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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하만과 인사교류…'파란 피' 수혈 본격화

이사회 멤버 이어 재무팀도 파견, '커넥티드카 비전 2025' 수립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7-05-24 07:00 송고 | 2017-05-24 09:12 최종수정
(삼성전자 제공)©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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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하만과의 인력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들이 하만 이사회에 합류한데 이어 재무 담당자도 파견했다. 이같은 행보는 독립경영의 틀은 유지하면서도 하만에 '삼성 DNA'를 심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이중 포석인 셈이다. 

앞서 지난 3월 삼성전자는 8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전장기업 하만(Harman)을 전격 인수했다. 삼성전자의 해외 인수합병(M&A)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전자 프랑스법인 안장혁 상무 등 전장사업팀 소속 임직원들을 미국 코네티컷 스탬퍼드에 위치한 하만 본사로 파견했다. 안 상무는 삼성 미래전략실 전략팀과 삼성전자 프랑스 법인 등을 거쳤다. 최근 전장사업팀 시너지그룹에 배치된 뒤 하만으로 파견돼 재무를 담당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디네쉬 팔리월(Dinesh Paliwal) 사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을 유임하며 독립적인 경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하만과의 인력 교류를 통해 시너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삼성전자 전장사업팀 내 박종환 전장사업팀장(부사장)이 총괄하는 시너지그룹을 신설하기도 했다. 

또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대표와 손영권 삼성전략혁신센터(SSIC) 사장,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CFO, 최고재무책임자)도 하만 이사회에 합류했다.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손 사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하만의 현 경영진과 시스템을 유지하되 재무와 전략 등에서는 삼성전자와 협업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 제공)©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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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구글 경쟁 치열한 커넥티드카 공략…'비전 2025' 공개

시너지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만은 애플과 구글 등 글로벌 IT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한 '커넥티드카' 시장 공략을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차 분야 산업계의 리더가 되자'는 내용의 '커넥티드카 2025 비전'이다.

삼성전자는 하만이 보유한 오토모티브 생태계에 삼성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통신,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결합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스마트카 생태계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대린 슈처크 하만 홍보담당 시니어디렉터는 지난 22일 홍콩에서 열린 삼성전자 투자자 포럼에서 "오는 2025년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차 분야 리더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하며 △디지털콕핏 △텔레매틱스 및 사이버보안 △클라우드 플랫폼 △사용자경험(UX) 및 디자인 △자율주행기술 등 5대 핵심분야를 소개했다.

항공기 조종석에서 차용한 '콕핏'은 커넥티드카 운전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통합 디스플레이 시스템을 말한다. 차량 운전석에 설치돼 속도계, RPM 현황 등 기본적인 운행 정보뿐만 아니라 인포테인먼트 등 운전자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스마트폰과 생활가전 제품에 탑재되기 시작한 인공지능(AI) 비서 '빅스비'도 자동차에 적용돼 개인비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차에 삼성전자 자체 AI 기술을 더해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OTA(Over the Air, 무선 통신을 이용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도 5G 통신기술로 업그레이드 된다.

슈처크 디렉터는 "현재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으로 많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처럼 자동차에도 모바일 사용자경험이 결합되고 있다"며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차의 상태를 실시간 점검할 뿐 아니라 '엔진오일을 교체하라' 등의 메시지를 디스플레이로 바로 보내주며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스마트홈-스마트카'의 미래 비전에 다가가는 중이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홈을 넘어 스마트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인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통신 및 소프트웨어역량이 극대화될 수 있는 사업구조를 만드는 것이 하만 인수를 결정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철학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선행연구조직인 종합기술원을 통해 자율주행차 임시운행을 시작했다. 커넥티드카에서 출발, 미래 자율주행차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한편 커넥티드카, 자율주행차 등 '스마트카'용 전장시장 규모는 매년 13%씩 성장해 오는 2025년 1864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만'은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1위), 텔레매틱스(2위), 카오디오(1위) 등 자동차 전장사업 시장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se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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