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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방송표절' 팔걷은 방통위…대응 매뉴얼 만든다

'한류 방송콘텐츠 국제 포맷분쟁' 정책연구 착수
해외 표절사례 수집·분석 후 단계별 대응책 수립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2017-05-24 07:40 송고 | 2017-05-24 09:07 최종수정
MBC 인기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위)과 이를 무단으로 표절한 중국 동방위성TV의 '극한도전'의 한 장면. 자막과 화면구성 등이 매우 유사해 표절 논란이 일고 있다. © News1

방송통신위원회가 해마다 반복되는 국내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해외 방송사들의 표절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K-콘텐츠'로 불리는 국내 방송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표절 같은 저작권 위반이 발생할 경우 정부 차원의 조치를 내리겠다는 계획이다.
24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달초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통해 국내 방송 제작물의 해외 표절사례 분석에 착수했다. 연구 주제는 '한류 방송콘텐츠의 국제 포맷 분쟁 사례 연구'로 올해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방통위는 이번 정책연구를 통해 국내 방송물의 해외 표절 프로그램 사례를 분석할 계획이다. 아울러 해외 방송사간 표절 사례에 대한 각국의 판례도 다각도로 검토할 예정이다. 특히 한국 방송 표절이 심각한 중국의 사례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한국 방송콘텐츠의 국제 포맷 분쟁에 대한 사례 연구이지만 해외에서의 표절 사례 등도 폭넓게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연구를 통해 방통위는 방송제작물에서 '아이디어'와 '표절'의 구분 및 경계, 저작물의 성립요건 등의 관련 기준까지 점검할 예정이다.

사실 국내 방송프로그램의 해외 표절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 케이블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모두 중국 방송사들의 표절의 피해자가 됐다.
2012년말 중국 후난위성TV가 MBC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 포맷을 수입해간 후 중국 방송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한국 방송에 눈독을 들였다. 그러나 2014년부터 중국 정부가 지역방송사들의 한국 포맷 수입에 제동을 걸었고, 이때부터 한국 방송 표절이 늘어났다는 게 방송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상파 방송의 경우 △KBS 예능 '안녕하세요' △MBC 예능 '무한도전' △SBS '백년손님 자기야' 등이 포맷 표절로 몸살을 앓았다. 종합편성채널은 JTBC가 '히든싱어'와 '비정상회담'을 각각 중국 동방위성TV, 호북위성TV가 표절해 논란을 낳았다.

중국 방송사의 한국 프로그램 포맷 표절 사례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중국 방송사의 한국 프로그램 포맷 표절 사례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문제는 이같은 표절 논란이 반복될 때마다 해당 방송사들이 중국 정부 혹은 방송사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대부분 "대응이 불가하다" 혹은 "권리 보호가 어렵다"는 식의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방송사들 역시 최대 수출국 중 하나인 중국을 자극할 경우 "다른 프로그램의 수출 판로가 막힐 수 있다"며 실익을 따지며 대응을 자제하는 방안도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심각한 상황에도 그간 방통위는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지난해 9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국의 도넘은 표절로 국내 제작사가 피해를 겪고 있지만 방통위는 실태조사조차 전무한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당시 방통위는 김 의원의 질의에 대해 "포맷 표절을 심각한 사안으로 여기고 있지만 함부로 나서기 조심스럽다"며 "문화체육관광부나 외교부가 나설시 협력하겠다"고 답변해 논란을 부추겼다.

방송업계는 정부의 대응책이 늦어진 데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이번 기회에 단호한 조치를 내려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 한 관계자는 "국내 시장이 고비용 저수익으로 바뀌면서 해외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면서 "그간의 소극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16년 방송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3년 2797만달러(약 314억2150만원)였던 국내 방송 포맷 수출금액은 2015년 6917만달러(약 777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포맷 수출 건수도 1882건에서 2790건으로 48.2% 증가했다.


sho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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