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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정신나간 정신과의사와 수상한(?) 트럭

트럭 끌고다니며 무료상담…'찾아가는 고민상담소' 임재영씨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서혜림 인턴기자 | 2017-03-28 08:30 송고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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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전 경기 의왕시 내손2동 주민센터 앞. 60대 어르신이 '손님맞이' 준비로 여념없는 '트럭 주인' 손을 덥석 잡았다.      
"아이고 선생님, TV에서 강연하는 거 봤어요. 나도 고민 때문에 불면증에 시달리는데 상담 좀 받아도 될라나?"  

'정신나간 정신과의사'로 소문난 임재영씨(39)는 지난해 3월부터 '찾아가는 고민상담소'를 무료로 열고 있다. 흰색 1톤 트럭 안 3평짜리 공간에서 상담이 이뤄지는 것. 그동안 10대 청소년부터 70대 어르신까지 270여명이 고민 털어놓고 '마음의 때'를 씻고 갔다.          



     
"정신병원 문턱이 너무 높다고 느꼈어요. 우리 사회에 퍼져 있는 정신건강에 대한 편견들을 어떻게든 줄이고 싶었죠. 또 이런 편견 때문에 도움도 못 받고 목숨 끊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무척 안타까웠고요."    
                                            
임씨가 억대연봉 받으며 7년간 일했던 계요병원(경기도 의왕시 소재) 문을 박차고 나온 이유다. 사람들 직접 찾아다니며 상담을 하고 싶어 자비 1000만원 들여 트럭을 샀다. ‘도심 속 자연’이란 콘셉트로 벽지는 하늘색, 바닥은 초록색으로 내부를 꾸몄다. 그리고 공원, 학교, 마트 등 사람들 많이 몰리는 곳으로 트럭을 몰았다.      
'상담트럭'을 반가워할 이 적잖을 것이라는 기대는 '개업' 첫날 여지없이 깨졌다. 5시간 꼬박 기다려 맞은 손님이 1명.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서울·경기 중심으로 '찾아가는 고민상담소'를 운영하던 중 의왕시 정신보건센터에서 함께하자고 손을 내밀었다. 매주 목요일 오전10시부터 2시간은 의왕시 주민들을 위한 상담시간이지만, 평일 중 3일은 어디든 자유롭게 찾아가 사람들을 만나 고민에 귀 기울인다.

의왕시 정신보건센터에서 비상근 계약직 센터장으로 일하기 시작하며 예전에 비해 고정수입은 1/5로 줄었지만 임재영씨는 행복하다고 고백한다.

"저는 돈 주고 살 수 없는 경험을 하고 있어요. 많은 분들이 누구한테도 하지 못한 얘기를 제게 나눠주고 계셔요. 그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고 계산할 수 없는 가치예요. 수많은 분들을 통해 저는 인생을 배우고 있습니다." 


suhhyerim77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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