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프로야구] 결국 파국, '물과 기름'이던 김성근과 박종훈

한화, 23일 김성근 감독 사의표명 발표…사실상 경질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2017-05-23 16:33 송고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김성근 감독이 물러난다. 한화는 23일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김성근 감독이 물러난다. 한화는 23일 "김성근 감독이 지난 22일 삼성 라이온즈전이 종료된 후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한화는 김성근 감독 대신 당분간 이상군 투수코치에게 권한대행을 맡길 예정이다. (뉴스1DB)2017.5.23/뉴스1


한화 이글스 박종훈 단장.(한화 제공)2016.1.26/뉴스1 DB© News1
한화 이글스 박종훈 단장.(한화 제공)2016.1.26/뉴스1 DB© News1

물과 기름이던 현장과 프런트의 수장이 결국 아름답지 못한 모습으로 갈라섰다. 처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한화 이글스는 23일 김성근 감독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발표했다. 한화 구단에 따르면 김 감독은 지난 21일 삼성 라이온즈와 홈 경기를 마친 뒤 구단과 코칭스태프에 사퇴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김 감독이 먼저 물러날 의사를 보였다는 부분이 석연치 않다. 구단의 일방적인 판단, 그리고 발표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러 정황 상 김 감독은 사실상 경질됐다고 해도 무방하다.

사실 경질이냐 자진사퇴냐를 가르는 것은 무의미하다. 더 이상 김 감독이 한화 지휘봉을 잡지 않는다는 게 중요할 뿐이다.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경질이 될 수도, 자진사퇴가 될 수도 있다.

김 감독이 시즌 중 물러나는 그림은 어느 정도 예견된 시나리오였다. 박종훈 단장이 새로 부임한 것이 그 핵심 이유다. 박 단장은 김 감독과 OB 베어스(현 두산) 시절 사제의 인연을 맺은 사이지만, 감독과 단장으로 만나서는 물과 기름이었다.
한화가 박 단장을 영입한 것은 구단의 체질 개선을 위해서다. 박 단장에게 2군 및 육성 파트를 모두 맡기고 김 감독에게는 1군 운영만 하도록 했다. 지난 시즌을 7위로 마친 뒤 경질설이 돌던 김 감독의 유임을 결정하며 대신 그의 권한을 대폭 축소시킨 결정이었다.

처음엔 김 감독도 박 단장의 부임을 반겼다. 선수 출신 단장, 그것도 LG 트윈스에서 1군 감독을 경험한 인물의 단장의 등장에 반가움을 드러냈다. 박 단장도 "감독님의 얘기를 많이 들어보겠다"며 좋은 호흡을 기대케 했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둘 사이는 삐걱거렸다. 시즌 준비 과정인 스프링캠프 기간 중 둘은 그라운드에서 고성을 주고받으며 반목했다. 개막 직후에는 김 감독이 2군 투수 4명의 1군 동행을 요청했으나 박 단장이 이를 거부하면서 파열음이 일었다.

한화가 지난 21일, 벤치클리어링 끝에 삼성에 패한 뒤에도 두 사람은 훈련을 놓고 크게 다툰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이 경기 후 특별 타격훈련을 진행하려 하자 박 단장이 구단 직원을 통해 이를 만류한 것이 이유다.

이미 둘 사이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상태였다. 공존이 사실상 불가능했던 감독과 단장의 관계는 결국 감독이 팀을 떠나면서 정리됐다.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양 쪽의 수장이 대립하기만 했으니 팀 성적이 좋을 수가 없었다. 김 감독이 떠난 시점에서 한화의 순위는 9위(18승25패)다.


doctorj@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