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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피살'에 北외교관 등 연루…'北 배후설' 쐐기, 결정타는

北 조직적 관여 명확…말레이 北 압박 수순인듯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2017-02-22 15:57 송고 | 2017-02-22 17:53 최종수정
김정남 피살 사건 발생 열흘째인 22일 낮(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시내 경찰청에서 탄 시 칼리드 아부 바커 경찰청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2.2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김정남 피살 사건 발생 열흘째인 22일 낮(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시내 경찰청에서 탄 시 칼리드 아부 바커 경찰청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2.2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사건에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과 고려항공사 직원이 관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번 사건이 북한 당국의 소행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칼리드 아부 바라크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22일(현지시간) 오전 쿠알라룸푸르 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피살사건에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이 연루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경찰이 앞선 기자회견을 통해 신원미상으로 발표됐던 용의자 중 2명으로, 통일부에서 발간한 '북한 주요기관·단체 인명록'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인물이다.

경찰에 따르면 북한 대사관 소속 외교관 현광성(44)은 지난해 9월 말레이시아에 입국했다. 김욱일(37)은 북한 고려항공사의 직원으로 지난달 말 말레이시아에 입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경찰은 이번 사건의 배후에 북한이 있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노코멘트"라고만 답했다.

이와 관련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이번 기자회견은 북한이 국가 차원에서 이번 사건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장용석 책임연구원은 말레이시아 경찰이 이번 사건이 북한 소행임을 증명할 수 있는 '스모킹 건'(Smoking gun·결정적 증거)은 찾지 못했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장 책임연구원은 '2등 서기관'의 역할과 관련 "입출국이나 동선, 사전정보 등의 파악을 지원했을 것"이라고 봤고, 고려항공 직원의 경우 "공항에서 사건이 일어난 만큼 김정남이 티케팅한 비행기 편명과 시간 등을 파악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고려항공 직원 사이에 북한 정보당국 소속 요원이 끼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 정찰총국은 그동안 김정남 감시를 맡아 온데다, 요인 암살에 관여하는 조직인 만큼 이번 사건에 직접 관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현 교수 역시 "오늘 발표는 결국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을 더욱더 구체화하는 것"이라면서 "결정적 증거는 아직 안 나왔지만 말레이시아 당국도 그런 쪽으로 결론을 지어가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말레이 당국은 이날 북한으로 달아난 용의자들의 신병 인도를 요구하고, 말레이에 머무는 이들에 대해 인터뷰를 요청했다고 밝히는 등 신중하게 북한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김 교수는 "북한은 말레이시아 경찰이 요청한 인터뷰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우선 북한으로서는 말레이시아 당국이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지 살피려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통일부 관계자는 말레이 당국의 기자회견 직후 "이번 사건의 배후에 북한정권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정부 입장은 변한 게 없다"며 자세한 언급을 피했다. 다만 북한 대사관의 2등 서기관과 관련 "독자적으로 행동하거나 따로 지시 루트가 있지는 않았을 것"이라고만 덧붙였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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