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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선호' 사상 첫 톱 디비전행 기적 원동력은…적극적인 투자와 지원

정몽원 회장 헌신적인 지원, 귀화+토종 선수 하모니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2017-04-29 04:56 송고
빙판 위의 기적을 쓴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백지선 감독. /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빙판 위의 기적을 쓴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백지선 감독. /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백지선호'가 빙판 위의 기적을 썼다. 사상 첫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월드챔피언십(톱 디비전) 승격이라는 신기원을 이뤘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세계랭킹 23위)은 29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린 2017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대회 최종 5차전에서 우크라이나(세계랭킹 22위)를 슛아웃까지 가는 혈투 끝에 눌렀다.

3승1연장승1패(승점 12)가 된 한국은 오스트리아(4승1패)에 이어 2위를 차지, 2위까지 주어지는 월드챔피언십으로의 승격을 확정지었다.

이번 대회는 한국과 카자흐스탄(16위), 오스트리아(17위), 헝가리(19위), 폴란드(20위), 우크라이나 등 총 6개국이 출전해 풀리그로 순위를 가렸다. 1~2위 팀은 내년 IIHF 월드챔피언십(1부리그)으로 올라가고, 최하위 팀은 디비전 1 그룹 B(3부리그)로 강등된다.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일찍부터 대대적인 투자를 했고, 이번 대회에서 마침내 그 결실을 봤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정몽원 회장이 카자흐스탄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자 환호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 News1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정몽원 회장이 카자흐스탄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자 환호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 News1

지난 2013년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수장으로 취임한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든든한 지원으로 선수들을 도왔다. 정 회장은 대표팀 주축 선수들이 속한 안양 한라의 구단주이기도 하다. 최근 끝난 2016-17 아시아리그에서 2연패를 달성한 안양 한라에는 국가대표 선수 23명 중 14명이 뛰고 있다.
정 회장은 한라의 경기뿐만 아니라 대표팀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빠짐없이 현장을 찾아 선수들을 독려한다. 이번 대회 카자흐스탄과의 2차전에서 12전13기만에 감격적인 첫 승을 따내자 정몽원 회장은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협회는 지난 2014년 7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스타플레이어 출신 백지선(50·영어명 짐 팩) 감독을 데려왔고, 마찬가지로 NHL 출신인 박용수(41·영어명 리차드 박) 코치를 코칭스태프로 영입했다. 백 감독과 박용수 코치는 최고의 무대인 NHL에서 배운 선진 기술을 대표팀에 이식했다.

백지선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을 끌어 올린 뒤 '전원 공격-전원 수비'를 앞세운 한국만의 '벌떼 하키'를 완성했다. 마치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을 지휘했던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감독을 연상케 했다.

협회는 2013년 브락 라던스키(안양 한라)를 시작으로 올해 4월 알렉스 플란트(안양 한라)까지 외국인 선수 7명을 귀화시키면서 전력을 극대화 시켰다. 항상 뒷문이 약점으로 지적됐던 한국은 지난해 맷 달튼(안양 한라)이 태극마크를 달면서 수비 안정을 이룰 수 있었다.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철벽 수문장을 지휘한 골리 맷 달튼(안양 한라). /  (IIFH 홈페이지). © News1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철벽 수문장을 지휘한 골리 맷 달튼(안양 한라). /  (IIFH 홈페이지). © News1

백지선호의 선전을 단순히 귀화 외국 선수들의 활약때문이라고 낮게 볼 순 없다. 실제로 이번 대회에서 터진 13골 중 11골을 김기성(안양 한라·3골) 등 국내 선수들이 넣었다. 김기성-김상욱 형제를 비롯해 신상우-신상훈 형제(안양 한라) 등 토종 선수들의 활약이 없었다면 2위라는 성적을 낼 순 없었을 것이다.

'키예프의 기적'을 쓴 한국은 이제 평창 동계올림픽을 향해 전진한다. 한국은 A조에서 세계 최강 캐나다(1위)와 유럽의 강호 체코(6위), 스위스(7위)와 한 조에 속해 있다. 우리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몇 수 위 팀들로 꼽힌다.

평창 대회에서는 4개 국가씩 3개 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치른 뒤 8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메달색을 가린다. 한국은 안방에서 최소 1승 이상, 8강 진출을 목표로 다시 한번 기적에 도전한다.


alex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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