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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정유라·장시호 700여명…체육특기자 학사관리 엉망

교육부 17개 대학 실태조사 결과…대리시험까지
394명은 장씨처럼 3회이상 학사경고 받고도 졸업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2017-03-29 12:01 송고 | 2017-03-29 15:26 최종수정
교육부 청사 © News1
교육부 청사 © News1

대학의 부실한 체육특기자 학사관리 실태가 그대로 드러났다. 교육부가 17개 대학을 확인했는데도 '제2의 정유라·장시호'가 700명 넘게 적발됐다. 대리시험 등 명백한 법 위반 행위까지 확인됐다.

교육부는 29일 체육특기자가 100명 이상 재학중인 17개 대학의 학사관리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최순실씨(61) 딸 정유라씨(21)와 조카 장시호씨(38)씨의 학사관리 특혜 의혹이 체육특기자 제도로 확산되자 교육부는 지난해 12월26일부터 지난 2월23일까지 이들 대학을 현장조사했다. 재학생 100명 미만인 84개 대학은 자체 점검결과를 서면으로 보고받았다. 서면보고의 적정성은 향후 종합감사 등을 실시할 때 집중 확인할 예정이다.
17개 대학을 현장점검한 결과, 체육특기생 726명과 교수 448명이 학칙을 위반해 학점을 주고 받는 등 부실한 학사관리 실태가 그대로 드러났다. 체육특기생 726명 중 394명은 졸업생이고 재학생은 332명(휴학생 제외)이다. 이들 대학에 재학중인 체육특기생이 총 4183명(휴학생 제외)인 점을 감안하면 7.9%가 적발된 셈이다.

졸업생 394명은 장씨처럼 학사경고를 3회 이상 받아 학칙에 따라 제적되어야 하는데도 제적되지 않고 무사히 졸업했다. 이런 학생은 고려대가 236명으로 가장 많고 연세대도 123명이나 됐다. 한양대(27명)와 성균관대(8명)도 적발됐다.

장씨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1996년부터 2016년 사이에 졸업한 체육특기생을 조사한 결과이다. 교육부는 위반건수 등을 기준으로 이들 4개 대학에 '기관경고'와 행정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재학생의 경우 부실한 학사관리 사례가 가장 많이 적발됐다. 체육특기생이 출석일수에 미달하는데도 교수는 성적과 학점을 부여했다. 13개 대학에서 교수 52명과 학생 417명이 이런 식으로 성적을 주고 받았다.

6개 대학에 재학중인 체육특기생 25명은 장기입원이나 재활치료로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고 공결 인정 대상자가 아닌데도 출석을 인정받고 학점을 취득했다. 교육부는 학칙상 출석일수를 채우지 못하고 장기입원·재활 중인 체육특기생에게 학점을 부여한 교수 98명의 징계를 대학에 요구할 예정이다. 

9개 대학에서는 체육특기생이 프로구단에 입단해 학기 중 수업과 시험에 참여하지 못했는데도 출석을 인정하고 학점을 부여한 사실이 드러났다. 프로구단에 입단한 후 출석일수를 채우지 못했는데도 학점을 부여한 교수 370명은 중과실과 고의성 여부에 따라 징계나 주의·경고를 대학에 요구할 방침이다. 수업에 빠지고도 학점을 받은 체육특기생 57명의 학점 취소도 요청할 예정이다.

심지어 5개 대학에서는 정씨처럼 대리시험 사례도 확인됐다. 군 입대, 대회 출전 등으로 시험에 응시하지 못한 체육특기생을 대신해 교수나 학생이 시험에 대리 응시하고 과제물도 대신 제출한 사실이 드러났다. 교수 5명과 학생 8명이 여기에 연루됐다.

이 학생 중 1명은 병원 진료사실확인서의 진료기간과 입원일수 등을 사실과 다르게 위조한 후 이를 제출해 학점을 취득한 사실도 확인됐다. 명백한 공·사문서 위조로 형사범죄에 해당한다.

교육부는 대리시험, 진료사실확인서 위조 등의 혐의가 드러난 교수 5명과 학생 8명을 검찰에 형사고발할 예정이다. 정씨와의 형평성을 고려한 조치다. 대학에는 해당 교수의 징계를 요구할 방침이다. 학생을 대상으로도 학점 취소와 징계를 대학에 요구하겠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구체적인 처분수위는 해당 교수·학생의 소명과 이의제기 절차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교육부는 대학에도 주의나 경고 조치를 하는 한편 다음달 중 체육특기자 학사관리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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