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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세에 뇌수술하는 명지성모병원 김달수 명예원장

35년째 모야모야병 환자 치료…1983년 국내 첫 수술 성공

(서울=뉴스1) 박윤식 기자 | 2017-03-28 10:52 송고 | 2017-03-28 13:18 최종수정
75세 현역 김달수  명지성모병원 명예원장.  그는 지금도 뇌수술을 한다.  © News1
75세 현역 김달수  명지성모병원 명예원장.  그는 지금도 뇌수술을 한다.  © News1


75세인 김달수 명지성모병원 명예원장은 현역이다. 지금도 뇌수술을 한다. 그는 1982년부터 35년째 모야모야병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모야모야병 치료법은 1mm 내외 뇌혈관을 실로 꿔매는 것이 유일하다. 이때 사용되는 실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얇다. 손으로는 바늘 구멍에 실을 넣을 수 없기 때문에 공장에서 바늘에 꿰어 제작된다.
수술은 고도로 숙련된 기술을 요구한다. 자칫하면 혈관이 찢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혈관을 꿰맬 때는 숨도 참아야 한다. 두 개골을 연 뒤 최소 2시간에서 길게는 5시간이 소요되는 수술이다.

김 명예원장이 75세라는 나이에도 이같은 수술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은 건강하기 때문이다. 노인들에게 나타나는 손 떨림 증상도 없고 시력도 나빠지지 않았다. 수술 현미경을 사용하기 때문에 조금 나빠진 시력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모야모야병은 뇌 경동맥의 끝부분이 닫히거나 좁아져서 그 부근에 이상 혈관이 관찰되는 것을 말한다. 이때 모습이 '담배연기가 모락모락 올라가는 모양' 같다고 해서 일본말 '모야모야'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다. 병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일본, 중국, 한국 등에서 자주 발견되는 질환이다.

이 병은 4~5세 소아와 30~40세에서 많이 발병한다. 소아는 한 쪽 팔다리 마비, 성인은 두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모야모야병은 흔히 동맥경화증, 자가면역질환, 뇌막염, 뇌종양, 다운증후군 질환과 동반된다. 진단시기를 놓쳐 뇌허혈이 반복되면 뇌경색으로 진행되어 영구적인 신경마비 증상이 생기거나 사망에 이른다. 조기에 발견하여 수술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다.
수술 방식은 직접, 간접, 병합 혈관 문합술이 있다. 소아는 간접, 성인은 직접 또는 병합 혈관 문합술로 진행된다. 수술에 걸리는 시간은 간접수술은 2~3시간, 직접 또는 병합 혈관 문합술은 4~5시간이다. 환자들은 대부분 수술후 2~3주 뒤에 퇴원한다. 하지만 1년 이내에 다시 입원해서 혈관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진 받아야 한다. 특히 당뇨, 혈압, 고지혈증 등으로 모야모야병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김 명예원장은 "어린 아이들이 라면을 먹고 5분 이내에 숟가락를 놓치는 경우, 모야모야병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뜨거운 라면을 식히기 위해 입바람을 불 때 탄산가스가 빠지면서 혈관이 수축된다. 모야모야병으로 혈관이 줄어든 상태에서 더욱 혈관이 수축되면 마비 증상이 발생해서 숟가락을 놓치게 된다는 것이다.  

1970년 2월 카톨릭대 의대를 졸업한 김 명예원장은 지금의 서울성모병원에서 레지던트로 환자를 보았다. 당시에는 조기에 모야모야병을 진단할 수 있는 CT, MRI 등 의료 장비가 없던 시절이라 환자를 치료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때 의사로서 무력감을 느끼고 모야모야병 연구를 시작했다.

수도통합병원 군의관으로 복무할 때는 틈틈이 쥐와 토끼를 대상으로 미세혈관 문합술을 연습하면서 연구했다. 1983년 당시 강남성모병원에서 모야모야병 환자 첫 수술에 성공했다.        

초긴장의 긴시간 수술을 끝난 뒤 접합한 혈관으로 빨간 피가 흐르는 것을 모니터로 볼 때가 가장 보람차다는 김 명예원장의 건강 관리 비결은 단순하다.

그는 “좋은 음식을 찾는 것보다 나쁜 음식을 피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생활 습관은 5가지로 요약된다. 규칙적인 생활, 꾸준한 운동, 술 담배 멀리하기, 적게 먹기, 충분한 수면이다.

김 명예원장은 “부모로부터 좋은 체질을 물려 받았다 하더라도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건전한 생활습관으로 후천적인 요소를 관리하라”고 조언했다.

김 명예원장은 일에 대한 열정도 건강 관리에 한몫을 한다고 말한다. 그는 지금까지 수술한 모든 환자들의 자료를 정리하여 관리하고 있다. 뇌혈관질환 특성상 수술 이후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국에 있는 환자들이 언제 급하게 연락을 할지 모르기에 항상 머리 옆에 전화기를 놓고 잔다.

그는 1975년 가톨릭의대에서 신경외과 전문의가 된 이후 82년까지 부산, 서울 통합병원에서 신경외과 과장으로 복무했다. 이어 가톨릭의대 신경외과 교수, 국방부 의료자문교수, 한국뇌혈관질환연구회 회장, 한일 뇌혈관외과학회 회장 등을 지냈다.1999년부터 2001년까지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장, 2009년부터 현재까지 명지성모병원(서울 대림동) 명예원장으로 환자를 만나고 있다.


park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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