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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0억달러 요구, 대선판 뒤흔들까…초대형 태풍 가능성

보수 진영 '당혹', 진보 진영 '반대' 명분 생겼다는 평가
각 후보측도 엇갈린 입장차…오늘 TV토론 주요의제 될듯

(서울=뉴스1) 최종무 기자, 한재준 기자 | 2017-04-28 15:46 송고 | 2017-04-28 17:33 최종수정
지난 26일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 부지에 사드 발사대가 하늘을 향해 배치돼 있다. 2017.4.26/뉴스1 © News1 이종현 기자
지난 26일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 부지에 사드 발사대가 하늘을 향해 배치돼 있다. 2017.4.26/뉴스1 © News1 이종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비용 10억달러' 발언이 28일로 11일 남은 대선판도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사드 비용 10억달러(1조1300억원)를 한국이 부담했으면 좋겠다"라며 한반도 사드배치에 대한 한국 측의 비용 지불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한국 측은 부지와 기반시설을 제공하고 미국 측은 전력 전개와 운영·유지비용을 부담, 우리 정부가 사드배치 비용을 대는 일이 없다는 정부의 입장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특히 사드배치의 주된 목적이 주한 미군을 보호하고 한미 연합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는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일단 사드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도 보수 정당들은 비용 부담 문제도 없고, 북핵과 미사일로부터 대한민국을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기 때문에 당혹감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진보정당의 경우 그간 사드배치가 국회의 비준을 받아야 하는 근거로 헌법 제60조 1항(국회는 상호원조 또는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에 대한 비준 동의권을 가진다)을 들었던 만큼 이 부분에 대한 공세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는 평가다.

실제 이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측은 "사드배치 결정은 처음부터 중대한 결함이 있었음이 분명해졌다"며 "사드배치는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막대한 경제적 비용도 발생시키므로 헌법에 따른 국회 비준 동의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도둑배치도 사드강매도 인정할 수 없다"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비용분담은 물론이고 사드배치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사드배치 찬성으로 입장을 바꿨던 안철수 후보측은 "박근혜 정부가 사드도입과 관련 어떻게 협의를 했길래 이런 내용이 나오는지 의문"이라며 "만약 한미 간 이면합의가 있었다면 이는 국민을 속인 셈이고 국회의 비준동의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10억 달러 비용 부담을 말한 것은 국내 정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며 "대한민국에 좌파 정부가 들어서면 주한미군 철수 등 한미동맹이 급속히 와해될 수 있는 만큼 좌파 정부 탄생을 우려해서 한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역시 "양국 간에 (비용부담 문제를) 이미 합의를 했고, 합의대로 하면 되는 것"이라며 "양국의 협력 바탕 위에서 설득,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이 같은 논란 속에 정치권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10억달러 요구가 대선 막판 레이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주목하는 분위기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그동안 사드배치에 부정적이었던 문재인 후보나, 심상정 후보 입장에서는 할말이 생겼다"며 "사드배치 필요성을 강조했던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는 입장이 곤궁하게 생겼다. 사드배치 입장이 바뀐 안철수 후보는 좀 애매해졌다"고 분석했다. 

양승함 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철저한 한미동맹을 통해 안보를 지키겠다고 주장했던 보수쪽 사람들의 논리를 상당히 손상할 것"이라면서도 "그게 지지자를 바꾸거나 그럴 정도는 아니다. 보수 쪽은 돈을 주고서라도 더 사와야 한다는 입장 아니냐"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평화에도 비용이 들듯이 안보에도 비용이 든다는 부분을 잘 포장하는 후보가 국민들의 지지를 좀더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문제를 잘 포장하는 사람이 30%에 해당하는 부동층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10억달러 발언은 이날 저녁 열릴 5차 TV토론의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토론회 주제가 비록 '경제분야'이지만, 사드배치 비용문제는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각 후보간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ykj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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