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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갈길 먼 제주 제2공항 건설

(제주=뉴스1) 고경호 기자 | 2017-04-11 16:11 송고 | 2017-04-11 16:12 최종수정
© News1
“항공기가 제주까지 왔는데 공항에 내리지는 못하고 상공을 맴도니깐 사고가 나지 않을까 너무 불안했어요.”

제주를 자주 오가는 도민들은 쉽게 접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공항 이용객 수가 급증하면서 시간당 항공기 이착륙횟수인 슬롯이 한계치인 34회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다.

현재 제주공항은 1분40초 간격으로 항공기가 뜨고 내리고 있으며, 제주에 접근한 항공기가 착륙하지 못해 제주 상공을 선회 비행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제주 제2공항 건설은 대한민국 관광산업 발전뿐 아니라 대형 참사로 이어지는 항공기 사고를 사전에 막기 위해 필수적인 대책인 셈이다.

국토교통부도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2017년도 부처 업무보고에서 ‘제주 제2공항 건설을 위한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올해 초에 발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16년 11월 예비타당성 조사가 마무리됐고, 현재 제주국제공항 수용능력의 한계 상황을 고려해 이뤄진 정책 결정이다.

그런데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는 대형 프로젝트인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이 자칫 순연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 10일 김해 신공항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런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김해신공항 사업은 총 사업비가 5조9700억원에 이른다. 이는 4조8734억원인 제주 제2공항의 사업비를 넘어서는 수치다.

더구나 두 공항을 동시에 건설하게 될 경우 총 사업비가 10조8434억원인 점과 실제 건설기간이 5년인 점을 감안할 때 정부가 1년에 2조1686억원씩을 공항개발에 투입해야 하게 돼 사실상 재정 압박 문제가 대두될 수 있는 실정이다.

갈 길 바쁜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이 김해 신공항보다 후순위로 뒤 처지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야 하는 처지인데도 사정은 녹록해 보이지 않는다.  

올해 들어 세 차례 열린 간담회에서 ‘부실용역’ 주장에서부터 공군기지 설치 논란까지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어 해결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관광은 제주의 기간산업이다.

제주공항의 포화로 교통 서비스 품질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중국발 사드(THAAD) 문제로 타격을 입고 있는 제주 관광이 공항 인프라 확충 갈등에 매몰돼 재도약의 기회를 놓치는 것이 아닌지 안타깝다.

성장동력인 관광을 살리려면 제2공항 건설은 2025년보다 앞서 마무리돼야 한다.

제주의 미래를 위해 이해 당사자 모두의 ‘실사구시’적 접근과 실천이 필요한 시점이다.


uni0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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