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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말레이 경찰발표 중상모략"…현지 여당은 '항의방문'(종합)

北 대사관 배후설에 발끈…"대단히 항의한다"
말레이 여당 청년위원회 항의서한 제출…"무비자 철회"

(쿠알라룸푸르=뉴스1) 권혜정 기자 | 2017-02-23 17:52 송고
주 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 리용삼 참사관이 23일 오전(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북한 대사관에서 취재진을 향해 예정된 기자회견이 없으며, 대사관 앞에 있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2017.2.2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주 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 리용삼 참사관이 23일 오전(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북한 대사관에서 취재진을 향해 예정된 기자회견이 없으며, 대사관 앞에 있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2017.2.2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말레이시아 경찰이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사건에 북한국적의 용의자 8명이 연루됐다고 발표한 가운데 북한과 말레이시아 정부 간 기싸움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23일(현지시간) 오전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관 소속 리용삼 참사관은 대사관 앞에 모여 있는 기자들을 향해 말레이시아 경찰 등의 발표는 '중상모략'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말레이시아 경찰의 발표에 따라 북한 대사관 앞에 진을 치고 있는 취재진을 향해 그는 "이렇게 무리하게 행동하지 말라"며 "계속 이렇게 복잡하게 할 경우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엄포를 놨다. 

그러면서 "우리는 (말레이시아로부터) 통보받은 것도 없고, 경찰청장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북한대사관 측에 (용의자 송환 요구를) 통보했다고 하는데 통보 받은 것이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리 참사관은 또 "이것은(말레이시아 경찰 발표) 중상모략"이라며 "우리 외교관에 대해서 나오는 것은 다 거짓말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오전 세팡경찰서를 찾아 30분 동안 기다렸지만 경찰을 만나지 못했다며 "만나주지 않아 못 만났다. 일체 이 수사에 대해 협조 받은 것 없다"고 밝혔다. 
이 직원은 또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이 대사관 안에 있느냐"라는 등의 질문에 "(말레이시아 경찰 측은 용의자를) 체포했다는 것이 끝인데, 이같은 발표에 대단히 항의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김정남 피살 사건에 대해 '공화국 공민의 불상사'로 규정한 23일 오후(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북한 대사관을 찾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준비한 손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날 대사관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예정된 기자회견이 없으며, 대사관 앞에 있지 말라고 요구했다. 2017.2.2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북한이 김정남 피살 사건에 대해 '공화국 공민의 불상사'로 규정한 23일 오후(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북한 대사관을 찾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준비한 손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날 대사관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예정된 기자회견이 없으며, 대사관 앞에 있지 말라고 요구했다. 2017.2.2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북한 대사관이 이처럼 말레이시아 정부의 발표를 강하게 비난한 가운데 말레이시아 정치권이 김정남 피살 사건과 관련해 북한 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는 등 행동에 나섰다. 

이날 오후 말레이시아 여당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 청년지부 소속 약 30여명은 북한대사관을 찾아 "말레이시아 정부의 주장은 중상모략"이라는 북한 대사관 측의 주장에 항의했다. 

'RESPECT MALAYSIA', 김정은의 얼굴 등이 담긴 피켓을 들고 북한 대사관을 찾은 이들은 잠겨 있는 북한대사관 정문 앞에서 대사관 안을 향해 "나오라"고 말하며 손짓했다. 약 5분 뒤 리용삼 참사관이 모습을 드러냈고, UMNO 측은 잠겨진 대문 틈 사이로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UMNO 측은 항의서한 전달 뒤 기자회견을 열고 "말레이시아 주권과 법적 절차에 대해 명백한 침입이 있었다"며 "북한대사관이 허용할 수 없을 정도로 노골적으로, 비외교적으로 말레이시아를 헐뜯었다는 것이 명백하다"고 비난했다.

단체는 북한이 배포한 성명들에는 말레이시아에 대한 불명예스러운 비난이 담겨 있다며 "우리의 법치가 무언가를 조작하는 것에 열려 있는 것처럼, 정당하고 공정한 결과를 가져올 능력이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한 것은 말레이시아 주권에 대한 결례"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말레이시아와 북한이 양국간의 양자외교, 경제 관계에서 혜택을 봤다면서도 "말레이시아는 주권국가로서 어떠한 침범행위나, 우리에 대한 무례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를 향해서도 이들은 "북한과 무비자 협정을 철회하는 등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재고하기를 촉구한다"며 "이는 깊은 분노와 불만족을 느낀 말레이시아인들의 요구"라고 촉구했다. 

앞서 말레이시아 경찰 측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건에 북한국적의 용의자 8명이 연루됐다며 이들 중에는 현광성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 등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또 이미 평양에 도착한 용의자 4명을 대상으로 북한대사관 측에 송환 요구를 했다고 말한 바 있다. 


jung9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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