점을 나타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가치를 저장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많이 흔들려서는 안된다. 비트코인은 2013년 말의 1100달러에서 한 해 뒤에는 200달러까지 하락했다가 다시 사상 최고치까지 상승했다. 규제당국에서도 비트코인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가격 상승의 일부 요인은 비트코인을 다른 화폐와 동일하게 취급하려는 일본의 결정에도 영향을 받았다. 비트코인 시스템은 한계를 가지고 있고 개발자들은 시스템이 처리할 수 있는 교환의 수를 늘리는 방법에 대해 동의하지 않고 있다. 그 결과 거래 비용은 평균 4달러에 이르며 확인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의 형태가 아니라 유로나 엔, 달러와 같은 교환수단이 되고자 하는 더 높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이 다른 암호화폐와 다른 점은 무엇일까? 가장 좋은 비교를 하자면 1990년대 말에 있었던 인터넷과 닷컴 붐을 들 수 있다.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암호화폐도 혁신을 구현하고 더 많은 일을 발생시킨다. 비트코인은 은행과 같은 특정한 당사자가 없이도 공공 데이터베이스(블록체인)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실험이다.

해외 국가 중에 조지아는 정부 기록의 보안을 지키기 위해 블록체인을 사용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그 이상의 실험을 위한 플랫폼이다. 예를 들면 이더리움은 비디오 게임에서 온라인 마켓에 이르는 모든 프로젝트의 자금을 모금하고 토큰을 발행할 수 있다. 토큰은 프로젝트 내에서 사용되거나 거래될 수 있는 사적인 화폐다. 이러한 ICO는 신중하게 다루어져야 하지만 흥미로운 발명품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더리움의 팬들은 아마존과 페이스북과 같은 기술 과점 대기업을 목표로 하는 분산화된 신생 기업이 만들어지기를 희망한다.

이러한 방식은 혁신을 만들어내는 위험한 방법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투자자들은 투자 금액을 모두 잃을 수도 있다. 또 하나의 자산이 붕괴되면 다른 것에도 영향을 미쳐 금융 시스템을 흔든다. 그러나 암호 화폐의 경우에 이런 위험은 제한적이다. 암호 화폐를 구매하는 사람들은 위험을 인식하고 있으며, 암호 화폐는 상당히 독립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 전염되기 어렵다.

결국,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 현상은 건강한 버블이다. 다만, 규제당국은 암호 화폐들이 마약 거래와 같은 범죄행위의 경로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럼에도 당국의 규제 방침이 너무 뾰족하면 거품을 찔러 유용한 혁신을 상실하게 만들 수 있다. 암호화화폐들은 이미 거친 항해를 거쳐 안정되고 있다. 편리함을 맛본 사람들은 다시 되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k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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