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세월호 이제 육지로…"딸이 엄마에게 오고 있어요"(종합)

25일 새벽 12시50분 반잠수식 선박에 선적 성공
가족들 "고통 같은 시간…이제 찾으러 갑니다"

(진도=뉴스1) 박정환 기자 | 2017-03-25 07:46 송고 | 2017-03-25 07:48 최종수정
세월호 미수습 가족들이 25일 오전 세월호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중국 인양업체 상하이샐비지 반잠수식 선박에 선적된 세월호를 바라보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5일 오전 4시 10분 잠수사를 동원해 확인한 결과 세월호 선체가 반잠수선내 정위치에 선적됐음을 최종 확인했다고 밝혔다. 2017.3.2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그렇게 고통 같은 시간이었는데…정말 고생했어요."

25일 밤 12시50분쯤 수면 위로 떠오른 세월호가 반잠수식 선박에 선적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수습자 가족들은 탄성을 내질렀다.

세월호가 침몰한지 1075일, 본인양을 시작한지 51시간여, 숨 죽이며 기다렸던 그 시간들이 스쳐지나가며 이제 새로운 '희망'을 갖는 모습이었다.  

어업지도선 '무궁화 2호'에 타고 있던 가족들은 세월호가 반잠수식 선박에 근접한 오전 9시쯤부터 갑판 2층으로 올라가 육안으로 보이는 인양 현장을 지켜봤다.

저 멀리 빛이 밝게 켜진 인양 현장을 보며 가족들은 그동안의 초조함과 긴장감을 풀어냈고 서로를 감싸 안으며 "고생했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미수습자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씨는 "그렇게 고통 같은 시간이었는데 이제는 딸이 엄마한테 오고 있다"며 "어제까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걱정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곳곳에서 얼굴도 보지 못한 분들이 팽목항에 물품을 보내주셨고 미수습자들을 잊지 않으셨다"며 "이제까지 도와주신 분들이 너무나 고맙다"라고 글썽였다.

미수습자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씨는 "날씨도 너무 좋았고 작업하는 3일 동안 모든 사람들에게 고맙다"며 "이제 찾으러 간다. 정말 고생했다"고 모처럼 미소를 지었다.

가족들이 2층에서 인양 현장을 뚫어져라 보는 사이 갑판 3층에 있던 한 선원은 "세월호 이제 거의 다와서 거치하네요"고 외쳤다. 선원의 손에는 쌍안경이 들려있었다.

선원은 곧 쌍안경을 가족들에게 건네줬고, 가족들은 갑판 3층에서 쌍안경을 통해 현장을 본 후 "와, 진짜 보인다"며 환호했다.

25일 오전 세월호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중국 인양업체 상하이샐비지 반잠수식 선박에 세월호가 선적돼 있다. 해양수산부는 25일 오전 4시 10분 잠수사를 동원해 확인한 결과 세월호 선체가 반잠수선내 정위치에 선적됐음을 최종 확인했다고 밝혔다. 2017.3.2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박은미씨는 "잠수식 선박이 저기 보인다. 이제 곧 거치가 됐다고 연락이 올 것 같다"며 "정말 잘 되고 있어 다행이야"라고 소리쳤다.

선원들은 가족들에게 선체와 해상 상황을 열심히 설명해줬다. 기온이 떨어지고 바람이 다소 불어도 기다림의 열기는 전혀 식지 않았다.

무궁화 2호의 선장의 감회는 더욱 남달라보였다. 그는 "추우니까 들어와서 보라"며 갑판 위의 가족들을 조타실 내로 안내했다.

선장은 "처음 세월호가 떠올랐을 때 비가 와서 하느님이 눈물을 흘린다고 생각했다"며 "그 이후에는 정말 하늘이 돕는다 싶을 정도로 날씨가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틀 밤을 같이 잠을 못 잤는데 이렇게 인양이 되어 기분이 안 좋을 수 없다"며 "세월호 산건이 터진 뒤 슬픔에 젖은 기분이었다. 마음이 이제는 좋아진다"라고 후련한 표정을 지었다.

반잠수식 선박에 거치됐다는 소식을 들은 가족들은 이날만큼은 모처럼 잠을 청할 수 있었다. 이후 아침 일찍 일어나 갑판 위에서 인양 현장을 재차 지켜보는 등 이 순간을 만끽하는 모습이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25일 오전 4시10분쯤 잠수사가 확인한 결과 세월호의 최종 선적작업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이후 인양 작업 경과와 향후 일정에 대해 오전 10시쯤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세월호 미수습 가족들이 25일 오전 세월호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중국 인양업체 상하이샐비지 반잠수식 선박에 선적된 세월호를 바라보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5일 오전 4시 10분 잠수사를 동원해 확인한 결과 세월호 선체가 반잠수선내 정위치에 선적됐음을 최종 확인했다고 밝혔다. 2017.3.2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kul@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