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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구 줄줄이 가격인상, 뒤에서 웃는 이케아?

한샘·현대리바트·일룸, 4~6월 가격인상 단행
'저렴한 경쟁력' 이케아, 시장 잠식 속도내나

(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 2017-05-24 08:00 송고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국내 가구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샘, 현대리바트, 일룸(퍼시스 계열)이 줄줄이 가격을 올리면서 중장기적으로 시장 구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유력한 시나리오는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국내 시장을 잠식 중인 다국적 기업 '이케아'의 약진이다. 국내 가구회사는 상대적으로 이케아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취약하다는 약점을 노출한 셈이 됐기 때문이다.

◇"가격 올릴 수밖에"…원재료·인건비 줄줄이 상승

24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업계 2위인 현대리바트는 지난달 일부 품목 가격을 평균 3.5% 인상했다. 한 달 뒤 업계 1위 한샘도 생활용품을 제외하고 가구 제품 중 약 절반의 가격을 1.45%가량 올렸다.

퍼시스 계열 가정용 가구회사인 일룸도 내달 1일 제품 가격 인상을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측은 "인상안을 검토 중"이라고 부인했지만 대리점 일선에서는 이미 가격인상안이 공개됐다. 침대의 경우 '팅클팝'은 8%, 허비와 캐빈은 4%대 인상율이 적용됐다. 일부 책상과 책장도 가격 인상 품목에 포함됐다.  

국내 가구회사의 제품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원재료 가격을 비롯해 인건비, 매장 운영비용 등이 오르고 있다. 예를 들어 한샘의 경우 원재료 중 하나인 파티클 보드 가격이 2014년 대비 4.8% 올랐다. 

제품 소비층도 점차 두터워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집을 꾸민다는 의미의 홈퍼니싱 시장 규모는 2015년 12조5000억원에서 2023년이 되면 18조원 대로 성장한다. 1인 가구가 늘고 삶의 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점도 이 산업의 성장동력이다.

경쟁적인 점포 출점으로 가구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공격적인 마케팅 비용이 제품으로 반영되는 상황도 지목된다. 일룸의 경우 작년 광고선전비가 102억원으로 전년보다 17% 증가했다. 일룸은 올해 초 tvN드라마 '도깨비'를 통해 간접광고(PPL)도 진행했다. 

한샘 관계자는 "서민경제를 고려해 최소한의 인상폭을 적용했다"며 "가구에 대한 가격 저항감이 높지 않고 서비스를 함께 구매한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 가구공룡' 이케아 한국 1호점 오픈 첫날인 18일 오전 경기 광명점 앞에 고객들이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2014.12.1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스웨덴 가구공룡' 이케아 한국 1호점 오픈 첫날인 18일 오전 경기 광명점 앞에 고객들이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2014.12.1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이미 업계 3위권 이케아, 온·오프라인 확장 속도

이케아는 국내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9월 결산법인인 이케아의 작년(2015년 9월~2016년 8월) 매출액은 3448억, 영업이익은 310억원이다. 

진출 2년차만에 영업손실을 영업이익으로 바꾼 점이 눈에 띈다. 이케아는 중국을 처음 진출할 당시만 해도 수년간 적자를 기록했다. 

물론 이케아 실적은 국내 업계 1위 한샘과 (매출액 1조9345억원·영업익 1595억원) 2위인 현대리바트(매출액 7356억원·영업이익 421억원)과는 아직 상당한 차이가 있다. 

반면 3위권 경쟁구도를 보면 이케아가 경쟁사를 앞섰다. 이케아는 에넥스보다 매출액이 뒤쳐졌지만 퍼시스, 에이스침대보다 매출액 규모가 컸다. 이들 가구회사 모두 수십년간 업력을 쌓아온 브랜드를 갖췄다는 점에서 이케아의 성공이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이케아가 광명점 1곳에서만 가구업계 3위권 매출을 거뒀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광명점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매장이다. 연 면적은 13만1550㎡로 국내 다른 가구회사의 대형 점포들 보다 크다. 광명점의 성공 요인인 △저렴한 가격 △높은 브랜드 인지도 △소비자 호기심 △8600여개에 달하는 제품 구성력 등이 꼽힌다.

이케아는 현 수준보다 제품 가격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 온라인 사업을 예상보다 빨리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케아는 올해 초 물류사업을 전담할 회사를 설립했다. 물류센터는 전국 단위 물류망이 필요한 온라인 사업의 전제조건 중 하나다. 물류망 구축 자체가 가격 경쟁력 확보 수순이다.

이케아는 대전, 부산 등에서 2020년까지 1조2000억원을 투자해 5개 매장을 더 열 계획이다. 올해 고양시에 들어설 2호점은 16만㎡로 광명점보다 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브랜드 가구회사의 제품 가격이 오를수록 이케아가 수헤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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