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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홀인원 4번 대박 난 그 사람, 알고 보니 사기범

금감원-경찰, 홀인원 보험사기 혐의자 140명 적발
허위 영수증 제출, 가입·해지 반복, 중복 가입 천태만상

(서울=뉴스1) 김영신 기자 | 2017-05-28 12:00 송고 | 2017-05-28 15:38 최종수정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골프황제'로 알려진 A씨. 그는 최근 1년 동안 홀인원을 4번이나 했다. 홀인원에 성공할 때면 주변 사람들에게 거한 축하 턱을 내던 A씨가 보험 사기범으로 덜미가 잡혔다. 홀인원이나 알바트로스를 성공하면 돈을 주는 '홀인원 보험' 가입과 해지를 반복하면서 2000만원을 부당하게 챙긴 혐의다.

매주 1번씩 골프를 쳐도 57년 만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다는 홀인원. 그런데 최근 '홀인원 보험금' 청구가 갑자기 증가했다. 이를 수상히 여긴 금융당국과 경찰이 대대적인 기획 조사를 벌여 사기 혐의자들을 잡아냈다. 

금융감독원은 허위 영수증 제출, 보험 가입·해지 반복 등 방식으로 총 10억원의 보험금을 편취한 홀인원 보험 사기 혐의자 140명을 적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중 보험설계사가 21명이나 된다.

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홀인원 보험사기 방식은 천태만상이다. 한 설계사와 그가 모집한 계약자들이 여러 번 같이 라운딩하러 다니면서 홀인원 보험금을 타냈다. 홀인원 보험금을 받기 위해서 내야 하는 증빙 자료인 카드결제 영수증은 허위로 꾸며냈다.

영수증만 내면 해당 결제를 취소했더라도 보험사가 취소 사실을 모른다는 점을 악용했다. 카드를 긁어 제출할 영수증을 먼저 받고, 곧바로 결제를 취소하는 것이다. 친분이 있는 업체 측과 짜고 '가짜' 간이 영수증을 받아 제출하기도 했다.

홀인원 보험금은 보험 가입 기간 중 최초 1번만 탈 수 있다. 혐의자들은 홀인원 특약이 있는 장기 보험에 가입했다가 해지하길 반복해서 보험금을 받았다.

홀인원 특약이 있는 장기 보험을 여러 개 가입하는 방법도 있다. 한 혐의자는 8개사의 홀인원 보험에 가입했다. 그 후 홀인원 1번을 성공하자 8개사에서 총 3600만원을 받았다.

과거에는 홀인원 보험의 보상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았으나 일찍부터 보험금을 노린 사기가 기승을 부렸다. 보험사들은 2011년부터 보험 기간 중 1회만 보상하도록 상품을 바꿨으나, 곳곳의 허점이 많아 여전히 사기 대상이 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상품 변경 후에도 홀인원 보험금 지급액은 해마다 늘고 있다. 2012년 홀인원 보험금 지급액은 152억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251억원까지 올랐다. 5년간 누적 지급액은 1049억원, 연간 평균 209억원이다.

금감원은 재발 방지를 위해 보험사들이 홀인원 보험 신규 가입 심사를 강화하도록 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보험사기 방지 특별법에 따라 사기를 치면 큰 처벌을 받는다"고 경고하면서 "보험 사기나 의심 사례를 알면 반드시 신고해달라"고 했다.


eriw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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