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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더 캐치' 이진영 "무조건 막아야 했다"…영웅에게 듣는다③

(서울=뉴스1) 맹선호 기자 | 2017-02-22 06:00 송고
WBC에서의 활약으로 '국민 우익수' 별명을 얻은 이진영/뉴스1 DB © News1
WBC에서의 활약으로 '국민 우익수' 별명을 얻은 이진영/뉴스1 DB © News1

"몸을 날려서라도 막아야 했다."

이진영(37·kt위즈)은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가 처음 열렸던 2006년. 당시 국가대표로 발탁된 이진영은 우익수 자리를 지켰다. 1라운드 일본과의 맞대결에서 그는 요즘도 회자되는 '다이빙 캐치'를 보여줬다. 한국이 0-2로 끌려가던 4회말. 한국은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점수차가 더 벌어질 수 있는 상황. 타석에 들어선 일본의 니시오카 쓰요시는 우측 외야 구석으로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때려냈다.

하지만 그곳엔 이진영이 있었다. 그는 몸을 날리는 다이빙 캐치로 공을 잡아냈다. '캐치' 하나로 한국은 위기 상황을 무실점으로 넘길 수 있었다.

이진영은 "아직도 생생하다. 일본에게는 질 수 없다는 미묘한 감정이 있다. 위기 상황에서 공이 오는 것에만 집중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그는 "기분이 좋고 나쁘고 할 것도 없었다. 지고 있는 상황이었고 몸을 날려서라도 막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덧붙였다.

그의 결정적인 캐치로 한국은 위기에서 벗어났고 끝내 3-2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당시 그의 '다이빙'은 아직도 WBC하면 팬들이 떠올리는 명장면 중 하나다. 2006년부터 2013년까지 3회 연속 WBC에 나선 이진영 스스로도 출전한 경기 중에서도 다이빙 캐치 장면을 가장 인상깊었던 순간으로 기억한다. 

2라운드 일본전에서도 이진영은 빠른 홈 송구로 득점을 저지하는 수비력을 뽐내며 '국민 우익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진영은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것 자체가 힘이 된다. 시즌 때와는 달리 보이지 않는 힘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나라를 대표한다는 부담감과 더불어 일본전에서 질 수 없다는 정신력이 더해져 평소 발휘하던 역량 이상의 플레이가 나온 것이다.

이진영은 2009년 WBC 2라운드 일본전에서도 활약했다. 그는 다르빗슈 유(31·텍사스 레인저스)를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때려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아쉽게 결승전에서 일본에 패했지만 한국이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 대회였다.

물론 그가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항상 행복했던 것은 아니다. 그는 2006년과 2009년엔 각각 준결승전과 결승전에 진출하는 기쁨을 누렸지만 2013년엔 1라운드 탈락이라는 아픔도 겪었다.

그는 "2013년 대회에서는 네덜란드에 대한 분석이 부족했다. 지금 생각하면 쉽게 생각했다가 큰 코 다친 것 같다"고 토로했다. 당시 한국 WBC 대표팀은 네덜란드전에서 0-5 완패를 당했다. 이후 호주(6-0)와 대만(3-2)을 연파했지만 1라운드 탈락의 쓴맛을 봤다.

아픈 기억을 안고 있는 이진영은 이번 네덜란드 대표팀에 대한 경계심도 늦추지 않았다. kt는 지난 17일 미국 애리조나에서 네덜란드 WBC 대표팀과 평가전을 가졌다. 이 경기에서 kt는 5-2 승리를 거뒀다. 2017 WBC 1라운드에서 한국을 상대하는 네덜란드였기에 평가전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상대의 전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경기에 나섰던 이진영은 "네덜란드 투수와 야수진 모두 주전이 나서진 않았다. 하지만 야수진은 메이저리거 없이도 강팀에 비해 결코 파워가 뒤지지 않았다"고 경계했다. 이어 "선발로 나온 자이르 후리헨스도 만만히 볼 투수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WBC에서 상대할 팀이 강하긴 하지만 이진영은 한국 대표팀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그는 WBC 대표팀의 일원이자 팀 후배인 장시환에게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게 부담스러울 수는 있다. 하지만 WBC와 같은 국제대회는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더불어 그는 "현재 대표팀은 한국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됐다. 특유의 정신력을 발휘한다면 이번에 지난 대회 패배의 아픔을 설욕할 수 있다"고 대표팀의 선전을 기대했다.

◇ 이진영 WBC 성적

△2006년
3월3일 대만전(1라운드) : 4타수 무안타
3월4일 중국전(1라운드) : 2타수 1안타 (대수비 출전)
3월5일 일본전(1라운드) : 3타수 무안타 1볼넷

3월12일 멕시코전(2라운드) : 3타수 1안타
3월13일 미국전(2라운드) : 1타수 무안타 (대타 출전)
3월15일 일본전(2라운드) : 3타수 무안타

3월18일 일본전(준결승) : 4타수 1안타

- 7경기 20타수 3안타(0.190)

△2009년
3월6일 대만전(1라운드) : 3타수 1안타 1볼넷 1홈런 4타점
3월7일 일본전(1라운드) : 2타수 1안타
3월8일 중국전(1라운드) : 3타수 1안타 1타점

3월9일 일본전(1라운드) : 대수비 출전

3월15일 멕시코전(2라운드) : 1타수 무안타 1도루(대주자 출전)
3월17일 일본전(2라운드) : 2타수 1안타 2타점 2볼넷
3월19일 일본전(2라운드) : 1타수 무안타 (대타 출전)

3월21일 베네수엘라전(준결승) : 1타수 무안타 (대주자 출전)

3월23일 일본전(결승) : 3타수 무안타

- 9경기 16타수 4안타(0.250) 1홈런 7타점

△2013년
3월2일 네덜란드전(1라운드) : 2타수 무안타 (대타 출전)
3월4일 호주전(1라운드) : 대수비 출전

- 2경기 2타수 무안타


ma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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