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가상(VR) 증강(AR)현실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홀로그래픽 통화솔루션 '텔레프레즌스'의 시연 장면. 2017.2.23/뉴스1 © News1

공상과학(SF)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나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한 장면처럼 실제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마치 한 공간에 있는 것처럼 서로 얘기할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SK텔레콤이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을 융합해 서로 다른 지역에 있는 사람들이 2차원 홀로그래픽 기반으로 영상통화를 할 수 있는 신개념 통화솔루션 '텔레-프레즌스'(Tele-presence)를 선보인다고 23일 밝혔다. 이 신개념 통화솔루션은 오는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이동통신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텔레프레즌스'는 홀로그래픽과 AR·VR을 접목한 신개념 영상통화 서비스다. 우선 AR 서비스를 구동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룸'(Room)이라는 가상공간을 만든다. 룸에는 다른 이용자들이 접속할 수 있다. 같은 공간에 있든 다른 지역에 있든 관계없이 룸에 접속할 수 있다. 최대 4명까지 동시접속이 가능하다.

이렇게 만들어진 룸에 원하는 AR 콘텐츠를 띄운다. 인체해부도나 자동차 부품, 건설중인 아파트 등을 AR 콘텐츠로 띄울 수 있다. 멀리 떨어져 있는 의사들끼리 스마트폰을 통해 만들어진 이 '룸'에서 인체해부도를 함께 보면서 협진할 수 있다.

SK텔레콤이 가상(VR) 증강(AR)현실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홀로그래픽 통화솔루션 '텔레프레즌스'의 시연 장면. 2017.2.23/뉴스1© News1

정진수 SK텔레콤 미래기술원 팀장은 "텔레프레즌스는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 실제로 같은 공간에 있는 것처럼 얘기할 수 있다"면서 "이를 이용하면 원격 협진이나 원격 가이드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AR과 VR을 혼합한 이른바 '혼합현실'(MR) 기술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공사 현장에서 건물 외관은 AR 콘텐츠를 통해 살펴본 뒤, 건물 내부는 VR 기기를 착용한 채 둘러보며 정보를 공유하는 식이다.

SK텔레콤은 2012년부터 AR과 VR 기술의 발전 가능성에 주목, 종합기술원 산하 미래기술원을 통해 원천기술 연구개발에 투자해왔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에는 구글의 연례개발자회의 '구글 I/O'에서 국내 기업으로는 드물게 AR 플랫폼 서비스 'T-AR for 탱고'를 선보여 주목받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AR과 VR을 통합해 스타트업 및 개인개발자에 통합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T-real' 플랫폼을 공개하기도 했다. T-real은 멀티 디바이스·플랫폼을 지원하는 것으로 SK텔레콤뿐 아니라 다른 기업의 외부 개발자도 활용이 가능한 오픈 플랫폼이다.

아직 AR 콘텐츠가 풍부하지 않은 데다가 기술적으로 완전 상용화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SK텔레콤도 관련 생태계 확장에 주력할 방침이다. 정진수 팀장은 "AR이나 VR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사업자 및 개발자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며 "SK텔레콤은 생태계 확장을 위해 기술 독점이 아닌 개방과 공유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sho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